부득이즉투(不得已則鬪)
어찌할 수가 없게 되면 곧 싸우게 된다.
不 : 아닐 부 得 : 얻을 득 已 : 이미 이 則 : 곧 즉 鬪 : 다툴 투
손자병법(孫子兵法) 구지(九地) 第11
凡為客之道. 무릇 원정군의 운용원리는 다음과 같다.
深入則專, 主人不克. 깊이 들어갈 수록 집중하는 것으로 맞이하는 군대가 이기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掠于饒野, 三軍足食; 풍요로운 들판을 약탈하면 전 부대를 충분히 먹이며,
謹養而勿勞, 併氣積力; 조심스럽게 잘 먹이고 피로하지 않게 하며, 사기를 모아 힘을 축적하며,
運兵計謀, 為不可測; 계책과 지모로써 군대를 운용하고, 적이 아군을 헤아리지 못하게 하며,
投之無所往, 死且不北; 갈 곳 없는 곳으로 병사들을 던져 넣으면, 죽기를 각오하니 패배하지 않고,
死焉不得, 士人盡力. 죽기를 불사하니, 어찌 병사들이 자신의 힘을 다하지 않으리오.
兵士甚陷則不懼, 無所往則固; 병사들은 깊은 함정에 빠지면 오히려 두려움이 없어지고, 도망갈 곳이 없으면 더욱 단단해지며,
深入則拘, 不得已則鬥. 적진 깊이 들어가면 상황에 얽매여 어쩔 수없이 싸운다.
是故其兵不修而戒, 不求而得, 不約而親, 不令而信. 이런 까닭으로 그 군대는 다스리지 않아도 경계하며 요구하지 않아도 할 일을 하며 약속하지 않아도 긴밀해지며 명령하지 않아도 믿음(군율)을 지킨다.
禁祥去疑, 至死無所之. 미신을 금지하고(승리에 대한)의심을 없애면 죽음에 이르러도 달아나는 바가 없다.
深入則拘, 不得已則鬪. 적진에 깊숙이 들어가면 단결하고, 어찌할 수가 없게 되면 곧 싸우게 된다.
병법의 세계는 잔혹하다 못해 비열하기 이를 데 없다. 마치 살벌한 약육강식의 밀림과 다름없다.
그 가운데 장군의 역할이 지닌 비정함이 있다.
승전 장군이 되려면 수만 또는 수십만의 부하를 죽음으로 몰아 넣어야 한다.
역사상 손꼽히는 장군들 치고 수십만 또는 수백만 인명을 해치지 않는 자가 없다.
손자는 아마 병사들의 심리 상태를 꿰뚫어 보고 승전하는 요령을 위해 이 구절을 썼을 듯싶다.
배수진도 마찬가지다. 뒤로 물러나면 도도히 흐르는 강물, 앞에는 적군이 있을 때 병사들은 죽기살기로 싸우게 된다는 그 이치 말이다.
사실 손자는 극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지형에 따른 군사 운용 방안을 제시한 것인데, 전쟁터에서는 오히려 극한 상황으로 부하들을 몰아넣고, 이득을 취하려는 지도자의 묘수로 널리 활용됐다는 데 안타까움이 크다.
오늘날에도 이 방식은 너무나 많은 폐해를 낳고 끝내는 ‘위기를 극복한 유능한 지도자’를 만드는 데 남용(?)되고 있어 더욱 곱씹어 볼 대목이라 하겠다.
= 옮겨온 글 =
漢陽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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