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공부하다가
을사오적을 알았어요
나라를 망친 다섯 사람이래요
"이게 뭐야?"
"동시가 너무 어려워!"
국어 공부하다가
동시오적을 알았어요
나라를 망칠 다섯 사람이래요
아저씨, 아줌마, 할머니, 할아버지
내 눈을 피하지 마세요
내 심장은 요기 있다고요
내 키는 고작 6학년 교과서만 해요
팔을 뻗어도 처마 끝에 닿지 않아요
뒤꿈치를 길게 빼봐야 제비집도 들여다볼 수 없다고요
느티나무는 너무 위험해요
내게 까치집은 먼 세상이라고요
동시를 까치집 위에 올려두면 어떻게 잡으라고요
미루나무 우듬지에 올려둔 것도 있네요
그 자리는 매미도 멀미 날걸요
눈깔사탕 물고있다고 다 어린이는 아니죠
아리송한 시 써놓고 동시라고 우기면 동심이 멍들죠
기어봐야 걷죠, 걸어봐야 달리죠
갑자기 어른이 돼버리면
추억은 외로워서 어떡하죠
시와 동시 사이에서 헤메는 '어중이'
새끼오리처럼 따라다니는 '떠중이'
벌거숭이 임금님 재봉사 같은 '평론가'
아이들은 절대 못 알아먹게 쓰라고 윽박지르는 '장비'
그런 시에 손뼉치는 '문둥'
우리는 이렇게 불러요
동 시 오 적
첫댓글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