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묵돌입니다.
저는 내일부터 이래저래 시험이 있지만
지금껏 아무 것도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은 태어날 때
삶에 대해 공부하지 않으니까요.
... 세 번째 모임 공지입니다.
:: 금주의 묵픽 (Muk's pick) ::
「1984」 (조지 오웰, 영국)
:: Comment ::
이제는 디스토피아 소설이 무엇인지,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만큼
대중적인 장르가 되어버린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다만 그 오리지널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 <1984>라는 작품을 빼놓고 논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모두가 제목 정도는 한 번쯤 들어보았을 작품.
'빅 브라더가 지켜보고 있다'라는 문구로도 더욱 유명한 그 소설입니다.
<1984>는 1984년을 배경으로 한 근미래소설이기도 한데요.
'1984년은 40년 전인데 왜 근미래소설이냐' 라는 말은 하지 않기로 합시다.
이 소설이 출간된 1949년으로 보면, 1984년은 무려 35년 뒤의 미래였으니까요.
지금으로 치면 제가 <2059>라는 제목의 SF소설을 쓰는 것과 비슷합니다. (딱히 재미는 없을 것 같지만)
오웰이 이 소설을 쓰던 1949년 당시, 전세계의 판도는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가까스로 2차대전이 끝났지만 미국과 소련을 중심축으로 한 냉전이 시작되었으며
식민지들의 독립문제를 놓고 세계 곳곳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오웰은 얼마안가 초강대국들이 전세계의 질서를 주도할 것이라고 판단했고
<1984>에서는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이스트아시아'의 세 강대국이 세계를 나눠먹는 것으로 등장합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오세아니아'는 그 중에서 가장 넓은 판도를 자랑하는 국가로,
'2차대전에서 이긴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을 통일하고, 대영제국을 합병' 했다는 설정입니다.
그러나 정치체제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아니라, 나치와 소련을 연상케하는
절대적 영도자 '빅브라더' 중심의 독재정치 체제인데요.
이 체제하에서의 모든 국민들은 정부차원의 강도높은 감시를 받으며
사상적인 위협이 되는 인자는 즉시 숙청당하게 되어있죠.
다행히도 세계는 오웰의 걱정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냉전은 새천년이 접어들기 전에 종식되었지만
<1984>는 여전히 세계문학사 속에서 가장 상징적인 작품 중 하나로 남아있습니다.
어떠한 속박속에서도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의 습성과,
그것을 구속함으로써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체제의 특성을 끊임없이 환기하면서요.
: 감상 TIP ::
- 거짓말 하지 않겠습니다. <1984>는 길고 어려운 소설입니다. 민음사판 기준 본문만 413쪽으로, 일주일 안에 다 읽으려면 정말 부지런히 시간을 내서 읽어야 합니다. 으레 일요일 오후쯤에 올리던 공지를 하루 먼저 올리는 것 역시 '하루라도 빨리 읽기 시작하라'는 메시지입니다. 어쨌거나 금요일이 되면 '시간이 없어서 못 읽었다' 거나, '읽다 말았다'거나, '나무위키 요약본을 읽고 왔다(으아악)'고 하거나, 아니면 '유튜브에서 5분짜리 요약 영상을 보고 왔다' 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을테니까요. 물론 그런 말을 들을때마다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만..
- 장편소설을 읽는 가장 빠른 방법은 최대한 빠르게 절반을 읽고, 그런 다음 나머지 절반을 읽어버리는 것입니다.
- 소설 읽기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 크게 착각하는 두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초반의 읽기 난이도가 후반까지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소설에 나온 문장 전체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어떤 소설이든 세계관과 캐릭터가 형성되는 초반이 가장 어렵기 마련이고 후반부터는 읽기 쉬워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 능숙한 소설가라면, 독자가 소설에서 언급된 내용을 전부 이해하지 않고도 무탈하게 읽을 수 있도록 쓰는 것이 기본이고요.
- <1984>는 3부로 구성돼있습니다. 1부가 좀 읽기 힘들고, 2부는 그보다 덜 힘들며, 3부는 재미있습니다. 이건 지극히 제 개인적인 평가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읽기가 어렵다면 빨리 넘어가십시오. 사소한 단어나 디테일에 집착할 필요가 없습니다. 원래 게임도 1회차 플레이때는 메인스토리만 쏙쏙 빨아먹는 거라고요.
- 더구나 조지 오웰은 다소 오타쿠같은 면이 있는 작가입니다. 소설속 오세아니아에서 사용하는 '신어'라는 공용어를 만들어놓고, 소설 뒤쪽에 그 언어적 원리를 설명해놓은 부록을 첨부해놓았는데요. 설정놀음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업계포상이지만... 소설의 본질적인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에는 그다지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작가, 이런 작품을 읽을 때는 곁가지에 집착할수록 머리가 아파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주세요.
- 2회차 모임때 보았던 <이퀼리브리엄>의 세계관이 <1984>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전국민이 사상적인 통제를 받는, 감시사회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내는 것이 한결 편리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야 디테일한 점에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위에서 저는 디테일에 집착하지 말자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 <1984>를 다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바로 <1984>를 다 읽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빅브라더가 어쨌느니 정부의 감시가 어떠니 하며 <1984>에 나온 모티브를 써대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정직하게 소설을 완독한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요. 저는 '아는 척'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남들이 모를만한 것을 아는 체하는 것'보다 '누구나 다 안다고 착각하는 것을 정말로 잘 알고 있을 때'가 더 간지가 난다고 항상 말합니다. (웃음)
:: 모임장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23길 40 지하 카페 <공상온도>
- 홍대입구역 1,2 번 출구 6분 거리
:: 일시 ::
2024년 4월 26일 금요일. 오후 8시 ~ 오후 11시
* 3시간 진행, 도중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모임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 가급적 시간에 맞춰 참석해주세요. 공간이 넓지 않아 늦게 오실 경우 원하는 좌석에 앉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카페 <공상온도>의 방침상, 기존 고객 퇴장 및 대관 준비 시간으로 인해 오후 7시 30분부터 입장이 가능하오니 이용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 준비물 ::
- 「1984」 (조지 오웰)
(구매 링크 - 예스 24)
:: 기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