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방(單方) — 하나의 약재가 말할 수 있는 것들
지난 시리즈 H에서 진식(眞食)의 의미를 살펴보았습니다.
기식과 물식이 하나로 이어지는 것, 수질이 명도(命度)를 조절한다는 것. 그 이야기가 마무리된 자리에서, 오늘부터는 본초(本草)의 이야기로 들어갑니다.
8월 초, 홍천 본초연구원 다과 시간이었습니다.
탁자 위에 생강차 한 잔이 올라왔습니다. 단순해 보이는 그 한 잔에서, 본초학의 오랜 이야기들이 풀려나왔습니다.
생강은 약 전체를 따뜻한 기운으로 묶어줍니다.
처방 안에 찬 성분이 섞여 있어도, 생강이 그것을 온(溫)으로 중화시켜줍니다. 이것을 화원(化溫)이라 합니다. 냉(冷)한 것을 온(溫)으로 돌려보내는 것.
이 작용은 단시간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몸 안에 쌓인 냉기를 온기로 되돌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생강을 놓을 수 없는 것은, 이것이 단방(單方)이기 때문입니다.
단방이란 하나의 약재를 쓰는 것입니다.
한약은 원래 단방입니다. 이방(二方)으로, 일군다신(一君多臣)으로 복잡해지기 전에, 하나의 약재로 하나의 병을 다스리는 것이 그 출발이었습니다.
단방은 먹으면 효과가 곧바로 납니다.
사물탕이니 십전대보탕이니, 복잡한 처방을 먹고 금세 좋아졌다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그런데 단방은 다릅니다. 생강 하나에서 우러나는 것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한약이 지금까지 몇천 년을 이어온 까닭이 거기에 있습니다.
치료제의 가장 근본 원리는 이독치독(以毒治毒)입니다.
병을 독(毒)으로 보고, 독으로 치는 것입니다. 약성(藥性)의 성분은 독입니다. 잘못 쓰면 사고가 납니다. 그러나 맞기만 하면, 한두 첩으로도 끝납니다. 맹장도 한습(寒濕)형이냐 화열(火熱)형이냐에 따라 다릅니다. 그 분별이 먼저입니다.
좋은 생강차는 어떤 맛이어야 할까요.
우선 감미(甘味)입니다. 달고 짜고 씁쓸한 것 안에 감미가 살아있어야 합니다. 그 맛이 분명한 생강차는 육사(六邪)에도 작용합니다. 생강이 그것을 발산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본초는 이렇게 맛에서 시작합니다. 향과 맛이 분명한 것이 살아있는 약재입니다.
평소에는 하루 세 번 차로 마십니다. 꿀을 넣어 마셔도 됩니다만, 게나 가재 같은 갑각류를 먹는 날에는 꿀을 함께 쓰지 않아야 합니다.
생강차 한 잔에서 이미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음 호에서는 여름철에 왜 생강이 특히 필요한지, 한(寒)과 냉(冷)이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