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유 산문집 찢어진 그물코 깁듯 135 * 195 mm 134쪽
수필가 김선유 작가가 2013년 《문장》 수필로 등단 후, 수필집 『달밤에 너를 그린다』에 이어 첫 산문집을 펴냈다. 평소 음악과 글, 그림에서 깊은 위안을 받는다는 작가가 선사하는, 마음에 힘이 되는 감성과 지성의 산문집, 『찢어진 그물코 깁듯』. 최근 시의 매력에 빠져, “시를 가까이하며 늘 보던 것들을 새로운 눈으로 관찰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떠오르는 대로 기록한 내면의 기억들과 관찰의 눈으로 잡아낸 일상의 편린을 모아 산문집으로 엮는다.”는 김선유 작가, 지극히 소소하고 덤덤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일상에서 찾아낸 사유의 사금파리 조각들을 영롱한 잠언이 깃든 문학작품으로 창조하여 『찢어진 그물코 깁듯』 알알이 실었다.
찢어진 그물코를 잇듯 세심(洗心)과 세심(細心)의 문장으로 한 땀 한 땀 공들인 작가의 글은 “가끔 시가 내게로 왔다.”라는 작가의 시에 관한 순수한 사랑과 믿음이 보태어져 깊고 서정적으로 의미를 그려내어 보여준다. “시”에 관한 문장들을 되새겨 보면, “시 구절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데, 슬프지도 않은데, 자꾸 눈에 물기가 서린다.”(「읽을 수 없는 문장들이 지나가고」), “내가 좋아하는 시만 하더라도 똑같은 소재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전혀 다른 매력으로 탄생시킨 경우가 많다.”(「직유로 만든 첼로」), “맨주먹으로 총 앞을 막아섰다 쓰러진 언니 오빠들에게 바치는 헌사로 가득했던 그 시집은 내 피의 온도도 뜨겁게 바꿔놓았다.”(「시로 만난 사월」), “그의 굴곡진 생애와 치열했던 예술세계를 이해하고 나니, 스쳐 지나가던 이름에서 의미가 피어났다.”(「소름」) 등, 작가는 『찢어진 그물코 깁듯』의 작품을 볼 때 분명히 시인이 되었다. 편 편마다 함축의 매력이 살아있는 군더더기 없는 글이 마음에 자꾸 들어온다.
표사를 쓴 장옥관 시인은 『찢어진 그물코 깁듯』에 대해 “먼지와 녹에 덮여 보이지 않던 생의 진실을, 소소하고 덤덤한 일상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걸 섬세한 관찰의 눈으로 포착한 소중한 결실”이라고 말했다. 작가 자신 또한 “두터운 일상을 뚫고 내게 와 준 것들을 데면데면하게 흘려보낼 게 아니라 곱게 갈아서 청으로 만들어 봐야겠다. 유리병 속의 청을 한 스푼 넣고 얼음 듬뿍 넣어 마시면 나태한 일상이 쨍! 하고 깨어나겠지. 소름 돋도록.”(「소름」)이라고 적었는데 그 표현 그대로, “새롭고 강렬하고 뜨거운 호명”, 김선유 작가의 산문집, 『찢어진 그물코 깁듯』이다. “스쳐 지나간 이름에서 의미가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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