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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는 자신의 성이 ‘오씨’임을 밝히지만, 그 유래조차 알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해주로 이사온 일 청인(一淸人)이 조상이라는 가계보의 검은 먹글씨”는 족보의 기록이 진실을 담보하지 못함을 상징합니다.
“똑똑한 사람들은 항상 가계보를 창작하였고 매매하였다”는 구절은 족보가 조작되고 거래되는 현실을 비판하며, → 족보가 사회적 허위의식과 신분 과시의 수단으로 변질되었음을 드러냅니다2.
🐚 상징과 비유
“해변가으로 밀려온 소라 속처럼 나도 껍데기가 무척은 무거웁고나” → 화자는 자신을 껍데기만 남은 소라에 비유하며, → 전통과 관습이 남긴 외형적 무게와 정체성의 공허함을 표현합니다.
“수퉁하고나”는 전라도 방언으로 ‘투박하고 무겁다’는 뜻으로, → 관습이 남긴 불편함과 감정적 부담을 나타냅니다.
🚫 관습에 대한 거부
“나는 성씨보가 필요치 않다. 성씨보와 같은 관습이 필요치 않다” → 화자는 족보와 성씨 중심의 전통적 가치관을 거부하며, → 진정한 정체성은 외형적 기록이 아닌 내면의 자각에서 비롯됨을 강조합니다2.
✍️ 표현상의 특징
산문적 문체로 담담하게 서술되지만, → 영탄법, 반어, 은유 등이 사용되어 감정의 깊이와 비판의 날카로움을 더합니다.
예: “진실 이가였는지 상놈이었는지 알 수도 없다”는 표현은 → 조상의 신분조차 불확실한 현실을 통해 족보의 신뢰성에 대한 회의를 드러냅니다.
이 시는 단순히 족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허위의식과 사회적 과시욕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고 있습니다.
오장환은 이를 통해 진정한 정체성과 인간다움은 기록된 혈통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과 내면의 진실에서 비롯됨을 말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