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우연히 민들레님을 만났습니다.
제게는 들꽃과 압화 책갈피의 최초의 사부입니다.
손으로 직접 코팅한 것이라면서 들꽃 압화 두 장을 선물 받았습니다.
압화는 참당귀와 개망초입니다.
엊그제 민들레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김천 초곡에 김산님이 전원주택을 지어서 이사했으니 놀러 가자고 했습니다.
룰루랄라~~~~
김산님은 처녀시절 김천여고에서 같이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과묵하지만 일단 말을 시작하면 대중을 휘어잡는 마력이 있습니다.
사무라이 같고 선비 같은 김산님 앞에 서면 부끄러워 감히 말을 건네지 못했습니다.
제게는 항상 큰 산으로 그려지는 분입니다.
김산님의 당호는 <惟賢堂>입니다.
이사한지 일주일 정도 되었다는데 모든 것이 제 자리에 깔끔하게 정리정돈이 되었습니다. 제가 이사하고 나서 몇 달간 힘든 것을 생각하니 염치없이 너무 빨리 집 구경을 하러 왔지만 김산님 부부의 환대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습니다.
담소하고 있는데 김산님이 갑자기 일어나서 웬 서각을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우리 집 당호인 <修香齋>를 김산님이 직접 서각한 편액입니다.
뜻밖의 선물에 얼마나 놀랍고 고마운지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修香’이란 글씨는 완도의 수향사란 절집에서 따온 글씨라고 했습니다.
소나무 두 그루와 나비 세 마리, 난꽃이 피어서 흐뭇하게 미소가 번지는 서각입니다.
거실 입구에 걸어놓으니 우리 집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오른쪽 위에 <無心>, 마지막은 글씨 왼쪽 밑에는 김산님의 호 <陵步>를 새겼습니다.
이어서 한 개의 서각도 더 가지고 왔습니다.
2년 전에 우리 집에 놀러와서 장작더미에 굴러다니는 나무 한 개를 가져갔는데
그 나무로 서각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제는 바람
오늘은 꽃
내일은 별"
***요즘 우리집에 피는 꽃들입니다.
작년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는데, 채송화 꽃밭을 더 늘렸습니다.
꽃밭이 늘어나니 잡풀이 줄어들었어요.
-- 왕원추리
-채송화
-범부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