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과 함께 읽는 소설 여행 6
1. 설공찬전(薛公瓚傳)(채수) 줄거리
순창에 살던 설충란에게는 남매가 있었는데, 딸은 혼인하자마자 바로 죽고, 아들 공찬도 장가들기 전에 병들어 죽는다. 설공찬 누나의 혼령은 설충란의 동생인 설충수의 아들 공침에게 들어가 병들게 만든다. 설충수가 방술사 김석산을 부르자, 혼령은 공찬이를 데려오겠다며 물러간다. 곧 설공찬의 혼령이 사촌동생 공침에게 들어가 왕래하기 시작한다. 설충수가 다시 김석산을 부르자 공찬은 공침을 극도로 괴롭게 하는데, 설충수가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빌자 공침의 모습을 회복시켜 준다. 공찬은 사촌동생 설워와 윤자신을 불러오게 하는데, 이들이 저승 소식을 묻자 다음과 같이 전해 준다.
저승의 위치는 바닷가이고 이름은 단월국, 임금의 이름은 비사문천왕이다. 저승에서는 심판할 때 책을 살펴 하는데, 공찬은 저승에 먼저 와 있던 증조부 설위의 덕으로 풀려났다. 이승에서 선하게 산 사람은 저승에서도 잘 지내나, 악한 사람은 고생을 하거나 지옥으로 떨어진다. 이승에서 왕이었더라도 반역해서 집권하였으면 지옥에 떨어지며, 간언하다 죽은 충신은 저승에서 높은 벼슬을 하고, 여성도 글만 할 줄 알면 관직을 맡을 수 있다. 하루는 성화황제가 사람을 시켜 자기가 총애하는 신하의 저승행을 1년만 연기해 달라고 염라왕에게 요청하는데, 염라왕은 고유 권한의 침해라고 화를 내며 허락하지 않는다. 당황한 성화황제가 친히 염라국을 방문하자, 염라왕은 그 신하를 잡아오게 해 손을 삶으라고 한다. (출처 : 묵재일기) 역자 : 이복규
핵심정리
연대 : 조선 중종
형식 : 한문 소설
성격 : 비판적,
주제 : 저승얘기 빌려 현실정치 비판
이해와 감상
조선 초기 채수(蔡壽 : 1449~1515)가 지은 고전소설. 〈설공찬환혼전 薛公瓚還魂傳〉, 〈설공찬이〉라고도 부른다. 실록(實錄)의 기록에 따르면, 1511년(중종 6) 사헌부에서는 이 이야기를 '윤회화복지설'(輪廻禍福之說)로 매우 요망(妖妄)한 것으로 여겨 문자로 베끼거나 언문으로 번역하여 읽는 것을 금했고, 그결과 모두 거두어 태웠기 때문에 한문 원본이 전하지 않는다. 어숙권(魚叔權)의 〈패관잡기 稗官雜記〉에서는 이 작품의 이름을 〈설공찬환혼전 薛公瓚還魂傳〉이라 하고, 주인공 설공찬이 남의 몸을 빌려 몇 달 동안 저승에 머물면서 들은 이야기와 자신의 원한을 자세하게 적은 내용이라고 했다. 국문 필사본은 이문건의 〈묵재일기 默齋日記〉 제3책에 적혀 있는 것이 1997년에 발견되었는데, 이 국문본도 13쪽까지만 남아 있다. 이 작품은 귀신 또는 저승을 주요 소재로 하여 현실정치를 비판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