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묵돌입니다.
누구나 현재를 소중히 여기라는 말에 공감은 하지만
막 돌아갈 수 없는 '과거'가 되려는 순간이 되어야
'지금'이라는 것이 소중하게 여겨지기 시작합니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19기가 어느새 어쩌구저쩌구..
그런 앞뒤 맞지 않는 말로 마무리 공지를 장식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에게 19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줄곧 즐겁기만 했거든요. (웃음)
붉은색은 혁명의 색, 우리 몸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혈액의 색인 동시에
따뜻함과 열정과 사랑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합니다.
지난 한 달동안 여러분이 찾은 'THE RED'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오늘 책장을 빠르게 넘기다가 손가락 끝을 살짝 베었습니다.
...좋아요. 금요묵클럽 19기의 마지막 공지입니다.
:: 금주의 묵픽 (Muk's pick) ::
「8마일」 (커티스 핸슨, 미국)
:: Comment ::
어떤 장르를 대표하는 듯한 영화들이 있습니다.
뮤지컬 영화에 <사운드 오브 뮤직>이 있다면
힙합 영화에는 두말할 것 없이 이 영화입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몰락한 산업도시 디트로이트.
주인공 '지미 스미스' aka 'B-래빗'은
부모님과 함께 살며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이지만
랩에대한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백인 청년이죠.
커티스 핸슨 감독은 무명의 백인 남자 배우 '마셜 브루스 매더스'를 주인공 역으로 캐스팅해
이 저예산 영화를 전세계적으로 히트시키는 쾌거를 거두었는데요.
더 놀라운 것은 주인공 역을 맡은 이 배우가 이전에는
단 한 번도 영화에 출연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기 자신이 극중의 인물인 것처럼
말그대로 완벽한 연기를 펼친 '마셜 브루스 매더스'는
<8마일>의 성공 이후로 영화계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는데요.
미국의 3류 저질래퍼 '에미넴'이 <8마일>이 자신의 이야기이며
주인공 연기를 한 배우가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해프닝이 있기도 했지만
그만큼 이 영화 특유의 분위기며 주제곡이 주는 울림은
다른 작품으로 대체할 수 없는 색을 띠고 있습니다.
괜히 '힙찔이 제조기'라고 불리는 영화가 아니라고 할까,
당장 코인 노래방에 가서 AK-47을 갈겨버리고 싶은...
대충 그런 기분이 드는 영화입니다. 다들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아무튼.
: 감상 TIP ::
- 러닝타임 110분, 두 시간이 안되는 라이트한 길이의 영화입니다. 뭐, 지금은 그정도밖에 이야기할 것이 없네요.
- 영화의 배경이 되는 디트로이트는 미국 중서부 미시간주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별명은 '모터 시티'로, 과거 자동차 산업으로 엄청난 부흥을 이뤘던 도시였는데요. 미국 자동차 산업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현재는 '미국에서 가장 비참한 도시' '미국에서 제일 위험한 도시'라는 타이틀이 붙은 곳이죠.
우리나라로 치면 '현대가 망한 이후의 울산', '포스코가 파산한 이후의 포항'정도가 아닐까요. 어쨌거나 몰락한 도시에는 필연적으로 빈민가가 생겨나고, 그 빈민가에서는 어떻게든 처절한 삶들이 빽빽한 벽돌을 뚫고 피어나는 법입니다.
- <8마일>은 치밀한 각본이나 아름다운 영상미를 자랑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아무렴 몰락한 도시의 빈민층을 다루고 있는만큼, 추레하고 난잡하며 정돈되지 않은 듯한 장면들이 계속해서 등장합니다. 그렇다고 아주 예술적인 영화냐? 그렇지도 않죠. 카메라 앵글이며 연출이며 배우들의 행색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B급같은 냄새도 풍깁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는 뭔가가 있습니다. 그게 뭔지 정확하게 표현은 못하겠는데, 분명히 그게 있어요. 사람의 마음 속 깊은 곳을 쿡쿡 찌르고, 간지럽히다가, 살짝 긁기도 하고, 힘을 빡 줘서 때리기도 합니다.
-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바로 결말부분입니다. 이것도 왜 좋았던 건지 정확하게 말을 못하겠는데... 이번주 금요일까지는 어떻게든 정리를 해서 가보겠습니다. 나머지는 직접 보고 느끼자고요.
:: 모임장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23길 40 지하 카페 <공상온도>
- 홍대입구역 1,2 번 출구 6분 거리
:: 일시 ::
2024년 5월 3일 금요일. 오후 8시 ~ 오후 11시
* 3시간 진행, 도중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모임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 가급적 시간에 맞춰 참석해주세요.
* 카페 <공상온도>의 방침상, 기존 고객 퇴장 및 대관 준비 시간으로 인해 오후 7시 30분부터 입장이 가능하오니 이용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 마지막 모임 특전으로, 친구나 지인 초대 비용을 받지 않습니다.
회원 1명당 2명까지 초대할 수 있으니, 부담없이 데려와주세요.
:: 숙제 ::
「8마일」 (커티스 핸슨) 감상
- 넷플릭스, 쿠팡 플레이, 웨이브 및 IPTV 서비스 등에서 시청가능
:: 기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