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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요가 역시 건강관리 프로그램의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간혹 방송에서 일반인들도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요가 자세를 소개하기도 하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요가는 접근하기 쉽지 않은 상대라 하겠다. 일반적으로 요가는 명상과 호흡 그리고 스트레칭 등이 결합된 복합적인 심신 수련 방법을 일컫는다. 인도에서 시작되어 오랜 동안 수련법으로 자리를 잡아왔으며, 최근에는 미용과 정신 수양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대중화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가 알고 있었던 요가에 대한 지식은 대략 이 정도였다. 그래서 <요가의 역사>라는 이 책에 대해서 흥미를 느꼈던 것 같다.
실상 어느 분야이든지 그 기원과 유래를 추적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관련 기록이 풍부하게 전하지 않는 경우, 그 기원이나 유래에 대해서는 증명하기가 힘들고 단지 합리적인 추론을 통해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초기 요가의 연원을 찾아가는 이 책의 내용 역시 다양한 추론을 통해 그 가능성만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초기에는 종교적인 성격이 강했을 것이라 여겨지는데, 그것이 점차 종교와의 연관성이 옅어지면서 하나의 수련법으로 파생되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저자 역시 다양한 문헌을 통해 그 기원에 대해 설명하면서, 합리적인 추론을 통해 나름대로 이론적인 정리를 한 것이라 생각된다. 전반적으로 다소 전문적인 내용 위주로 되어 있어, 이 방면에 문외한인 독자로서는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동안 요가에 특별한 관심이 없던 터라, ‘범람하는 요가’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서문(시작에 부쳐)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서구에서 요가 인구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요가 붐이 일었다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알게 된 내용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순간 각종 평생교육원이나 문화센터 등에서 요가 강좌가 빠지지 않는 중요한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건강에 관한 현대인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운동 방법 가운데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실증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전체 9장으로 이뤄진 이 책은 ‘요가의 어원과 관련 용어’(1장)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요가(yoga)’의 어원에서부터 요가의 지도자를 뜻하는 ‘구루(guru)’와 같은 단어의 의미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요가와 관련된 어휘들에 대한 설명에 이어,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요가의 역사를 하나씩 점검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호이에른슈타인의 책을 근거로 요가의 발전사를 도표로 간략하게 제시하고 있으며, 아마도 이 책 역시 그러한 흐름에 입각해서 설명되고 있다고 여겨졌다. 요가는 고대 인도문명의 시작으로부터 형성되었으며, 그것이 일정한 흐름을 통해서 다양한 흐름으로 전개되었다는 내용들이 잘 정리되고 있었다.
‘인더스문명과 요가 ?요가의 연원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2장에서는, 기존의 요가 관련 서적을 참고하면서 요가가 ‘쉬바신’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추론하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조각들을 예로 들어 자신의 추론을 뒷받침하면서, 다신교적인 전통의 인도 문화와 연결시켜 논하고 있다. 인도문명을 오랫동안 탐구했던 ‘엘리아데는 요가와 샤머니즘과의 유사성을 지적하고, 마송 우르셀은 더 나아가 양자의 관련성을 근거로 요가의 기원을 시베리아나 티베트에서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역시 요가의 연월을 찾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으며, 그것은 전적으로 논자들의 합리적인 추론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뿐이다.
3장에서는 ‘체계화 이전의 요가’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우르셀의 논거를 전제로 요가에 기초를 둔 종교와 교단은 인도 사회에서 비주류적 위치를 차지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상 저자는 기존의 연구를 통해서 요가의 역사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인도의 역사와 요가의 특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내용들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학설들이 제시되어, 여전히 그 흐름을 쫓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둔다.
4장에서는 불교와 요가의 관련성을 논하는 ‘붓다와 요가’라는 내용이 이어지며, 5장의 ‘<요가수뜨라>와 고전요가(라자요가)’에서는 고전요가의 형성과 요가의 내용에 대해서 검토한 내용을 정리하여 서술되고 있다. 저자는 요가를 크게 ‘라자요가와 하타요가’로 구별하고 있는데, 6장의 ‘하타요가와 꾼달리니’에서 이에 대해서 상세히 다루고 있다. 요가를 통해서 인간의 몸에 내재된 신비한 잠재 에너지를 뜻하는 ‘꾼달리니’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다양한 그림들을 통해서 그 의미를 설명하고 있었다.
7장은 인도에 유학을 했던 저자의 경험을 근거로 ‘근대의 요긴들 ?요가와 근대의 만남’이라는 내용들이 서술되고 있다. 이들에 관한 기록은 비교적 이전보다 많은 남아있으며, 그들의 활동과 성취들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7장에 소개된 이들이 주로 근대 초기 인도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이라면, ‘현대의 요긴들 ?요가 글로벌화의 궤적’이라는 제목의 8장에서는 인도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서 활동했던 근대 후기의 요가 수행자들을 다루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저자의 개인적 체험을 근거로 구성된 마지막 9장의 ‘요가의 현재 ?요가의 도시 싱기포르’는라는 내용이었다. 아마도 저자는 요가의 글로벌화라는 실체를 싱가포르라는 곳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싶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요가의 역사를 다룬 앞선 내용들과는 긴밀성이 떨어진다고 생각되었다. 또한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용어들의 한글 표기에 대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는 번역자의 토로가 그대로 독자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라고 여겨졌다. 그럼에도 많은 부분 완전히 이해하기 쉽지 않았지만, 이 책을 읽었던 시간은 요가의 역사와 그 흐름에 대해서 나름대로 인지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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