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은 현인이 부른 ‘굳세어라 금순아’라는 노래에서 취한 것이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피난길에 나섰던 가족들은 전쟁의 와중에서 뿔뿔이 흩어져 이산가족이 되었고, 노래에 등장하는 ‘금순이’는 그렇게 헤어진 자식들을 이름으로 취한 것이리라. 이처럼 우리의 대중가요에는 그 노래가 불렸던 시대의 상황이 짙게 아로새겨져 있다.
저자는 일제 강점기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유행했던 ‘유행가’를 통해 대중가요와 한국의 현대사를 접목시켜 논하고 있다. 전체 6부로 구성된 이 책의 목차는 그대로 대중가요사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언젠가 복원된 음반의 노래들이 녹음된 CD를 들어본 적이 있다. 특히 일제 강점기에 불렸던 노래들을 지금의 창법과 비교하자면 너무나 촌스럽다고나 할까, 어쨌든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저자는 최초의 대중 가수라 할 수 있는 ‘윤심덕은 음치였다’고 하였는데, 음정을 무시하는 듯한 그의 창법을 엄밀히(?) 따지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노래와 영화(드라마)를 즐겨보았던 저자의 경험을 곁들여, 대중가요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소개하면서 그 사회적 의미도 짚어내고 있다. 책의 에필로그의 표현처럼 ‘21세기의 괴짜를 기다리며’, 요즘 유행하는 대중가요에 대해서도 보다 관심 있게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