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원이 올 초 아는 형님에서 중학교 2학년 때 분유를 먹고 키가 20cm 컸다는 방송이 보도되면서 각종 블로그와 맘카페에서는 자녀를 둔 엄마들의 분유 구매 고민 의사가 빗발쳤다. 과연, 어린이와 청소년의 분유 섭취 시 우유보다 키 성장에 도움이 될까.
방송 이후로 분유 구입 문의가 실제로 있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분유 판매 업체에 확인해본 결과, 분유 판매 업체 F 관계자는 “방송 이후로 어린이와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분유 구매 의사 문의가 조금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10월에는 아기를 양육하는 엄마가 운영하는 한 블로그에서는 해당 방송을 언급하며 아이가 오랫동안 분유를 먹고 키가 크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대학생 임모(22.대학생.강원도 춘천)씨는 “동생이 15살인데 부모님께서 방송 이후로 분유를 사서 동생에게 먹이셨다”며 “동생이 몇 개월 동안 얼만큼의 분유 섭취를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여러 맘카페의 분유 구매 관련 글 댓글에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 대의 자녀를 둔 엄마들이 많았다.
그렇다면 정말 어린이와 청소년의 분유 섭취 시 키 성장에 도움이 될까. 한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박소현 교수에 따르면, 어린이와 청소년의 키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성분으로는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D, 마그네슘, 아연, 철분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국민건강지식센터에 따르면, 단백질은 인체에서 영양성분이나 활성물질을 운반, 저장해 체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영양소다. 이는 근육 · 피부 · 뼈 · 머리카락 등의 신체조직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기 때문에 성장 과정에 있는 아동 · 청소년에게 매우 중요하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F 분유 업체의 1단계 분유 단백질 함유량은 100mL당 1.43g이다. 반면, S 우유 판매 업체의 단백질 함유량은 100mL당 3g으로 분유보다 2배 이상 높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박상희 교수가 2001년 펴낸 「청소년의 영양」에 따르면, 칼슘은 사춘기 때에는 성인의 총 골격량의 1/3 이상을 얻게 되는데 이러한 급격한 뼈의 성장이나 치아 발달을 위해서 필수적인 영양 요소다. 특히, 사춘기 전반에는 뼈에 칼슘이 축적되는 속도가 빨라 최대 골질량을 높이기에 적기이고 이 시기의 칼슘 섭취는 성인기 이후까지 전반적인 뼈 건강 향상에 도움을 준다. 100mL당 F 업체의 분유 칼슘 함유량은 59.8mg, S 업체의 우유 칼슘 함유량은 100mg으로 우유가 1.6배 이상 더 높은 칼슘을 함유한다.
키 성장에 필요한 요소 비타민D에 대해 한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박경호 교수는 “소장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비타민D는 우유 성분에는 없고, F 업체 분유 성분에는 0.88㎍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비타민D는 칼슘 흡수를 도와주기 때문에 분유에 들어있는 비타민D로 인해 실질적으로 인체에 흡수되는 칼슘의 양이 우유보다 높냐는 질문에 박소현 교수는 “분유의 칼슘 흡수율이 비타민D 때문에 높아질 수는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비타민D는 섭취하는 양보다 햇볕을 보고 몸에서 만드는 양도 많기 때문에 반드시 분유의 흡수율이 높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분유에는 비타민D뿐만 아니라,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과 철분, 아연, 마그네슘 등 그 개수가 우유보다 많다. 그러나 우유에는 분유보다 여러 가지 영양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는 않지만, 키 성장의 핵심 영양 요소인 단백질과 칼슘의 함유량이 분유보다 높다. 이처럼 분유와 우유의 성분 차이에 대해 박 교수는 “분유는 대개 돌 이전의 영아들이 모유 대신에 먹는 것이라 모유 성분으로 조제돼 그런 것이고, 우유는 소젖 그대로이기 때문에 함량이 다른 것”이라며 “영아들은 몸무게가 작아 수용할 수 있는 영양소 양도 달라서 차이가 난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분유 섭취 시, 키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과학적인 연구는 현재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박 교수는 “분유 대신 굳이 먹어야 한다면 우유를 먹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 면에서도 우유보다 분유가 훨씬 비싼데 비싼 분유를 먹는 것이 다른 식품을 다 먹는 청소년들에겐 영양학적으로 과학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즉 박 교수의 말은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영유아와 다르게 여러 음식을 섭취하기 때문에 분유에 있는 영양소를 다른 균형 잡힌 음식에서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말로 해석 가능하다. 따라서 분유보다는 키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포함한 우유를 먹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박 교수는 끝으로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탄산음료나 가당 음료 섭취는 영양학적으로 가장 좋지 않은 습관”이라며 대신에 “영양밀도가 높은 진짜 식품을 먹으면서 물이나 우유를 섭취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