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특검 도입 논의가 정국의 새로운 핵으로 부상한 가운데, 여야의 특검 주도권 싸움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3자 추천·수사범위 제한’ 카드로 압박에 나서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야당과 선관위를 ‘한 배를 탄 공범’으로 규정하며 ‘여당 자체 추천 및 수사범위 무제한’이라는 초강수로 맞불을 놓았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민주당의 특검 관여를 원천 배제해야 한다는 당론을 재차 공고히 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그리고 선관위는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공범 관계”라며 “민주당이 특검 추천권을 포기하지 못하고 ‘제3자 추천’이라는 구질구질한 꼼수로 시간을 끄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장 대표는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선관위가 보인 편향적 행태들을 조목조목 열거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지난 2020년 선관위는 현수막에 ‘민생파탄’은 안 되지만 ‘친일청산’은 써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고, 2021년 보궐선거 당시에는 ‘내로남불’, ‘위선’, ‘무능’ 같은 단어 사용도 전면 금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선관위는 해당 단어들이 ‘특정 정당(민주당)’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며 “그 특정 정당은 선관위를 비판하면 징역 10년에 처하는 법안까지 만들고, 감사원의 정당한 감사는 헌법기관이라는 핑계로 앞장서 막아줬다”고 비판했다. 선관위의 ‘가족 특혜 채용’ 사태 당시에도 민주당이 ‘노태악 선관위원장 흔들기’라며 방탄막을 자처했다는 점도 꼬집었다.
특검의 수사 범위를 이번 투표용지 사태 관련 선관위 내부로만 한정하려는 민주당의 특검안 구조에 대해서도 강력한 제동을 걸었다. 장 대표는 이를 “진상규명을 전면 거부하는 무책임한 몽니”로 규정하며 “이번 사태는 선관위 내부만 수사해서 끝날 단순한 과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과 선관위 간의 유착 의혹 전반을 들여다보는 ‘무제한적 수사 범위’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장 대표는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민주당의 논리적 모순을 파고들었다. 민주당이 ‘공정성’을 이유로 제3자 추천 특검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그는 “그동안 민주당이 여당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만든 수많은 특검은 스스로 비현실적이고 불공정했다고 인정하는 꼴이냐”고 반문했다. 결국 선관위를 이 지경으로 망가뜨린 몸통이 민주당인 만큼, 철저하고 중립적인 조사를 위해서는 반드시 국민의힘이 추천하는 특검이 사태의 키를 잡아야 한다는 배수진을 치면서 여야 간의 대치 전선은 한층 가팔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