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선 협궤열차를 기다리며
聾唵:김기석
어둠에 취해버린 작은 방안에 무슨 불을 밝혀 둘까?
오늘 밤에는 무슨 꿈을 꿀까?!. 아무것 도 보이지 않네.
김 <민기의 기지촌 중에서>
고잔역에서 차비는 겨우 200원
그대와 나를 기다리던 수인선 협궤열차 2시 8분 발차
그 기차가 1994년
슬픔과 애환 추억속에서
서해안 풍광 나문제 슬피우는 황량한 갯벌
긴 세월의 아픔속으로 노을속에서
기차는 그 꿈을 접어야만 했다.
수원과 안산을 경유 인천 남동 숭의동 시장을 오가며
외롭고 고단했던 그 긴 세월
사랑과 추억을 뒤로한 채 멈춰 서버린 고잔역 철길
수인선 협궤 철로변 위로 스산한 바람소리만 들려오고 있다.
수원시장에서 호미와 갈퀴를 사들고
매송면 쑥곡리 집으로 향하던 노파의 모습도 있었고
안산장에서 고추와 오이를 싣고 인천의 남동 숭의동 시장으로 향하던
촌로(村老)의 꿈도 있었다.
슬픔과 애환 사랑과 추억을 실어나르며
힘차게 달리던 수인선 협궤열차가
소래포구 옆.염전과 갈대밭을 지날 즈음
포구를 스쳐가는 바람소리는
언제나 그대와 나를 위해 들려오는 자장가처럼
불어오고는 했었네.
가을 햇살 따갑게 내리던 어느 날
기차가 멈춰선 수인선 협궤열차 고잔역 철로변 옆.
녹슨 철로에 가만이 귀대고 엿듯는 이가 있었다.
한 무리의 아이들 이었다.
그것은 흡사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찾아가는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과는 그렇게 두 번을 이별하고서도 모자라서
결국은 홀로 된 수인선 협궤열차.
그대와 나를 위해서 바람속에서
불러주던 자장가 같은 추억속에 기차. 수인선 협궤열차를 기다리며...
<필자의 졸작 詩. 수인선 협궤열차를 기다리며
의 시(詩)전문중에서...>
녹슬고 휘어지고 깨져버린 76.2센치미터 철로변 풍경. 아름답고
인정이 넘치던 사람들과 즐거웠던 한 때의 기억들...
노을이 지는 석양의 그림자를 안고서 판자촌 마을 밥짓는 저녘연기가
들녘을 가로질러 모락 모락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정겨운 마을 풍경도 있었다.
코스모스 피어있는 녹슨 철길. 종점을 알 수 없는 막연한 설레임은
가을 날 막다른 골목에서 만나는 내가 찾던 그리운 얼굴이다.
수인선 협궤열차 철로변은 수년전 도심속에 숨겨진 보물찾기 놀이
낯설기만 했던 새로운 시작은 우연을 인연으로 만들고 있는 어느 날. 오후
우리는 이제 아주 오래 기억 될 것과
기억되어야 하는 것들이 만나는 수인선 협궤열차.
여기에서 묻었던 기억들은 탈출을 꿈꾸는 낯설음과의 소통
그대와 나. 희미하게 새겨진 기억 저 넘어에 끊이지 않고
연결되는 질문을 던지는 너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그대와 나의 만남이다.
이제 스무 살 갓 넘은 한 무리의 처녀 아이들이 깔깔대며 걸어가는 소리에
과거를 잊은 현재의 시간에 편승하고 있는 순간들...
한 때는 사내도 바람속에 두고 온 푸르고 싱그러운 스무 살 인생이 있었다.
혹자는 말하기를
과거를 기억하려는 순간 과거는 현재를 기억한다고 했다.
가끔씩 아주 가끔씩 나를 잊고자 낯선 곳을 찾아 나홀로 여행을 떠날때
도심속에서 낯설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것이
눈감아도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지척에 있는 수인선 협궤열차 .
새로운 기억을 더듬어 너를 찾아 가노라면
질기고 가는 긴 명주실처럼 아주 오랜 기억속에서
내가 서있다. 향기로 인한 설레임과 입가에 엷게 퍼지는 미소가
너의 곁에 가닿는 날.
끊어진 수인선 협궤열차 철길 철로처럼 우리의 만남은
결국 이별을 전제로 진행되어야만 했다. 담대히 사람들의 기억을 가다듬어
가을 날 만나는 철길 풍겅은 한 폭의 수채화 이곳은 녹슨 철길.
아, 옛날이 그립다. 수원과 인천을 오가며 다니던 수인선 협궤열차 통학생들
질기고 가는 긴 명주실처럼 늘 달릴 줄로만 알았던 꼬마 열차...
끊어진 철길처럼 우리의 만남은 결국 이별을 전제로 이어가야만 했다.
바람속에 두고 온 젊은 날, 불면을 깨치고 돌아서던 그대와 나의 수인선 협궤열차.
열차는 안산과 인천이 그렇게 염원하던 오랜기다림과 설레임이
나문재 슬피우는 서해안 풍광 노을속에서 그 종적의 막을 내리고 말았다.
굽어진 산과 들녘을 헤치고 지치지 않고 늘 달릴 줄로만 알았던 너.
수인선 협궤열차 꼬마였다.
한 달만 한 달만 산다는게 24년 세월 나의 푸른 이 젊음을 이 안산에서 보냈다.
그랬다. 이 회색 도시에서는 바람도 자기 스스로에게 걸어가야 할 길이 있었나 보다.
시간의 한 모퉁이에서 한 때는 어천리에서 걸어서 2 킬로미터
떨어진 매송면 쑥곡리 집으로 향하던
노파의 한 폭 수채화 같은 꿈이 뭍어나고 있었고 수원장에서 호미와 갈퀴를 사들고
노을이 물드는 석양무렵에 집으로 돌아가던 촌로(村老)의
저물어 가는 추억속에 그림자도 있었다. 산 모퉁이 돌아서면
원곡. 고잔. 야목.사리포구. 군자. 달월. 소래. 인천의 남동 숭의동시장.
너는 항상 지치지 않고 힘차게 달렸었다.
수원에서 출발한 너는 안산을 거쳐 인천을 오가며 사랑과 추억. 고단한 삶의 눈물과 애환을
실어 나르던 수인선 협궤열차 였다.
추억속에 두고 온 젊은 날. 희미한 한 장 사진은
그립고 아쉬운 마음속에서 남몰래 소중하게 꺼내보는 한 장 흑백사진이다.
돌아갈 수 없는 세월의 한 모퉁이에서 서걱이며 서성이는 어느 날,오후
가을 햇살 따갑게 내리는 녹슨 철로변 옆. 한 무리의 아이들과 함께 귀대고 엿듯는 이가 있다.
이 가을 날 코스모스 피어있는 녹슨 철길에서 잠자리때 날아 다니는 고잔역 들길에서
그대와 나를 만나고 가을 햇살아래 나는 낯선 한 사람의 이방인 일뿐,
수인선 협궤열차는 외딴 곳 녹슨 철길로 남아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창문 넘어 어렴풋이 잊혀진 시간의 한 모퉁이에서 안식을 취하고 있다.
경북영천균 자양면 보현리 출생 젊은 날.
영천군 농촌지도소 지도계 에서 잠깐 있었다 .
전 한국사립문고 출판분과 위원. 독서 새물결 운동을 했으며
96년 9월 독서 새물결 운동과 관련 안산시장 표창을.
97년 9월 경기도지사 (사립문고 도서관 운영사례 부분)표창을 받았다.
시와수필마당 작가협회 회원. 다음카페 문학공원 아카데미회원.
근무중에 있다.
현대인이다 .
첫댓글 달리고 싶은 협괘열차가 지금 고잔역을 자나가는 듯 합니다. 늘 문운하세요.^^*
감사합니다. 나 시인님께서도 문운이 함께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