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가뭄과 바이러스질병 '메르스'로 온 나라가 고통과 혼란에 빠져있습니다.
다행이도 며칠사이 내린 단비가 가뭄을 다소 누그러트리기는 했으나
'메르스'여파는 여전히 전국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우리 봉사단체에도 그 여파가 미쳐 노숙거사님들과 독거어르신들이
급식과 반찬을 제공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겪게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쌀보시는 무난히 이루어졌습니다.
제영님이 낱개포장이 된 쌀 한봉지 한봉지를 뜯어
새 쌀포대에 담아 정성껏 포장해 놓은 쌀이 '사명당의집' 문앞에 놓여져 있습니다.
종로노인무료급식소 '원각'에 보내질 40kg 1포대와
삼양동 지역아동센터에 보내질 60kg (30kg 들이 2포대)가 준비되어있습니다.
범일,벽안,비호 세사람이 오늘은 모두 모였습니다.
지방에서 일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한번도 쌀보시에 빠진적이 없는 비호님
허리가 아파 움직이기 힘들때에도 운전봉사라도 하겠다고 나섰던 범일님..
두 거사들 틈에서 약방의 감초같은 저 벽안..
환상의 트리오 이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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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종로노인무료급식소 '원각'을 향해 쌀을 실은 하얀 승용차가 출발했습니다.
번잡한 청계천을 지나는데 '원각' 사무장 고영배실장님의 전화가 있었네요.
청계천이 막혀 약속한 5시가 조금 넘으니 확인전화 한 듯 한데 전화도 못받고 부지런히 종로로 향했습니다.
도착하여 연락을 드렸더니 문앞까지 마중을 나오셨네요.
주차하기, 아니 정차하기도 복잡한 그 곳에서 차를 대자마다 고실장님이 나오셔서
쌀 40 kg 를 번쩍 드시더니 그대로 2층 계단을 오르십니다.
보통때는 1층 창고로 비호님이 쌀을 옮겨드렸는데 오늘은 왠지 실장님이 직접 나오셔서
쌀을 메고 가셔서 의아했지요..
"비축한 쌀을 다 썼습니다... 내일 당장 쓸 쌀이 없었는데 이걸로 써야겠어요."
라며 '"감사합니다"라는 말씀을 남기고 2층으로 올라가셨습니다...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쌀을 메고 올라가시는 고실장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메르스'사태로 인해 공식적인 급식소들이 제기능을 못하니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급식을 해오던 '원각'에 어르신들이 몰릴 수 밖에 없어
평소의 2~3배의 인원을 소화해 내야하는지라 어려움이 많아 보였습니다.
무거운 마음을 안고 다음 쌀 보시를 위해 차를 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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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을 넘어 정릉을 넘어 삼양동 '하늘씨앗지역아동센터'로 향했습니다.
비좁은 주차장에 도착하니 5시30분...
비호님과 범일님이 각각 30kg 들이 쌀 한자루씩을 어깨에 메고 3층 아동센터까지 올라갔습니다.
마침 식사시간이라 아이들은 식사준비를 하고 있었고 아동센터에는 원장님이 자원봉사선생님들과
함께 아이들 학습을 도와주고 계셨습니다.
전국이 '메르스'로 혼란한 이 싯점에도
아동센터에는 20여명의 아이들이 매일 이곳에 모여 공부하고 악기도 배우고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귀가하곤 했습니다.
아이들이나 자원봉사하시는 선생님들이나 마치 전국을 뒤흔드는 '메르스'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듯한 모습들이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은 이곳에 있는 시간만큼은 진지하고
즐겁고, 행복합니다..
때로는 티각태각 다투고 놀리고 울기도하지만 아이들은 서로서로 정을 느낍니다.
종이접기로 '하트'를 만들어 언니에게 주기도 하면서..
어른들의 심각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그저 천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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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노인무료급식소 '원각'이나
삼양동 지역아동센터 '하늘씨앗지역아동센터' 두곳 모두
요즘의 심각한 사람기피현상과는 전혀 무관한 듯한 곳이였습니다.
단순한 쌀보시를 하면서도 이번 쌀보시시간은 그이상의 소중한 느낌을 간직하고 돌아왔습니다.
늘 함께 해주시는 봉은사사부대중 여러분들
작은손길 회원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나무석가모니불 _(())_
첫댓글 범일 벽안 비호, 세 보살님께 합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