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멘틱 코미디는 뻔하다. 그래서 로코 드라마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연인을 연기하는 남녀 배우들도 막무가내 행복함을 표현하는 씬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예를 들면 바닷가에서 “나 잡아 봐라”를 하거나 큰 다라이(?)
통에 이불 넣고 남녀 주인공이 밟으며 행복해 하는…
그런 씬을 찍을 때는 오글거림 때문에 컷 소리와 함께 오징어처럼 오그라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로코를 왜 보는 걸까?
넷플릭스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이 드라마는
무려 2004년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홍반장(헉헉)”을 리메이크 했다.
그만큼 로코의 플럿은 새것이고 낡은 것이고 상관 없다는 이야기다. 섬마을에
사는 척척 해결사 홍반장과 쫓기듯 시골로 내려와 치과 병원을 개원한 윤혜진의
좌충우돌 사랑이야기가 이 드라마의 전부인데…
이것이 뜻하는 바는 같은 포맷과 같은 네러티브라도 시대에 맞는 속살을 채워
넣으면 관객 또는 시청자는 다시 우려낸 그 진부하고 진부한 로코를 깔깔거리며
다시 본다는 이야기다.
그 채워 넣어야 할 속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두 남녀 주인공 배우들이다. 잘생기고
예쁘고 아름다워야 한다. “갯마을 차차차”는 여주인공으로 신민아를 썼다.
남자 주인공은 신민아에 비해 네임밸류가 조금 떨어지는 김선호를 썼다.
그런데 그래도 괜찮다. 왜냐 하면? 잘 생겼으니까…
두 배우가 준비 되었으면 주변 캐릭터들을 건설해야 한다. 구수한 감동을 줄
할머니들, 또 다른 중년의 사랑 이야기를 끼워 넣어 줄 횟집 아줌마와 동장님,
한물 간 삼류 가수와 철부지 그의 딸, 빅마우스 중국집 아줌마 등등..
이 정도 캐릭터들이 만들어 졌으면 반은 성공한 것이다. 이제 그들로 하여금
변증법적으로 충돌하게 하면 그만이다.
“갯마을 차차차”는 낡은 뼈대를 리노베이션 하고 외관을 새로 단장해서 2004년
홍반장과는 다른 새로운 뻔한(?) 로코를 만들어 냈다.
아직은 8회까지 밖에 방영 되지 않아 속단 할 수 없지만 로코의 특성상 이 정도로
뽑아 줬으면 성공이다. 웰 메이드 로멘틱 코미디다.
나는 이런 로코를 좋아하고 선호한다. 뻔한데 왜 보는가? 그 궁극적 대답은 바로
마취제 역할이라 생각한다.
우리 삶은 힘들고 버겁다. 영화나 드라마는 그렇게 힘든 우리 삶에서 잠시나마
내려 휴식하고 너무 힘들 때는 마취해서 그 고통으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게
하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로맨틱 코미디 “갯마을 차차차”는 잠시 차 대고 휴식 할 수 있는,
떡볶이부터 감자튀김에 우동 등등 이것 저것 먹을 것까지 모두 갖춰진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잘 만들어진 드라마이다.
첫댓글 저도 이 드라마 3편까지 봤습니다
좀 코믹하기는 해도 이런 시골 인심
실화였으면 거기 가서 살고 싶다했습니다
계속 보셔요~ 이게 재밋습니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