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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느 신문사에서 현역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집으로 백석의 <사슴>이 첫머리에 꼽혔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을 거쳐 북한에서 활동했던 것이 확인되면서, 해방 이후의 삶까지 조명한 평전이 여러 권 출간되기도 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서정시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되는 시인 백석의 시는 고향인 평안도 방언이 빈번하게 활용되어, 지금도 제재로 해독하면서 읽기가 쉽지 않다고 여겨진다. 처음 그의 시를 읽었을 때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만, 작품에 사용된 시어가 낯설게 느껴지면서 그 뜻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음을 절감할 수 있었다. 평안도 방언인 시어의 뜻을 알지 못하면, 그의 시에 담긴 깊은 생각들에 공감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저자는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백석의 시를 ‘꼼꼼하게 읽기’로 했다고 이해된다. 제목만 보면 마치 백석 시의 해설서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백석의 시와 삶에 대한 연구 결과를 엮은 논문집이다. 따라서 현대시 연구자가 아닌 일반 독자들은 책에 수록된 논문들이 어렵게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모든 작품들을 백석의 생애와 연결시켜 해석하고자 하는 방법을 저자는 ‘꼼꼼하게 읽기’라고 명명했으나, 그러한 방식의 시 해석은 장점도 있는 반면 작품을 다채롭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저자에게는 그것이 꼼꼼한 방법일 수 있겠지만, 일반 독자로서는 다소 어렵게 다가오게 만드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모두 9편의 논문이 수록된 이 책에서 백석의 생애와 연관시켜 개별 작품들의 해석을 시도하는가 하면, 해방 이후 남하하지 않고 북에서 남아 활동했던 그의 행적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아직 자료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한 상태에서 북에서의 활동 상황이 여전히 피상적이고 부분적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는 있지만, 나름 다양한 자료를 통해 해방 이후의 생애를 재구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고 하겠다. 백석의 작품에는 친가와 외가의 사람들과 어울려 살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아내고 있으며, 그 시절 접했던 고향 음식들이 적지 않게 활용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이미 백석의 평전을 읽었던 터라, 시인의 생애를 접목시켜 논한 글들이 나에게는 다소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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