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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기업체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저자가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생물학에 관한 지식을 쉽게 풀이하여 소개하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하리하라’라는 자신의 아이디를 ‘인도 신화의 빛과 기작과 창조의 신 비슈누와 어둠과 끝과 파괴의 신 시바의 합체 형태를 의미하는 단어’에서 취했다고 밝히고 있다. 생물학만큼이나 신화에 관심이 많기에, 책의 부제 역시 ‘신화에서 발견한 36가지 생물학 이야기’라고 첨부했을 정도이다. 물론 생물학의 주요 키워드를 설명하기에 앞서, 저자가 생각하기에 키워드와 관련된 신화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항목을 두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이 저자가 제시한 키워드에 적합한 내용인지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더욱이 키워드를 설명하는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도 많다는 정도만 밝히기로 하자.
이 책의 성격을 생물학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다양한 키워드를 제시하고, 그것을 우리네 일상과 연결시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일종의 과학 에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신이 인터넷에 올렸던 글들이 계기가 되어 출판사와 연결되고, 그동안 저자가 썼던 ‘인터넷 칼럼과 차별화하기 위해’ 서양의 ‘신화와 접목된 생물학 이야기’라는 형식을 구상했다고 밝히고 있다. 때로는 영화나 소설 혹은 언론기사 등을 제시하면서 생물학 관련 지식이 우리의 삶과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단순하게 주어진 키워드를 설명하기보다 그와 관련된 현상들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의 형식에 영향을 끼치는가를 저자의 관점에서 설명해주기도 한다.
모두 36개의 키워드를 6개의 항목으로 범주화하고 있는데, 예컨대 ‘생명의 탄생과 노력’이라는 1장에서는 ‘정자와 난자의 만남’이라는 키워드를 비롯하여 6개의 소항목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6개의 키워드를 하나의 큰 항목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유전자의 진화’(2장)와 ‘성과 남녀의 진화’(3장) 등의 항목들이 키워드를 종합하는 제목으로 제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잇다. 여기에 ‘호르몬에 대하여’(4장)과 ‘질병과 연역계’(5장) 그리고 미래의 먹거리라고 평가되는 ‘바이오테크놀로지’(6장)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항목을 통해서 제시된 키워드의 성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도록 구분하고 있다. 생물학과 관련된 정보를 위주로 정리하여 서술하고 있지만, 그러한 분야가 우리의 일상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덧붙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상식을 넓힐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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