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에는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지내야만 하는 교사들이 겪은 사례들을 ‘학교 폭력’이라는 주제의 소설로 형상화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특정 학생을 지목하여 집단적으로 따돌리는 이른바 ‘왕따’도 교육 현장에서 벌어지는 ‘학교 폭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따돌림을 당한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교사들이 ‘따돌림사회연구모임’을 만들어, 현장에서 겪은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토론하면서 소설 작품으로 형상화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에도 자녀들의 학교 폭력 가담으로 인해 공직 후보자들에게 매서운 비난이 가해지는가 하면, 유명 운동선수들이 재학 시절 학교 폭력을 행하여 선수 생활을 중단했다는 보도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가해 당사자들은 그저 과거지사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지만, 피해자들에게 학교 폭력의 경험은 오랜 기간 트라우마로 남아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물론 학교 폭력의 문제는 단순히 표면적인 사건의 내용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며, 가해 학생의 개인적인 성향과 아물러 성적과 입시라는 결과만을 중시하는 현재의 교육 제도로 인한 것은 아닌지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3명의 교사가 작가로 참여한 이 책에는 6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으며, 이들 작품에는 저자들이 겪은 다양한 학교 현장의 문제들이 소개되고 있다. ‘평화의 신은 없다’라는 작품에서는 학생들 사이에 엄연히 벌어지는 학교 폭력의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던 교사의 안타까운 입장이 형상화되어 있다. 이와 달리 ‘평화의 신은 있다’라는 정반대의 의미를 지닌 다음 작품에서는 학교 폭력 가해자들도 스스로의 행동이 그릇된 것을 알고 있으며, 교사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폭력이 아닌 평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도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 사이, 혹은 학생들과 교사와의 관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예각화시켜 형상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마도 ‘학교 폭력’이라는 사안이 학교 현장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 원인을 진단하면서 해결하려는 노력은 지속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문제를 직접 마주치는 교사들의 진단에 주목하면서, 나아가 개개의 사안에 따라 해결책을 모색하려고 노력하는 시도에 대해서 박수를 보낸다.(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