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2
새벽에 활자가
세상에 갓 나온 송아지처럼
어스럼하고 휘청거린다.
안경을 벗고 읽고 있었다.
안경쓰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세히 바라본다.
태고의 원석처럼 귀엽고 백치였다.
정오가 지나고 찾아온 평온함
여전히 불안하고 알 수 없는 녀석은
나방처럼 마구 날뛰다가
보고 또 보니 걷고 어미주위를
껌딱지처럼 붙어서 한발자국도
앞을 못가고 우리안에 갇힌 신세이다.
어미소가 여물 먹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반추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송아지는 어미 소의 젓을 먹고
성령충만을 경험하고 나서
비로소 자신이 삼라만상에
나약하고 연약한 존재를 깨닫는다.
수문통로
거칠것 없던 바다에 수문설치로 인하여
바닷물과 민물의 줄다리기 승부한쪽으로
기울어져버리고 썰물의 승리로 끝났다.
물고기의 비단길이 갑자기 막혔다.
각종귀한 물품의 물물교환이
있던터라 저마다 아쉬운 맘 가득했다.
대어들은 포기하고 돌아가버렸다.
운저리는 포기없는 집념으로 작은 수문틈을
따라 폭포수같은 물줄기를
따라 좁은수로을 통과하여
올라온 운저리떼가
불굴의 의지로 제약을 극복하고
민물까지 올라와 물장구를 치고 있다.
양식장 수차
물고기들이 양식장에 갇혀있다.
그들은 이름은
종교의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이다.
그들은 코로나19로 한꺼번에
잡혀 이곳 양식장으로 끌려왔다.
주인은 먹이도 주는둥마는둥
수차도 설치하지않고 빈둥빈둥대었다.
그리고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돌아오지 않은지 달포가 넘었다고 한다.
알고보니 임차인 이었다.
그동안 주인처럼 행동해왔다고한다.
열사가 가득한 늦은 7월 어느날
물고기들은 숨이 턱턱막히고 현기증이 났다
일부는 폐사가 예상되던 날
진짜 양식장 주인장이 나타나서
최고급 수차를 사와서
여러곳에 설치하여
수질은 급속도로 좋아졌다.
주인장은 물고기를 살피고
알뜰살뜰 바라보고
먹이를 주며 산등성이에 지는 해를 보며
수건을 들어 땀을 닦고 집으로 돌아간다.
어스룩해지고 양식장은 수차 도는 소리만
가득할 뿐 곧 고요해진다.
바다
밤바다는 훌쩍거리는 비염 환자처럼
환절기면 어김없이 소리를 낸다.
달은 완급을 조절하는 기교파 투수처럼
썰물과 밀물을 기가 막히게 몇 만년째
꾸준하다.
낮에는 어미닭처럼 계란을 낳아
고기잡이배에게 주고
파도로 멋진 머슬몸매를 만들듯
섬을 깎아 관광객에게 보여준다.
바다에 황혼이 찾아오면
외로움에 지쳐 소리를 낸다.
글썽이는 눈물처럼 흐느끼고 말이없다.
갈매기2
농구장같은 푸른바닷가에
열광하는 관중의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처럼
관광객들의 관심을 받으며
선수들이 등장한다.
백넘버가 장내아나운서에 의해
소개되며 스타팅으로 입장한다.
포인트가드는 한껏
상대선수를 끌어들인다.
좌우로 비행하며
1대1 플레이로
골대로 돌진한다 골이었다.
이번엔 상대편공격수
공을 가로채기하여
현란한 드리블로
양날개를 휘저으며
레이업을 시도한다.
또 골이었다.
점수를 넣고 철옹성처럼
쌓여 리드를 한다.
이번에는 감독의 지시로
전원 비상하여 올코트플레싱으로
선박을 압박한다.
타임아웃과 함께 버저비터까지
성공시키며 경기가 종료되었다.
선수전원은 쾌재를 부르며
코트밖으로 퇴장한다.
약력 : 박지성
신안출생
2019년 월간 좋은문학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신안지부 사무국장
첫댓글 울 사무국장님 파이팅///
감사합니다 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