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신의 증오 위에 말을 타고 앉아 그렇게나
예의 바르게 당신에게 인사를 건네는 이 피
끓는 분노여 아니면 혈관을 타고 흐르는 작은
배 위에 펼쳐진 자신의 우수를 불태우다가
불현듯 뺨으로 창문을 열고 향기로운 씨앗들을
길가에 뿌리는 꽃이여
2.
꿀보다 더 달콤한 꽃 MT* 너는 나의 환희의 불꽃이다.
* MT는 마리 테레즈를 칭함 , 피카소의 여인들 중의 1인으로 미성년자일 때 아버지 같았던
마흔여섯의 피카소를 만남, 성년이 되기를 기다려 동거에 들어갔던 그녀는 1973년 피카소가
죽은 지 4년 뒤이자 그를 만난 지 50년째 되는 1977년 저승의 피카소를 보살펴야 한다며 자살한
순정파 여인.
ㅡ "사람들이 그러더구나 , 네가 글을 쓴다고 말이다. 나는 네가 뭐든 할 수
있다고 믿는단다. 어느 날 네가 미사를 올린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해도 , 난 그 말을 믿어
의심치 않을 게다. " (피카소의 어머니)
ㅡ 파블로 피카소 (스페인, 1881~1973) 화가, 작가, 예술가, 조각가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예술가이다,
그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미술가 중 하나로 꼽히며 현대 미술의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1935년 54세의 나이에 피카소는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 무렵 그는 아내 올가와 결별하면서 그때까지의
화려한 생활을 접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 그림을 거의 그리지 않았으며 , 친구인 사바르테스에게 말했듯이
"그림, 조각, 판화를 모두 버리고 전적으로 시에 몰입" 한다. 그가 썼던 것은 평론도, 소설도 자서전도 아닌
바로 시였다. 피카소가 몇 년에 걸쳐 글을 쓰긴 했으나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았지만 피카소의 작품 거의
모두가 1989년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출간되자 그의 활동이 제대로 인정받게 되었다.
파블로 피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