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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통속적인 소재를 통해 남녀 간의 애정과 삼각관계에 의존하여 독자들의 눈물을 이끌어내는 연극이나 드라마를 일컬어 ‘신파’라 부른다. 원래 일본의 전통 연극인 가부키를 ‘구파’라 부르고, 이에 대응되는 새로운 형태의 연극을 ‘신파’로 명명하여 구분했다. 이러한 연극이 일제 강점기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남녀의 애정을 주제로 하면서 극단적인 설정으로 청중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이후에는 ‘과장된 대사의 억양과 움직임 등의 연기 경향, 혹은 감정 표현에서 과도한 비애를 드러내는 최루적(催淚的) 경향’을 대체로 신파적이라 칭하였다. 저자는 이에 ‘더 나아가 흔히 ‘촌스럽다’ 라는 말로 통칭되는, 이미 낡아 어색해진 질감의 비극성을 유난히 과장되게 드러나는 경향’을 신파성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전제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수일과 심순애로 잘 알려진 ‘<장한몽>에서 <모래시계>까지’ 우리나라의 대중예술의 역사를 ‘신파성’이라는 주제를 통해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특장이라고 할 수 있는 대중음악을 포함한 영화와 드라마도 분석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20세기의 대중예술 가운데 그만큼 ‘신파성’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근대 대중예술이 형성되었던 일제 강점기로부터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자료와 분량으로 정리한 대중예술사인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그동안 일반적으로 통용되어 왔던 우리 대중예술의 ‘신파성’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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