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현아줌마는 우리 아버지 이종사촌이시다.
지금은 가까웠던 친척 어른들께서 모두 돌아가시고
이제는 대현아줌마 한분만 살아 계신다.
우리는 엄마 1944년 결혼하신 후 부터 육이오 전쟁후..아줌마 결혼하실때 까지 한 집에서 살았었다.
아줌마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다니셨었는데, 625 사변후에는
미군부대에서 타이피스트로 일하셨었다.
그때 젊은 사업가셨던 주성이 아저씨가 아줌마 한테 반하셔서 따라 다니셨는데
아저씨가 돈도 잘 벌고, 처갓집 식구들인 우리들한테 돈도 잘 쓰셔서
가족들이 옆에서 등떠밀고.. 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결혼을 하셨던것 같다.
아줌마는 결혼해서 처음에는 남편이 돈을 잘 벌어다줘 호강하시고..
첫아들 돐 잔치때는 그시절 호텔에서 아주 화려하게 돐잔치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저씨네 화학 공장이 불이타서
한번 사업에 실패한 아저씨는 재기를 못하고
매일 술을 마시고.. 주정하시고.. 알콜중독자로 살아가셨다.
아줌마는 1955년 그시절 먹고 살 길이 없으시니까
보따리 장사를 하셨었다.
미제물건을 구해다가
메디컬쎈터(?)라는 종합병원에 가지고 가셔서
그곳 의사, 간호원, 직원들 한테 파셨었다.
아줌마가 젊쟎고, 신용있고,
무엇보다도 영어로 쓰인 미제 물건들을 읽고, 설명해 줄 수 있어서
사람들 한테 인기가 좋았다 한다.
원칙적으로는 병원에 물건을 갖고 들어가 팔면 안되지만
수위아저씨들이 아줌마를 그냥 눈감아 줬다고 한다.
그리고 잘 사는 친척들 집에도 미제물건을 갖고 가서 팔곤 하셨었는데
어느날 경기고, 서울법대 출신 이종사촌 동생 한테서
"이런물건 우리집에 팔러오지 말라"고 싫은 소리까지 들으셨다고...
얼마후 남편도 세상떠나시고, 큰아들도 암으로 죽고
아줌마는 아들 훈이와... 둘이서 사셨었다.
훈이는 경복고등학교에 다닐때 반장이었었다는데
사람들과 친화력이 좋아서,
학교에 무슨일이 있으면 대표로 나서 해결하곤 했다한다.
집안 형편이 안 좋으니 대학은 못가고
고등학교 졸업만 했는데...
훈이는 처음에는 주류도매 배달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직원이 100명이 넘는 회사의 사장이 됐다고 한다.
훈이는 직원들 한테 잘해주어..
예를 들면
매해 연말이면 제주도에서 고급 생선을 주문해서
각 직원집집마다 한 상자씩 주곤 한다고 한다.
이렇게 아랫사람한테 잘 하니까
직원들이 다른 회사에서 돈을 더 주고 오라해도
가지않는다 한다.
옛날에는 훈이네가 고생할때, 호강하고 잘 살던
친척들.. 이모, 사촌들, 육촌들까지 훈이가 잘 한다고 한다.
미국에 사는 사촌들등 한국에 가면 훈이네서 지내고
한국의 6촌들까지 훈이가 금전적으로 도와준다고 한다.
훈이가 인간관계가 좋으니
딸 결혼시킬때 5성급 호텔 아래층을 전부 빌렸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와서
2층까지.. 빌렸었다고 한다.
2010년 아줌마와 용이아저씨를 뵈러 갔을때는
아줌마 아들 훈이가 매일 아침이면 자동차로 노인정(?)에 아줌마를 모셔다 드리고
저녁이면 집으로 모시고 와서
아줌마는 사람들과 하루종일 즐겁게 지내신다고 했다.
14년이 지난 지금은 아줌마가 훈이네 회사 사택에서 사신다고 한다.
아드님이 어머니를 위해 전원주택을 마련한 것 같다.
아줌마는 기사한분이 매일 모시고 병원에 가서 아침 9시부터 오후1시까지
물리치료를 받으시고 그이후에는 집에 오셔서
24시간 보호사 아주머니와 같이 숙식하시면서 지내신다 한다.
집안 대소사가 있을때는 아드님이 운전사 시키지 않고 직접 모시고 다닌다.
이 보호사 아주머니는 일주일에 하루 쉬시고...
대현 아줌마는 효자아들을 두셔서 노후를 참 편안히 지내시고 계시다.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드리지 않고 이렇게 혼자 사시게 하는 훈이는 정말 효자이다.
그리고 아들을 잘 키우신 대현아줌마가 참 존경스럽다.
나는 언제 한국에 가서 아줌마랑 어릴때 이야기랑 나누고 싶은데..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첫댓글 대현아줌마가 그 시절에 이화여대영문과 나왔으면 최고의 엘리트라 시집 잘 가서,사모님 소리들으며 사실수도 있었는데
너무 고생많이 하셨지만,그래도 아들을 잘 두셔서 효도받고 사시니 감사하네요^^
청이님 이종사촌인 대현아주머니는 주성아저씨와 결혼하셔서
두아드님을 두셨는데,주성아저씨이신 남편도 돌아가시고,큰아들도 암으로 죽고,
그둘째 훈이아저씨와 같이 사셨는데,그아드님이 어머니를 잘봉양하셔서
대현아주머니께서 편안안 노년생활을 지내시는군요.
나이드신 분들의 삶은 그자녀들이 어떻게 잘하느냐에 따른것 같아요.
만95세신 대현아주머니께서 제 친정어머니(만94세)와 한살차이가 나시네요.
제친정어머니께서는 이번토요일에 뉴욕 제 다섯째 이모집에 가신답니다.
미국에 사시는 형제들이 모이기로 한것 같아요.제큰남동생이 모시고 간다고 들었어요.
전주여고 다니시던 제친정어머니께서 이대에 가려고 했는데,
친할머니가 며느리삼겠다고 졸라서 일찍 결혼했다는 말을 들었어요.
대현아주머니께서는 아드님을 잘두셨고
청이님 어머님께서는 청이님내외분을 잘두셔서 이제껏 사시고 계시네요.
나이드신 분들의 생명은 그자녀들 때문이지요.
대현아주머니께서도 오래사셔서 청이님 만나실수 있기를요.
꼭 소설같기도 한 대현아주머니의 삶이네요.
청이님 좋은 말씀 쉐어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증손녀가 아주 예쁘네요.커서 미인소리 들을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