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흥선 스님께서 시코쿠섬의 88개 사찰을 도는 오헨로 순례를 하셨다. 순례를 마치시고 예술의 섬 나오시마를 다녀오셨다. 우리는 그 때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 대해 처음 들었고 나오시마 얘기도 들었다. 그리고 그냥 흘려버렸는데 10년이 다 되어가는 작년 말에야 나오시마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나오시마는 둘레 16km 인구 3,300명의 작은 섬이다. 제련소와 산업폐기물로 인해 토양이 오염되고 버려진 땅이 되었으나, 1980년 후반 베네세(Benesse) 그룹의 후쿠다케 소이치로 회장과 안도다다오가 만나 자연과 예술을 접목시켜 섬 전체를 문화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베세네하우스에서 숙박을 하려면 적어도 3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하여 서둘렀다.
스님의 '옛 그림 읽기' 강의를 듣는 삼토회 10명이 여행을 신청하였다. 안미라, 조제련, 강숙희, 김정희, 윤미영, 이필임, 김경미, 최영희, 유선철, 이금미 이렇게 10명이다.
여행사에 1인당 69만원을 내고 현지에서 쓸 경비를 30만원 거두어 엔화로 바꾸었다.
2018년 2월 21일, 부곡동 한남할인마트 앞에서 1시 50분 리무진버스를 타고 김천을 출발하여 5시 10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흥선 스님은 공항에서 만났다. 8시에 한국을 출발한 에어서울 비행기는 9시30분경 다카마츠 공항에 도착하였다.
공항에서 10시 15분 리무진 버스를 타고 타카마츠역으로 향하였다. 날씨가 쾌청하고 공기는 맑았다. 낮은 집들은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있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왔다.
11시에 역에서 내려 항구로 향하였다. 나오시마행 훼리 배표를 끊기 위해 매표소로 갔더니 출발 40분 전에 표를 판다고 한다. 라멘으로 점심을 먹고 12시 40분에 다카마츠항을 출발하여 13시 30분에 미야노우라항에 도착하였다.


내리자마자 타운버스를 타고 혼무라(本村) 지역으로 이동하였다.

혼무라 지역에서는 버려진 집들을 이용하여 새로운 예술작품을 만드는데 마을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였다고 한다. 이름하여 이에프로젝트, '이에'는 '집'을 의미하는 일본어이다. 라운지에 짐을 맡겨놓고 제일 먼저 간 곳은 미나미데라(南寺)였다. 안도다다오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목조로 지은 건물인데 내부에는 제임스 터렐의 <달의 뒤편>이란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벽에 의지하여 안으로 들어갔다. 깜깜한 암흑 속에 한참 있으니 희미하게 스크린 같은 것이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옅은 빛으로 만들어진 공간이었다. 빛을 발견해가는 과정을 체험하는 작품이라 고한다.

그 다음은 안도다다오 미술관이다. 안도다다오가 건축을 위해 스케치 한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고 <빛의 교회> 모형도 있었다. 시간에 따라 십자가 모양의 빛이 달라지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공명이 이루어지는 방도 있었다. 자연의 빛을 이용하는 안도다다오 특유의 건축공법을 그 곳에서도 볼 수 있었다.

고카이쇼는 ‘바둑을 두기 위해 보이는 곳’이란 뜻이다. 작은 집 뜰에는 동백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하양, 분홍, 빨강 등 여러 색의 꽃이 피고 있었다. 방안에는 동백꽃의 모형을 나무로 조각하여 흩어놓았다. 깔끔한 다다미 위에 정갈하게 다듬은 나무 동백꽃도 그 나름의 운치가 있었다.

카도야는 이에 프로젝트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인데 세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시간의 바다 ‘98>이란 작품은 집안에 풀장처럼 물을 채우고 그 속에는 1에서 9까지의 LED 숫자를 배치하여 여러 가지 색으로 반짝이고 있다.
토방 벽에 설치된 것은 <나오시마의 카운터 윈도우>란 작품인데 회색 유리에 3개의 숫자가 수시로 바뀌는 작품이다. 창고에는 산수화 위에 채색한 <첸징풍경>이 있다.

고오진자는 신사가 있던 곳에 석실과 신사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둘 사이를 광학유리 계단으로 연결하였다. 지상의 신사에는 주변에 몽돌을 깔아놓아 차분한 분위기 자아내고 지하의 석실은 엄숙하고 장엄한 느낌을 준다. 스기모토 히로시라는 작가의 상상력이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다.

하이샤는 원래 치과가 있던 곳에 네온사인, 확성기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여 작품을 만들었다. 벽에는 선박의 아랫부분 같은 것이 부착되어 있고 화장실과 복도까지 콜라주 작품으로 빽빽하게 장식했다. 2층에 올라가면 큼지막한 자유의 여신상 상체가 드러나 보인다. 하얀색의 여신상이 횃불을 들고 있는 모습이 어쩐지 생뚱맞다.

이시바시는 메이지시대에 소금 생산을 했던 이시바시 가문의 집으로 매우 큰 집이다. 창고에는 15m의 <폭포>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작가 센쥬 히로시는 이 아이디어를 5년 동안 생각했다고 한다. 바닥에 옻나무 칠을 한 판을 설치해서 거기에 반사된 폭포수가 흔들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이러브유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들어가려했으나 시간이 부족해서 우리의 숙소인 베네세하우스 파크동으로 향했다. 체크인을 하고 베네세하우스 뮤지엄으로 이동하여 저녁으로 커이세키요리를 먹었다. 10가지의 음식을 먹는 코스 요리이다. 식사비가 9,504엔이니 우리 돈으로 10만원 상당이다.
베네세하우스는 1992년에 오픈한 미술관과 호텔을 일체화한 종합공간이다. 갤러리의 공간은 거의 땅 속에 들어가 있다. 식사를 마친 일행은 갤러리의 작품들을 둘러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