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의 뜻은 이탈리아어로 '2년에 한 번'이라는 뜻으로 2년마다 열리는 국제미술 전시회를 말한다.
1995년 9월 제1회 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올 해 11회를 맞이한다.
그러니까 20년이 넘는 셈이다.
광주에서 주최하고 있는 비엔날레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한 번도 가 본적이 없었다.
비엔날레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잘 알지 못하는 무지함과 그때 당시 광주시내 모든 학교 학생들을
동원하다시피하여 관람하게 하는 행태가 못 마땅했고 관람하고 온 학생들 또한 '뭔지 잘 모르겠다'로 일관된 뒷말 때문인지
별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나 하고는 상관없는 일로 치부해 버렸는지 모르겠다.
그랬던 비엔날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작은 딸이 대학교 다닐 때 봉사의 일환으로 비엔날레 기간 동안 도우미로 일한적이
있었는데 자식이 하는 일이다 보니 약간의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어느날 일본 작가 한 분이 작품을 설치 하는데 일손이 필요하여 봉사자를 찾는다는 말을 듣고 순전히 딸에 의해 봉사차 참여하게
됐다. 잠깐의 몇시간동안 작품에 필요한 일손을 보태주고 난 계기로 생각의 눈이 달라졌다.
단순히 그림만 그리는게 미술작가가 아니라 이러한 설치 작업을 통한 예술 작품도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뭔가를 나타내고 뜻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후로 2년전 비엔날레에 같이 가보자는 춘덕씨의 권유로 흔쾌히 시간을 내어 다녀왔다.
그리고 이번 비엔날레는 개막식을 한 다음날 주말에 마침 시간이 되어 딸내미들과 함께 다녀왔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특히 젋은사람들이 많았고 도슨트(안내자)의 설명을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올해로 11회를 맞이하는 광주비엔날레의 타이틀은 "제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 이다."타이틀" 은 "주제나 "콘셉트"와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비엔날레의 타이틀은 해당 비엔날레가 제시하는 일련의 파라미터를 보여준다.즉,제11회 광주비엔날레는 "제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 라는 타이틀을 통해,예술을 중심에 놓는것,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말하는 예술의 힘, 크고 작은
간격으로 찍힌 점들을 연결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또, 특정 상황에서의 내재성과 매개에 대해 살핀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처럼 다차원적이며, 변화무쌍하고,수수께끼같은 모험의 선상에서 예술작품을 전시하려 할 때 어떤일이 펼쳐질 것인가?
예술작품이 이러한 우리의 시도에 기꺼이 협조하고, 우리의 질문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일 것인가? 이러한 시도의 와중에 우리는 과거가 완전히 잊히지도 않으면서,그렇다고 등대의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닌 미래의 향연에 참여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제11회 광주비엔날레는 동시대 예술의 온도를 측정하는 작업을 하는 셈이다.
전시의 제목 "8기후대"는 상상력을 통해서만 도달할 수있는 상태 또는 이 세계와 저 세계의 사이에 존재하는 이른바
인터월드를 의미한다. "제8기후대 "은 12세기 페르시아 신비주의자이자 철학자인 소흐라바르디가 착안하고 20세기 프랑스 철학자
앙리 코르뱅이 정교화한 개념으로, 고대 그리스 지리학자들이 찾아낸 일곱 개의 물리적 기후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기후대이다.
기존의 기후대와 달리, 제8기후대는 물질과 정신, 역사와 신화의 구분에 천착하지 않고, 보다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효과를 담보하며,
상상의 속성과 잠재력이 그특성을 결정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바로 이런 측면에서 제8기후대가 현대 미술이 작동하는 방식과 통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이다.
비엔날레 작품을 감상하는데 어려워 할 필요는 없다.관람객과 전시의 소통과 교감을 돕기 위해 도슨트(안내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점심시간을 제외한 오전 10시 부터 30분 간격으로 안내를 시작한다. 안내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작품을 감상하면 훨씬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1관에서 5관까지 있으며 각 전시실 마다 특색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제 1전시실에 들어서니 아름다운 색체를 담고 있는 아주 큰 대형 유리잔을 볼 수 있는데, 그 액체는 다름아닌 휘발유라고 한다.
제일 눈에 띄는 건 스페인 출신 작가 도라 가르시아의 출품작인
'녹두서점 ㅡ 산자와 죽은자, 우리 모두를 위한' 으로 이번 비엔날레의 최고 이슈 작품이라고 한다.
녹두서점은 1977년 계림동에 처음 문을 열였던 서점으로 1980년 5.18 민주화 운동당시 항쟁의 거점이였으며 토론의 장소며 야학을
하는 등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지식과 공동체의 장소로 서점이상의 역할을 했던 민주화 운동의 중요한 장소라 한다.
당시 녹두서점에 있었던 서적들을 볼 수있으며 5.18 민주화 운동 기록관으로부터 당시 녹두서점에서 판매됐거나 주요 토론 도서
목록이었던 서적을 대여 전시 했다.
투쟁의지를 보여주는 대자보가 곳곳에 붙여 있고, '산자와 죽은자, 우리모두를 위한' 제목처럼 서점 안으로 들어가보니 태극기가
덮힌 관이 보였다.
외부와의 교류가 모두 차단된 80년 5월 유일하게 녹두서점만은 외부와 연결이 된 곳이었다고 한다.
도라 가르시아는 비엔날레 작가로 초청을 받자 한국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광주를 직접 방문하여 광주의 상징은 무엇일까를 찾게 된다.
5.18 기념관, 국립묘지등 광주민주화 운동의 관련 장소와 관련 자료를 연구하면서 모든것들이 한 지점 '녹두서점'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도라 가르시아는 광주민주화 운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녹두서점 ㅡ 산자와 죽은자,우리모두를 위한' 작품으로
광주비엔날레의 창설 정신, 해당 비엔날레 주제에 부합하고 실험 정신이 뛰어난 작품에 수여하는 눈(NOOn) 예술상을 수상하여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광주에서 열리는 큰 행사인 만큼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갖고 참여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특히 외국인들도 직접 방문하여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보고 예술의 힘이 정말 크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일부 비엔날레 안내 책자에서 인용하였습니다.




























첫댓글 광주 비엔날레 소개의 글을 읽으니 서둘러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에 있을 땐 인솔 명분으로 무료입장을 했었는데 이제 문화시민의 자격으로 입장권을 끊어 가야겠네요. 시기적절한 수준있는 소재로 품격있는 광주시민의 대열에 참여하게 해준 영주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내가 이해 못할것이 미술이었습니다. 음악은 소리로 문학은 글로 그런데 미술은 그림으로 참 생소했고 지금도 생소합니다.
한번은 미술한 자에게 질문했어요. 분노는 어떻게 표현하냐고? 음악은 소리치고 글은 울분을 토하는데 미술은 어떻냐고.
했더니 검정물감을 화폭에 부어버린다고 하데요. 높은 수준의 표현이지요. 환희와 침잠도 다 미술에 표현됩니다.
나도 미술은 관심없지만 자꾸 미술관에 가자고 하니 가기는 갑니다만 아직도 모르지요. 노력해 보아야지요.
몇 차례 신문지상에서 비엔날레에 설치된 녹두서점에 관한 사진과 해설을 접했습니다.비엔날레 초창기때 비엔날레에 대한 관심으로 몇 번 관람한 적이 있었지요.그러나 난해한 설치 미술들에 대한 이해 부족,비현실적인 작품들로 인해 흥미가 떨어지면서 지금껏 거의 외면하고 있습니다.kim youngju님의 편지가 비엔날레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킵니다.세심하게 소개해 주신 2016년 비엔날레-제8기후대 잘 읽었습니다.
광주비엔날레는 박물관이랑 같이있어서 타지에서 오시는분들을 모시고가면 굉장히 좋아하는곳이지요.
처음광주에왔을때는 회사에서 티켓을 줘서 비엔날레관을 다녀와서 좋았는데.kim youngju님 소개를 해주셔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