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兩疏見機(양소견기) 解組誰逼(해조수핍) (풍경소리)
■ 兩疏見機(양소견기) : 소광(疏廣)과 소수(疏受)는 기회(機會)를 보아서,
■ 解組誰逼(해조수핍) : 인끈을 풀고 돌아가니 누가 핍박하리요.
91. 兩疏見機 解組誰逼(양소견기 해조수핍)
: 疏廣(소광), 疏受(소수)는 기미를 알아차리고 인끈을 풀었으니 누가 다그치리오.
양소견기(兩疏見機)는 "양소(兩疏)가 기회(機會)를 보다" 라는 말입니다.
양소(兩疏)란 두 소씨(疏氏)를 말하는데, 한(漢)나라 때의 인물인 소광(疏廣)과 소수(疏受)를 말합니다.
양소(兩疏)가 무슨 기회를 보았다는 것인가 하면 물러날 때를 살폈다는 이야기입니다.
해조(解組)는 '도장 끈을 푼다'라는 뜻입니다.
옛날 관리를 임명할 때, 조정에서 관명(官名)을 조각한 도장인 관인(官印)을 하사했습니다.
벼슬을 받은 사람은 이 관인(官印)에 인끈을 꿰어 허리에 차고 다녔습니다. 사직(辭職)할 때는 인끈을 풀고 도장을 반납해야 합니다.
수핍(誰逼)에서 수(誰)는 '누구 수'이고 핍(逼)은 '핍박할 핍'이니 '누가 핍박하겠는가' 라는 뜻입니다. 전한(前漢) 선제(宣帝) 때 소광(疏廣)은 태자태부(太子太傅)가 되었고, 그의 조카 소수(疏受)는 소부(少傅)가 되어서 매일 아침 태자를 따라 조정에 들어가 천자를 알현했습니다.
숙부와 조카가 나란히 태자의 스승이 된 것을 조정에서는 영화롭게 여겼습니다.
뒷날 소광(疏廣)이 소수(疏受)에게 일러 말했는바, "내가 들으니 족한 것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을 알면 위태롭지 않다고 했으니, 공(功)이 이루어지면 물러나는 것은 하늘의 도리이다.
어찌 고향으로 돌아가 노후를 보내며 천수를 다 하는 것만 하겠느냐?"
마침내 숙질(叔姪)이 사직할 것을 청하니 선제(宣帝)는 이를 윤허(允許)하였으며, 고향 사람들의 환대 속에 귀향했던, 소광과 소수 두 사람은 천명(天命)을 다하고 여생(餘生)을 마쳤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