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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2권의 시리즈 중에서 두 번째 책으로, 다양한 설화 자료들을 직접 채록하여 수록한 것이다. 편자는 채록 자료를 직접 수록한 이유를 ‘입말(口語)표현이 지닌 맛과 멋을 생생하게 체득할 수 있다’는 것을 특징으로 적시하고 있다. 최근 우연히 어린 아이를 키우는 집에 들렀다가, 부모들이 아이에게 오디오북을 들려주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이제는 이야기도 기계가 대신하는 시대가 된 것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항상 동일한 패턴으로 재생되는 오디오북과는 전혀 다른 묘미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담겨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장 답사를 통한 설화의 채록 작업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미 1권을 통해 충분히 책의 성격을 파악했기에, 읽어 나가는데 그다지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동일한 구술자들이 여러 편의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기도 하지만, 여전히 이야기꾼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실상 어느 집단에서는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 사람이 하면 더 실감나게 들린다. 이처럼 어떤 이야기든지 재미있게 표현하는 재주도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바로 이 책에 등장하는 구술자들이 바로 그런 존재들이라고 하겠다.
2권 역시 현장에서 채록한 이야기 문학을 주제별로 묶어 다섯 항목으로 편집하였다. 첫 번째 항목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제목으로, 곤경에 처했던 사람들이 그 착한 성품 때문에 뜻밖의 도움을 받아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야기 속의 인생사 우여곡절’이라는 두 번째 항목에서는 살아가면서 겪는 다양한 인생사들이 펼쳐지고 있으며, ‘삶을 밝혀 주는 지혜의 빛’에서는 각자에게 닥친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혜로운 존재들이 다루어지고 있다. ‘풍자와 해학 사이’라는 항목에는 현실을 풍자하는 내용의 이야기들이 주로 수록되어 있는데, 예컨대 봉이 김선달이나 오성과 한음으로 잘 알려진 이항복 등의 인물들이 펼쳐내는 일화들이 다루어지고 있다. 마지막 ‘어제도 오늘도 웃음은 죄가 없다’에서는 이른바 ‘소화(笑話)’라고 일컫는 재미있는 내용들이 펼쳐진다.
수록된 내용들 가운데 어떤 이야기들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내용을 살짝 변용한 것으로 여겨지고, 소설이나 설화의 줄거리를 취해서 새롭게 꾸민 내용들도 보인다. 구술자 가운데에는 유독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역시 구술의 흥미를 돋우기 위한 장치일 것이다. 1권에서도 이미 지적했지만, 구술한 내용을 채록한 것이기에 이야기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게 눈에 띤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라고 하겠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그저 누군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내용도 흥미로워서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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