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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년에 출간된 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끼기에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 중의 하나가 바로 ‘동의보감’이었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을 구입하였고, 만만치 않은 두께와 주제에 짓눌려 한동안 서가에 꽂아두고 있었다. 방학을 맞이하여 다소 여유가 되어 읽게 되었지만, 저자가 쉽다고 강변을 해도 나에게는 여전히 쉽지 않은 내용이었다고 고백한다. 다만 <동의보감>이 마냥 어렵다는 편견을 다소 벗어버릴 수 있는 계기는 되었던 것 같다.
동양의 다양한 의학서들을 모아, 자신만의 기준에 의해 분류하고 재배열하여 편찬된 책이 바로 <동의보감>이다. 인간의 신체에 우주와 자연의 형상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사람들은 누구나 병을 지니고 태어나기에 치료가 아니라 다스려야 한다. 자신의 몸 상태를 스스로 진단하고, 그에 맞추어 생활의 면모를 익혀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저자의 안내에 따라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느낀 가장 중요한 깨달음이라 할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드라마나 소설 등을 통해 접했던 ‘명의 허준’은 실상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방대한 저서를 익혀서 자신만의 기준으로 의학서를 새롭게 꾸민 허준은 오히려 학자적 면모를 갖춘 ‘유의(儒醫)’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선조에 의해 조선에 필요한 의학서의 편찬을 명받았지만, 전란과 선조의 죽음으로 유배지에서 완성할 수 있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여전히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적지 않았으나, 다시 이 책을 꼼꼼히 읽어가면서 <동의보감>에 대해서 한 걸음 더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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