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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 밖 강의실 2017년 강의
노자 도덕경 30장
2017-8-11
도경 29장 去甚 去奢 去泰
將欲取天下而爲之, 吾見其不得已
장욕취천하이위지, 오견기부득이
天下神器, 不可爲也.
천하신기, 불가위야.
爲者敗之, 執者失之.
위자패지, 집자실지.
故物, 或行或隨, 或呴或吹, 或强或羸, 或挫或隳.
고물, 혹행혹수, 혹구혹취, 혹강혹리, 혹좌혹휴.
是以聖人, 去甚, 去奢, 去泰.
시이성인, 거심, 거사, 거태.
『論語』‘學而’
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汎愛衆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
입즉효, 출즉제, 근이신, 범애중이친인, 행유여력, 즉이학문.
67장; 부디 사랑하고, 검소하며, 앞서려 말 것!
我有三寶, 持而保之, 一曰慈, 二曰儉, 三曰不敢爲天下先,
아유삼보, 지이보지, 일왈자, 이왈검, 삼왈불감위천하선,
나에게 세 보물이 있어, 소중하게 지니고 있는데, 하나는 사랑이요, 둘은 검소요, 셋은 스스로 우쭐대며 세상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慈故能勇, 儉故能廣, 不敢爲天下先, 故能成器長,
자고능용, 검고능광, 불감위천하선, 고능성기장,
사랑하기에 용감하고, 검소하기에 넉넉하고 (마음이 너그럽고), 사람들 사이에 감히 나서지 않기에, 쓸모 있는 우두머리가 될 수 있다.
今舍慈且勇, 舍儉且廣, 舍後且先, 死矣.
금사자차용, 사검차광, 사후차선, 사의.
오늘날 사랑을 버리고 용감함만 내세우고, 검소함을 버리고 넓히려고만(헤프기만) 하며, 뒤로 물러남(겸손, 겸허하지)을 버리고 나서려고만 하는데, 그러면 죽게 된다.
수평선
배한봉
저 빨랫줄 참 길게 눈부시다
태양을 널었다가
구름을 널었다가
오징어 떼를 널었다가
달밤이면 은빛으로 날아다니는 갈치 떼를 널었다가
옛날에는 귀신고래도 너끈하게 널었다는
그래도 아직 단 한 번 터진 적 없는
저 빨랫줄
한라산과 백두산이
가운데쯤 독도를 바지랑대로 세워놓고
이쪽, 저쪽에서 팽팽하게 당겨주는
참 길게 눈부신
저, 한국의 쪽빛 빨랫줄
도경 30장 전쟁은 전쟁을 불러온다
以道佐人主者, 不以兵强天下, 其事好還.
이도좌인주자, 불이병강천하, 기사호환.
師之所處, 荊棘生焉.
사지소처, 형극생언.
大軍之後, 必有凶年.
대군지후, 필유흉년.
善有果而已, 不敢以取强.
선자과이이, 불감이취강.
果而勿矜, 果而勿伐, 果而勿驕, 果而不得已, 果而勿强.
과이물긍, 과이물벌, 과이물교, 과이부득이, 과이물강.
物壯則老, 是謂不道, 不道早已.
물장즉로, 시위부도, 부도조이.
되돌아보는 인간의 이기심
경향신문 칼럼, [이애경의 내 인생의 책] ① 전쟁을 위한 기도 | 마크 트웨인
이애경, 작사가 겸 작가
삶은 희망을 갈구하며 연속된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 희망은 원하는 것, 바라는 것일 수도 있고, 필요하거나 꼭 있어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고백한 희망을 세어본다면 몇 개나 될까. 그런데 내가 이루어지기를 원하던 어떤 희망이 다른 사람의 불행을 구하는 것이 되어버린 일은 없을까?
한 나라에 전쟁이 시작되고, 조국에 헌신할 젊은이들을 군대로 보낸 부모들은 예배를 드리며 이들이 적을 쳐서 무찌르고 승리하도록, 모여 기도한다. 이때 한 노인이 들어와 이렇게 묻는다. 그들이 하고 있는 기도의 의미를 잘 아는지. 그들의 승전에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결과들이 무엇인지를 아는지를. 그것은 적들이 갈기갈기 찢기고, 고통 속에 몸부림치고, 죽은 아들을 부여잡고 통곡하는 어머니의 울부짖음을 듣는 것이었다. 적군의 어린아이들이 고아가 되며 생명이 시들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었다. 노인은 다시 묻는다. 그들의 기도대로 진정 그들의 자녀들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원하는지를.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작가 마크 트웨인이 쓴 <전쟁을 위한 기도>는 반전우화로 인간의 이기심과 야만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것이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도록 시선이 옮겨 올 때, 마음마저 벌거벗겨진 듯 참혹해진다. 내용은 짧지만, 그 안의 깊이는 결코 가볍지 않다.
집값이 오르게 해달라는 기도 때문에 어떤 가족은 지하 월세방으로 내려앉을 수도 있다. ‘내 부러진 다리를 먼저 치료해 달라’는 바람 때문에 응급실의 누군가는 치료를 기다리다 죽을 수도 있다. 나는 어떤 것을 희망하고 구하는가. 나의 기도가 이웃에게 저주가 되지 않도록, 나의 희망이 다른 사람의 눈물을 끌어내는 일은 없는지 돌아보게 된다.
以道佐人主者, 不以兵强天下, 其事好還.
이도좌인주자, 불이병강천하, 기사호환.
도로서 군주를 보좌하는 이는, 군대를 강하게 하여 천하를 다스리게 하지 않는다, 그 일은 반드시 되갚음을 받기 때문이다.
1. 국민 대피 및 보호 매뉴얼은 없는 정부
2. 한자 풀이
1) 以 써 이, 人 (사람 인, 2획), 총 5획
1. ~써, ~로, ~를 가지고, ~를 근거(根據)로, 2. ~에 따라, ~에 의해서, ~대로, 3. ~때문에, ~까닭에, ~로 인하여, 4. ~부터, 5. ~하여, ~함으로써, ~하기 위하여, 6. ~을 ~로 하다, 7. ~에게 ~을 주다, 8. ~라 여기다, 9. 말다, 10. 거느리다, 11. 닮다, 12. 이유(理由), 까닭, 13. (시간, 장소, 방향, 수량의)한계(限界)를 나타냄
※ 회의문자;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음. 사람이 연장을 사용(使用)하여 밭을 갈 수 있다는 데서 「~로써」, 「까닭」을 뜻함. (상형문자)쟁기의 모양을 본뜸.
2) 佐 도울 좌, 亻 (사람 인변, 2획), 총 7획
1. 돕다, 보좌하다(補佐ㆍ輔佐--), 2. 권하다(勸--), 3. 다스리다, 4. 도움, 돕는 사람, 5. 속료(屬僚), 속관(屬官), 6. 부차적(副次的)인 것
※ 형성문자; 뜻을 나타내는 사람 인변(亻(=人)☞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 에 뜻을 나타내는 左(좌)로 이루어짐. 돕는 사람, 또 돕다의 뜻.
※ 같은 뜻을 가진 한자(유의자); 佑 도울 우
3) 好 좋을 호, 女 (계집 녀, 3획), 총 6획
1. 좋다, 2. 사이좋다, 3. 아름답다, 4. 좋아하다, 5. 사랑하다, 6. 구멍, 7. 우의, 정분, 교분(交分), 8. 친선의 정, 9. 곧잘, 자주, 걸핏하면
4) 環 고리 환, 王 (구슬 옥변, 4획), 총 17획
1. 고리, 2. 둥근 옥(玉), 3. 고리 모양의 옥(玉), 4. 둘레, 5. 두르다, 6. 돌다, 선회하다(旋回--), 7. 두루 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8. 물러 나다
※ 형성문자; 环(환)의 본자(本字). 뜻을 나타내는 구슬옥변(玉(=玉, 玊)☞구슬)部와 음 (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둥글게 되어 있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睘 (경☞환)으로 이루어짐. 둥글게 되어 있는 구슬의 뜻으로 쓰임.
※ 이형동의자(이체자); 环 구슬 배, 고리 환 (간자)
※ 모양이 비슷한 한자; 還 돌아올 환, 돌 선
師之所處, 荊棘生焉.
사지소처, 형극생언.
군사를 일으켰던 곳에는, 가시덤불이 자라게 된다.
1. 전쟁의 참상, 전쟁은 왜 일어나는가,
민중의 폭력성이 아니라, 권력자들과 권력 지향자 전쟁을 통해 이권을 얻을 이해관계당사자들의 탐욕과 선동, 그리고 민중의 한계, 무기, 석유, 광물자원, 권력 유지 등
민둥산, 억새밭이 있는 산들, 1951년 미공군의 폭격훈련장으로 경기 화성시 우정읍, 비무장지대, 용산, 의정부 등 주한 미군 군용지 오염. 경북 성주군 사드 배치,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관악산 우면산, 청계산, 정상의 군 기지.
2. 한자 풀이
1) 師 스승 사, 巾 (수건 건, 3획), 총 10획
1. 스승, 2. 군사(軍士), 군대(軍隊), 3. 벼슬아치, 4. 벼슬, 5. 뭇 사람, 6. 신령 (神靈), 신의 칭호(稱號), 7. 전문적인 기예를 닦은 사람, 8. 악관(樂官), 악공(樂工) 9. 육십사괘의 하나, 10. 사자(獅子), 11. 스승으로 삼다, 모범(模範)으로 삼다, 12. 기준(基準)으로 삼고 따르다, 법으로 삼게 하다, 13. (수효가)많다
※ 단어 뜻풀이; ①스승, ②고대(古代) 중국(中國)의 군제(軍制)에서, 여(旅)의 5배, 곧 2 천 500인을 이르던 말, ③조선(朝鮮) 시대(時代) 때의 세자사(世子師)를 달리 이르던 말, ④조선(朝鮮) 시대(時代) 때 세손사(世孫師)를 달리 이 르던 말, ⑤고려(高麗) 때 세자사(世子師)를 달리 이르던 말
※ 회의문자; 师(사)의 본자(本字). 왼쪽(지층의 겹)과 오른쪽(골고루 돎)의 합자(合字). 옛날에는 언덕에 사람이 모여 살고 또 군대(軍隊)가 주둔했으므로 사람이 많다, 군대(軍隊)의 뜻이 됨. 또 사람의 모범이 되어 남을 이끄는 사람, 선 생의 뜻이 됨. 사람이 많다는 뜻에서 首都(수도)도 師(사)라 함.
2) 焉 어찌 언, 오랑캐 이, 灬 (연화 발, 4획), 총 11획
1. 어찌, 어떻게, 2. 어디, 어디에, 3. 보다, ~보다 더, 4. 이에, 그래서, 5. 이 (지시 대명사), 6. ~느냐?, 7. ~도다!, 8. 그러하다, ~와 같다, a. 오랑캐 (이)
※ 상형문자; 본디 새의 이름, 그러므로 새조(鳥☞새)部에 속해야 할 글자. 그러나 예로 부터 내려온 관례에 의해 부수(部首)는 연화발(灬(=火)☞불꽃)部에 포함시 키고 있음. 음(音)을 빌어 의문의 말이나 구말(句末)의 어조사로 쓰임.
大軍之後, 必有凶年.
대군지후, 필유흉년.
큰 전쟁이 휩쓸고 난 뒤에는 반드시 흉년이 든다.
1. 원폭 피해자, 전쟁 고아, 지뢰에 의한 피해자 등 그리고도 보이지 않는 수많은 상처들. 미국의 월남전,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 참전군인들의 황폐화, 한국의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 고엽제 피해
善有果而已, 不敢以取强.
선자과이이, 불감이취강.
선자(군사를 잘 쓰는 자)는 겨우 목적만 달하고 그친다, 그것으로 강함을 취하려 들지 않는다.
1. 한자 풀이
1) 果 실과 과/열매 과, 강신제 관, 木 (나무 목, 4획), 총 8획
1. 실과(實果), 과실(果實), 2. 열매, 3. 결과(結果), 4. 시녀(侍女), 5. 과연(果 然), 정말로, 6. 끝내, 마침내, 7. 만약(萬若), 가령(假令), 8. 과단성(果斷性)이 있 다, 과감하다(果敢--), 9. 이루다, 실현하다(實現--), 10. (속에 넣어)싸다, 11. 시중들다, a. 강신제(降神祭: 내림굿) (관)
※ 단어 뜻풀이; ①결과(結果) ②인연 소생(因緣所生)의 일체(一切)의 법 ③불과(佛 果) ④과실(果實)이나 과실(果實) 나무를 나타내는 말
※ 상형문자; 나무 위에 열매가 열린 모양을 본 뜸, 또 열매를 맺는다는 데서 일의 결과 나 혹은 과감히 함을 뜻하게 되었음.
※ 같은 뜻을 가진 한자(유의자); 實 열매 실, 이를 지, 㮢 과실 후
※ 반대 뜻을 가진 한자(상대자); 因 인할 인
2) 已 이미 이, 己 (몸 기, 3획), 총 3획
1. 이미, 벌써, 2. 너무, 3. 뿐, 따름, 4. 매우, 대단히, 너무, 5. 반드시, 6. 써, 써서, 7. 이, 이것, 8. 조금 있다가, 그 후 얼마 되지 아니하여, 9. (병이)낫다 10. 말다, 그치다, 그만두다, 끝나다, 11. 용서(容恕)하지 아니하다, 불허하다(不許--) 12. 버리다, 버려두다
※ 상형문자; 본디 지지(地支)의 巳(사)와 같고 뱀 모양을 본떴으나 그와 구별(區別)하여 已(이)라 쓰며, 그 음(音)을 빌어 이미ㆍ그치다ㆍ따름 따위의 뜻으로 쓰임.
※ 이형동의자(이체자); 㔾 병부 절, 이미 이 (동자)
※ 같은 뜻을 가진 한자(유의자); 旣 이미 기, 쌀 희
※ 모양이 비슷한 한자; 乙 새 을, 己 몸 기, 巳 뱀 사
3) 而 말 이을 이, 능히 능, 而 (말이을 이, 6획), 총 6획
1. 말을 잇다, 2. 같다, 3. 너, 자네, 그대, 4. 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 5. 만약(萬若), 만일(萬一), 6. 뿐, 따름, 7. 그리고, 8. ~로서, ~에, 9. ~하면서, 10. 그러나, 그런데도, a. 능(能)히(=能) (능), b. 재능(才能), 능력 (能力) (능)
※ 상형문자; 턱 수염의 모양, 수염. 음(音)을 빌어 어조사로 씀.
果而勿矜, 果而勿伐, 果而勿驕, 果而不得已, 果而勿强.
과이물긍, 과이물벌, 과이물교, 과이부득이, 과이물강.
목적을 이루고 나서 자랑하지 말아야 하며, 목적을 이루고 나서 우쭐대지 말아야 하며, 목적을 이루었다고 교만하지 말아야 하며, 목적을 이룬 것은 부득이 한 것으로(멈추지 못해서였다고) 여겨, 목적을 이루고도 함부로 그 힘을 부리지 않는다.
1. 한자 풀이
1) 矜 자랑할 긍, 창 자루 근, 앓을 관, 矛 (창 모, 5획), 총 9획
1. 자랑하다, 2. 불쌍히 여기다, 3. 괴로워하다, 4. 아끼다, 5. 엄숙하다(嚴肅 --), 6. 공경하다(恭敬--), 7. 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8. 숭상하 다(崇尙--), 9. 위태하다(危殆--), a. 창(槍) 자루(끝에 달린 손잡이) (근), b. 앓다 (관), c. 홀아비 (관)
※ 형성문자; 뜻을 나타내는 창모(矛☞세모진 창)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자루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今(금)으로 이루어짐. 「창(槍) 자루」의 뜻.
※ 같은 뜻을 가진 한자(유의자); 誇 자랑할 과, 아름다울 후, 노래할 구
2) 伐 칠 벌, 亻 (사람 인변, 2획), 총 6획
1. 치다, 정벌하다(征伐--), 2. 베다, 3. (북을)치다, 4. 찌르다, 찔러 죽이다, 5. 비평하다(批評--), 6. 모순되다(矛盾--), 저촉되다(抵觸--), 7. 무너지다, 8. 자랑하다, 9. 치료하다(治療--), 10. 방패(防牌ㆍ旁牌), 11. 공로(功勞), 훈공 (勳功), 12. 간흙
※ 회의문자; 창과(戈☞창, 무기)部로 사람인(人(=亻)☞사람)部의 목을 잘라 죽이는 모양 이며 죄인(罪人)을 베다, 전(轉)하여 치다의 뜻을 나타냄.
※ 같은 뜻을 가진 한자(유의자); 征 칠 정, 부를 징, 打 칠 타, 拷 칠 고, 搏 두드릴 박/ 어깨 박, 撞 칠 당, 撲 칠 박, 칠 복, 擊 칠 격, 敲 두 드릴 고, 두드릴 교, 두드릴 학, 攻 칠 공, 討 칠 토
3) 驕 교만할 교, 馬 (말 마, 10획), 총 22획
1. 교만하다(驕慢--), 2. 경시하다(輕視--), 3. 오만하다(傲慢--), 4. (말이)길 들여지지 않다, 5. (말이)굳세다, 6. 씩씩하다, 7. 속이다, 기만하다(欺瞞--), 8. 사랑하다, 총애하다(寵愛--), 9. 제멋대로 하다, 10. 사냥개, 11. 키가 여 섯 자 되는 말, 12. 씩씩한 모양
※ 단어 뜻풀이; 교만(驕慢)
※ 형성문자; 䮦(교)의 본자(本字). 뜻을 나타내는 말마(馬☞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喬(교)가 합(合)하여 이루어짐.
※ 같은 뜻을 가진 한자(유의자); 恣 마음대로 자/ 방자할 자
物壯則老, 是謂不道, 不道早已.
물장즉로, 시위부도, 부도조이.
모든 세상 일(권력이든, 재물이든, 사랑이든, 건강이든)은 강대해지면 노쇠해지니(시들해지고, 무너지고, 잦아들기) 마련이다, 이(절제하지 않고 함부로 장함을 누리는 것)를 일러 도에 어긋난다고 하는데, 도에 어긋나면 일찍 끝나게(그치게, 멈추게) 된다.
애완과 공경의 갈림길
경향신문 칼럼, [송혁기의 책상물림], 2017-8-9
송혁기 |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약상(弱喪)’이라는 말이 있다. 젊은 나이에 타지에 나와 살다 보니 고향을 잃어버려서 돌아갈 길도 모르게 된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본디 장자(莊子)는 삶과 죽음에 대한 집착을 깨뜨리려고 이 말을 했지만, 자신의 참모습을 잊고 헤매듯이 살아가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길 잃은 아이’의 막막함이 ‘귀향’의 아늑함과 대비되면서 문득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표현이다.
조선 문인 이식(李植)은 억지로 굽혀서 신기한 모양으로 만들어놓은 소나무를 보며 약상을 떠올린다. 외모를 번지르르하게 꾸미고 처신을 약삭빠르게 하면서 남의 시선을 끌고 인기를 누리는 데에만 급급한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그렇게 대단하게 생각하며 아등바등하는 일들 가운데 정작 ‘자신’은 없다는 사실이다. 위로 자라는 본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인위적인 조작에 길들다 보니 어느덧 아래로 향하고 옆으로 퍼지는 것이 자신의 본래 모습이기나 한 듯이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는 소나무처럼, 남에게 잘 보이려는 데에만 신경을 쏟다가 정작 자신의 본래 모습은 까맣게 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게 되는 것이다.
부모님이 좋아하는 일만 하는 아이가 사랑받는다. 그렇게 칭찬만 들으며 잘 자란 아이들이 학교가 요구하는 점수를 잘 받고 공적 기관과 사기업의 수요에 적합한 인재로 만들어진다. 유순하게 말 잘 듣는 가지들만으로 보기 좋게 모양을 내기 위해서는, 뻣뻣해서 길들여지지 않는 가지를 초장에 베어버려야 한다. 그렇게 거세되고 손상되면서 누군가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어간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진 소나무를 애지중지하던 사람들도, 숲속에서 자기 본성대로 우뚝하게 자라난 소나무를 보면 우러러보며 공경한다. 남에게 잘 보이려 애쓰는 사람에 대해서는 평소 예뻐하다가도 어느 순간 업신여기는 일이 있지만, 남의 시선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만의 세계를 만든 사람을 보면 감히 함부로 하지 못하고 공경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위인(爲人)이 아니라 위기(爲己)의 공부가 중요한 이유다. 애완의 대상이 될 것인가, 공경의 대상이 될 것인가.
이 쉽지 않은 결정과 실천 앞에서 만나는 공자의 말은 준엄하다. “자신의 참모습을 잃고도 살아 있다면 그것은 요행으로 죽음을 면한 상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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