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도 봤습니다.
실제, 스파이들이 있다면 <007 시리즈>나 <본 시리즈> 같은 액션 가득한 삶이 아니라
이들 처럼 정보 하나에 목숨을 걸고, 그 정보 때문에 자기에 목숨이 죄어 올지도 모르는 두려움,
그리고 누구 하나 믿을 수 없는 긴장감을 가지고 살지는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전자의 스파이들이 비밀스러운 삶의 로망이 집대성 되어있다면
후자의 스파이들은 현실 세계에서의 스파이들에 대해서
진중한 연기, 담담한 카메라 워크, 현란하지 않는 편집들로 담아
사실감에서 오는 긴장감으로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본 거 같습니다.
<모스트 원티드 맨>만 때어놓고 본다면
국가와 테러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라는 명목으로, 추정만 가지고 그를 테러리스트라고 몰고, 이용 해도 되는 것인가?
"군터"가 추구했던 건, 자신의 명예회복이었을까? 아니면 테러조직의 자금을 추적하여
큰 물고기를 잡으면서 자신을 도와준 정보망들조차 보호하려고 했던 진정한 스파이였을까?
애시당초, 테러를 일으켰던 원인은 자국의 이익만을 도모했던 서양세계에 원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또한 그 테러를 빌미로 국가의 충성을 요구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인가?
여러가지가 생각나서 복잡한 가운데서도 영화는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핵 미사일 비밀을 빼오거나, 금융사기범을 잡는 현란한 액션 같은 것이 없는데 말이죠.
그런데는 배우들, 특히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연기력은 대단했습니다.
언듯보면 얼굴이 '디 워'의 심형래씨 같어서 집중이 안 될 줄 알았는데
그가 줄담배를 피우면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은 저절로 장면에 흡입되는 그런 힘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FxxK" 한 마디와 담담히 차로 돌아가는 장면은
스파이로써의 극복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재미있게 본 두 작품다 '존 르 카레'라는 작가의 작품이 원작이라는데 지금 당장 읽어보고 싶습니다.
다들 방대한 스토리를 영화에 잘 담았다고 하는데 원작으로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당연히 "볼"이구요. 별점은 4개 반
"폭스캐쳐"와 같은 무게를 지닌 영화지만 볼 거리가 많아 덜 지루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줄 평은 "진정한 적은 항상 내부에 있다"
첫댓글 아.. 필립.. 이거보려고 평일 아침에 코엑스까지 가느라 고생했던 기억이네요
극장에서 봤으면 마지막 장면에서 육성으로 욕했을 듯... 역시 미국놈들은 믿으면 안 됨
@InMoTion 머리에만 털나는 놈들은 믿을 게 못되죠ㅋ
저도 극장서 봤는데 진짜 끝까지 긴장하며 봤었어요. 이런 스타일 영화가 또 나왔으면 하지만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은 더 못보겠네요. 다시 고인 명복을 빕니다..
사실 미션 임파서블 밖에 본 게 없어서 저한테 약간 저평가 됐었는데 이 영화보고 생각이 바뀌었네요. 천천히 다른 작품들 볼려구요. 일단은 카포티 예약 중
@InMoTion 저도 카포티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