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국에 갔을때
중학교 1학녀때부터 고3때까지 꼭 붙어다녀서
학교에서 3총사라 불리웠던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한 친구는 유명한 신경외과 교수 남편과 한국에 살고있고
또한 친구는 은퇴한 병리학의사 남편과 한국에서 반, 미국에서 반 왔다갔다 하면서 사는데...
우연히 우리셋이 동시에 서울에 있게되어 40년만에 셋이 같이 만날 수 있는 참 귀한 기회가 찾아 왔지요.
그런데 남편혼자 놔두고 나 혼자만 친구만나러 가기가 뭘해서
남편한테 같이 가자고 했지요.
친구들과 만나기로한 예술의 전당에 들어서니
요요마 공연이 있다고 크게 써 붙여 있더군요.
우리는 만나서 먼저 미술전람회등을 구경했습니다.
남편은 밤낮이 바뀌어서 그런지
사람들 만나느라 매일 바쁘게 다녀서 그런지 많이 피곤해 했습니다.
마침 이층 미술전람회장 뒤쪽에 의자들이 있는데 한적했습니다.
친구들 만나는데 도시락을 싸와서 그런지...
좀 남편이 눈총받는것 같기도 해서
당신은 저전람회 안쪽이 조용하니까 의자에서 좀 눈을 붙이세요" 했지요.
그런데 남편이 의자에 누워서 잠이 깜박 들려고 했을때
경비 아저씨(?)가 와서는
"아저씨! 여기서 주무시면 안돼요!!!"하고 깨우더랍니다.
남편은
"아니 내가 이 전람회에 라이브전시물인데...
나를 몰라보고 깨우다니..." 했습니다.
남편이 노숙자 노릇하다가 쫒겨나서
우리한테 와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
우리 친구들이 이제는 늙어서 사진찍어놓으면 흉하다고
질색을 해서 몇개 못찍었지만은요.
레이스달린 원피스 입고 나갔다가 친구들한테 흉 많이 잡혔습니다
14년전 60대 후반 할머니들일때 찍은 사진입니다.
남편이 노숙자 하던 이야기를 듣고는
친구들이 깔깔 웃었습니다.
한 친구가
"난 얘가 남편한테 "여기서 자고 있어요~~~"할때
그런일이 있을줄 알았다."
그러니까 다른 친구가
"그래서 부부는 다 비슷하게 끼리끼리 만나서 살지 안니?" 합니다.
남편과 내가 둘다 짝맞게 푼수라는 뜻이지요.
하여간 우리는 이번에는 자리를 옮겨서
분수앞 커피점에 들어가 이야기를 할려고 했는데...
아직 문을 열지않았나 했었어요.
하는수 없이 음악공연하는곳에 들어가 의자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뒤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남편에게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래서 남편한테 우리는 저녁을 먹어야 하니 먼저 가라고 이야기 했지요.
한창 셋이서 수다를 떠느라 정신이 없는데
공연장 직원인듯한 사람이 다가 오더니
지금 요요마 연주회가 시작되는데 들어오셔서
공연을 관람해 주시겠느냐고 표를 4장 주네요.
무려 16만원짜리 좌석인데 공짜로 표를 얻다니...
(아마 제일 비싼표들이 안팔린게 있었가 봅니다.)
표가 한장 남는데 노숙자 할아버지를 그냥 먼저 들여보내서 얼마나 아쉽던지...
우리 노숙자 할아버지도 요요마 팬인데...
하여간
R
석이 있는
2
층으로 올라가니 로비에 갖가지 맛있는
오더블들이 손님들을 위해 차려있고... 갖가지 드링크와 와인까지...
노숙자 마누라가 요요마의 연주를 듣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와인도 마신 운좋은 날이었습니다.
첫댓글 요요마연주표를 저는 공짜로 주겠다는 데도 안갔어요.
큰딸이 필라델피아 필하모니오케스트라를 관장하는
직장을 가졌을때, 수시로 그렇게 티켓을 가져다 주었어요.
(몇번 가본 후에 그후로 티켓은 아는 분들에게 주었지요.)
저는 그렇게 문화인이 못되는지 몇번 필하모니 오케스라의 연주를
보러 센타시티에 갔을때 비싼 파킹값에 잘차려입고 갔는데,
대부분 가끔 기침도 하는 노인들이 많이 듣더라고요.
아마 1년 회원권으로 오시는 분들 같아요.
그렇게 앉아서 연주를 다듣고 집으로 오기까지
왕복시간에 파킹자리 찾는 것하며 그렇게 어렵게
가느니,그냥 집에서 시디를 듣는 것이 낫겠다는
비문화인 판단을 제가 했답니다.
남편이 어떻게 실제로 연주하는 것하고 시디하고 비교하느냐 했지만
저는 혼자 시디 듣는 편이 낫습니다..지금은 유튜브로 들어요.
한국에서도 청이님과 친구분들께서 요요마 티켓을 공짜로 받으셧다니,
저도 옛날 생각이 납니다.
한국분들은 상당한 수준의 문화인들이 대부분이시지요.
횡재하신 날이네요.
그 연주회에 초청했던 귀빈들이 오시지 않으셨나 보군요.
고박사님께서 졸지에 노숙자 취급을 받으셨네요.
시간이 화살 같으네요. 친구분 만나신게 벌써 14년 전이군요.
중.고등학교를 삼총사로 함께 다녀셨다니 엄청 친하셨을텐데,
몇년에 한번씩이라도 만나시면 좋을텐데,
청이님께서 어머님 돌보시느라 한국 방문하신지 꽤 오래 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