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클제1011-1012회 제7기 신곡 천국편 제13곡(35-36)2024-9-07~2024-9-14 |
신곡(The Divine Comedy)
천국편(Paradiso) 제13곡/제4 태양천(太陽天:The Heaven of the Sun)
토마스가 단테의 두번째 질문에 답함
강사: 김 숙 선생
1. 제 13 곡의 개요
1.상상해보라(1-30): Imagine
2.피조물의 생성과정(31-111)
a)아퀴나스 다시 입을 열다(31-36)
b)단테의 질문을 파악함(37-51)
c)직접창조와 간접창조(52-87)
d)어찌 솔로몬을 견줄자가 없다했는가(88-111)
3.성급한 판단을 하지 말라(112-142)
2. 줄거리
태양천의 4번 째 곡이자 마지막이다. 사려(思慮)와 분별(分別)의 덕을 강조 하고 있다. 두개의 원(내측과 외측 각12명의 혼)이 단테와 베아트리체 주변을 노래와 춤을 곁들여 서로 반대로 돌고 있다. 넋들의 장대(壯大)함을 보여 주기위해 단테는 웅장(雄壯)한 성좌(星座)의 이미지로 서곡을 장식한다(1-24). 노래와 춤이 끝나자 다시 성. 토마스는 말하기 시작한다(33-36). 앞서 10곡 114행에서 토마스가 '그 어떤 버금가는 자도 이렇듯 지견(知見)에 도달하지 못하였느니라’고 말한 바 있다. 이것이 단테의 둘째 번 의문이었다. 토마스는 단테에게 그 의문을 풀어주었다.'아담과 그리스도께 완전무결한 지혜를 주었고 필적할 자가 없다’해놓고 또 ‘솔로몬의 지혜를 필적할 자가 없다‘고 말했으니. 단테가 혼란(混亂)에 빠진 것을 토마스는 이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마스는 아담, 그리스도의 완전한 지혜와 솔로몬의 지혜가 양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솔로몬에게 완전한 지혜를 주었다고 말했을 때의 뜻은 이러하다. 그것은 왕으로서의 다스리고 판단하는 지혜이다. 아담 그리스도의 지혜는 근본적이며, 일반적인 것이다. 토마스는 이 경우를 들어 단테에게 조급한 판단은 금물이라고 말한다(118). 그는 몇 명의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과 이단자들의 실례를 들면서 사려(思慮)깊은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한다. 아름다운 일련의 시적인 비유(130-142행)로 끝을 맺는다.
3. 내용 분해
1.상상해보라(1-30행)
시인(단테)은 자기와 베아트리체를 중심으로 서로 반대되는 방향으로 회전하는 24혼들의 광채와 운행을 성좌(星座)에 비유하고 있다. 단테는 독자들에게 상상할 수 없는 장엄(莊嚴)한 성좌(星座)의 운행을 3번이나 상상해보라고 권면하고 있다. 마크 무사는(p158)은 1,7,10행을 Imagine(명령형, 상상해보라)으로 시작하고 있다. 대웅성(the Great Bear)은 큰곰자리라 불리는 성좌로 7개의 별로 구성되어있는 북두칠성이다.‘원동천이 돌아가는 축(axis)의 한 끝(북극성)에서 비로소 시작되는 뿔의 입 부분(bell-mouth,종모양의 입)을 상상해보라(10-12행)고 한다. ’뿔이 입에 있는 작은 곰 자리의 두별이다. 미노스의 딸(14행)’은 북반구 하늘에서 늘 볼 수 있는 별인데 그 이름이 아리아드네이다. 그녀가 죽음의 한기를 느꼈을 때 화관(花冠)으로 성좌를 만들었다. 아리아드네의 연인 테세우스에게 버림을 당했으나 주신(酒神) 바쿠스가 그녀를 아내로 삼았다. 사후 그녀의 화관을 하늘에 올려 성좌를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그 하나의 빛살이 다른 것 안에 모이고(16-18행)’는 두 개의 별자리가 동심원을 이루도록 모인다는 뜻이다. 15개의 별과 북두칠성(대웅성)의 7개와 소웅성의 2개를 합하니 24개가 된다. 12개는 내측(內側)에 다른 12개는 외측(外側)에 있으므로 하나가 다른 하나에게 빛을 방사(放射)한다. ‘진실된 성좌(19-21행)’-앞에 언급된 24인의 신학자의 영이다. ‘지상의 풍습과 천국의 그 것(22-24행)’전혀 다른데 원동천의 속도가 토스카나의 느린 시내(키아나, Chiana)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2. 피조물의 생성과정(31-111행)
a.아퀴나스 다시 입을 열다(31-36행)
토마스가 나타나 단테의 의혹(疑惑)을 풀어주겠다고 한다(25-36행). 하늘의 영들은 바쿠스(주신)나, 아폴로에 대한 찬미도 아니고, 삼위일체와 그리스도의 신인 양성을 찬양하는 것이다(25-27행). 노래와 춤이 끝나자 영들은 단테와 베아트리체에게 마음을 쓰며, 위로 하나님을 아래로 단테를 생각하면서 기뻐한다(28-30행).‘하나님의 가난한 이’는 성 프란체스코이다. 그의 생애를 이야기하던 빛(아퀴나스)이 혼들 속에서 침묵을 깨고 이야기를 시작한다.‘볏집 하나(곡식단)를 타작하고(34행)’는 앞의 질문을 풀어주었다는 뜻이다. ‘또 하나’는 둘째 번 의문이다. 선사(禪師)들은 제자에게 의문 덩어리(疑團)를 던져주고 이것을 골돌히 생각하며 깨닫도록 촉구한다. 의문의 제기는 신앙과 학문의 발전을 촉진시킨다. 신곡의 구조는 문제 제기에 대한 스승들의 답변의 연속이다. 질문이 없는 제자나 주입식 가르침만 일삼는 스승은 모두 학문을 정체(停滯)시킨다(37-45행). 그리스도의 가슴에 채워진 힘은 하나님께로서 왔다(46-48행).‘다섯 째 빛‘은 솔로몬의 넋이다. 단테에게 지금 대답하는 말을 잘 들어라(49-51행)고 한다.
b.단테의 질문을 파악함(37-51행)
토마스는 아담의 갈빗대(늑골)를 뽑아서 해와를 창조했다는 창세기 2장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단테는 자기류로 아담 이브의 이야기를 재구성 하고 있다.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음(입맛 다심)으로 잃었던 것(낙원상실)을 회복하기 위하여 아담(그리스도)의 갈빗대가 뽑히었다(십자가의 죽음). 아담에게서 뽑아낸 갈빗대로 그리스도의 가슴(십자가)을 채워주셨다. ‘앞과 뒤’는 수난의 전후 즉 과거와 미래의 죄 까지 담당하시었다. 인간 본성에 최고의 빛은 아담과 그리스도를 지으신 그 힘이다(43-45행).타락이전의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그리스도야 말로 최고의 지혜라고 너는 생각하고 있었는데, 솔로몬의 지혜에 필적하는 것이 없다는 내 말이 너에게 혼란을 일으킨 것을 이해할 수 있다(46-48행).
c.직접창조와 간접창조(52-87)
피조물의 생성과정을 스콜라 신학의 관점으로 설명한다. 논리적이긴 하나 중세신학의 한계를 본다. 여기 설명은 천국2곡에서 달의 흑점에 대하여 베아트리체가 강론한 내용과 비슷하다. 토마스의 설명이 베아트리체와 다른 점은 어떻게 불완전함이 피조물 안에 존재할 수 있는가이다.모든 피조물은 이데아의 빛(삼위의 성자)를 반영한다. 이 빛은 성부(제1원인)로부터 나온다. 신적 빛은 9계급의 천사들을 통해서 반사되고, 이 천사들은 그 빛을 다양한 피조물을 통해서 전달한다. 반사가 계속됨에 따라서 빛은 감소된다. 제천(諸天)의 힘을 통해서 피조물은 간접적으로 지어진다. 이 창조에 있어서 기본 물질인 밀랍(蜜蠟,wax)은 다양한 용량에 따라 신적 빛(Divine Light)을 받는다. 이것이 창조행위 속에서 광범위의 다양성과 차이를 설명해준다. 일체의 피조물은 모두 삼위일체 하나님으로부터 나오는 이데아(로고스 말씀)의 현현(顯顯)이다(52-54행). 성자의 빛이 성부와 성령으로부터 갈라지지 않고, 그리스도의 의지(은총)로써 9천에 있는 아홉 계급의 천사들이 실체들을 통해서 빛을 비추셨다(55-60행). 9개의 실재(天使)로부터 빛살은 천상계에서 지상에 내려서 마침내 단순한 피조물(우연)을 짓게 하였다. 이 우연물(偶然物,혹은 우발물)이란 광물과 동식물과 함께 생성된 것들을 가리킨다. ‘밀랍(wax)은 기본적 질료(素材)이다.‘ 마련하는 그것(67행)’은 제천(諸天)의 영향력이다. 밀랍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지 않아서 로고스(Idea)의 표지(標識)아래 더비추거나 덜 비추니 피조물의 우열이 생기게 된다(61-78행). 티 없이 완전한 창조는 아담과 그리스도의 인성(79-87행)안에서 이루어졌다. 피조물의 우열의 과정을 설명한다. 이 완전은 직접창조의 결과인데 성부의 밝은 모습(그리스도)을 움직인 성령의 사랑이 찍어서 된 것이다. 이렇게 하여 아담과 그리스도의 인성이 이루어졌다.‘두 가지 인격(85행)’은 아담과 그리스도이다. 완전한 사람은 전에도 이후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그대의 생각은 옳다고 토마스는 단테에게 말한다.
d.어찌 솔로몬을 견줄 자가 없다 했는가?(88-111행)
완전(完全)한 지혜는 아담과 그리스도뿐인데, 솔로몬에게 필적할 지혜가 없다고 했으니, 이 두 말이 모순되지 않느냐는 단테의 의문에 대하여, 토마스가 답변(答辯)하고 있다. 솔로몬에게 준 지혜와 아담과 그리스도에게 준 지혜의 차이를 설명한다. 솔로몬에게 준 지혜는 임금으로서 백성을 다스리는, 정치가에게 준 지혜이다. 환언하면 분야(分野)별 전문지혜(專門智慧)라고 말할 수 있다(109행). 토마스는 불확실한 일에 조급(早急)한 판단(判斷)은 금물이라고 경고한다. 진리(眞理)를 알고자 하면서도 그 방법을 모르는 자는 고기를 낚시하고 싶으나 방법을 모르는 자와 같다(121-123행).
3.성급한 판단을 하지 말라(112-142행)
밭의 이삭, 찔레, 배 그리고 도적 등의 다양한 이미지(130-142)를 예로 들면서 인간은 보이는 것이 참이라고 판단을 내리고 스스로를 기만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적 이미지로 묘사된 교훈이 감동적이다. 하나님만이 참되고 완전한 것을 볼 수 있다. 성급한 판단으로 오류에 빠졌던 고대 그리스 철학자 몇 명과 기독교 이단자 몇 명의 실례를 들었다(112-129행). 그리스의 엘레아학파 철학자(BC 500년경) 파르메니데스는 인간의 기원이 태양에서 나왔다고 했다. 3세기의 사벨리우스는 삼위일체신의 교리를 부정한 이단이다. 그릇된 판단(判斷)을 하지 말 것을 권면(勸勉)한다(130-142행).
4. 소감 및 교훈(敎訓)
13곡은 태양천에 관한 4번째이자 마지막이다. 이 곡의 첫 부분(1-30행)은 장엄한 천체의 세계에로 우리의 눈을 돌리도록 촉구하고 있다. 성좌를 쳐다봄으로 천국의 24혼들을 실감나게 묵상할 수 있게 했다. 52-87행은 가장 신학적이며 교훈적 색채를 띠고 있다. 하나님의 직접창조와 간접창조라는 생소한 개념에 많은 시간을 쓰게 했다. 솔로몬의 지혜의 성격이 어떤 것인지를 배웠다(왕상3:4-14). 타락전의 아담과 인성을 지니신 예수의 완전창조에 대하여 배웠다. 112-142행까지의 교훈적 문장은 너무나 문학적이었고 교훈적인 감동이 컸다.
‘위관규천(葦管窺天)’이란 원효대사가 즐겨 썼다는 말이다. 갈대구멍(葦管)으로 하늘을 엿본다는 뜻이다. 내가 본 하늘은 갈대 관을 통해서 본 하늘이다. 우물 안에서 개구리가 본 작은 하늘을 온 하늘로 착각할 수 있다. 두레박을 타고 우물 밖을 나온 개구리가 하늘을 보고 놀랐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 단테를 통해서 나의 기독교 이해도 넓어지고 깊어지고 높아지는 것 같다.
(2005. 2.11작성 2007.8.31수정 2017.9.29 재수정 홍응표씀)
<참고도서>
1.최민순역/단테저/신곡(하)/을유문화사/1988/p641-648
2.Mark Musa Trans/The Divine Comedy(Paradise)/Penguine Classics/1986/p158-167
3.John Ciardi Trans/The Paradiso/Signet Classic/1970/p161-169
4.矢內原忠雄 神曲講義/天國篇/みすず書房/1976/p320-335
5.山川兵三郞譯/神曲(天堂,下)/ 岩波文庫/1990,第32刷發行/p281-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