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낭을 맨채로 욕조에 더운 물을 받는다.
여기저기, 옷가지를 벗어던지고 욕조에 몸을 담근다.
샤워기로 한참을, 몸 전체를 지지면서 나른해지는 의식에 나를 온전히 맡겨본다.
몽롱해지는 생각들을 즐기면서......
타이레놀 2알을 먹고 4시간 정도 푹 잔 것 같다.
살림을 줄여서 이사를 하려고 하니 버릴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게다가 집안사람이 이것 저것 버리질 못해서, 구석구석 꿍처둔 물건들이
왜그리도 많은지, 혹시나 했는데 돈이나 금부채는 없다.ㅋㅋㅋ
3-4일전부터 분리수거통,쓰레기봉지를 들고, 왔다 갔다 40번정도 하고나니
온 몸이 전기를 타고 흐르는 듯한 몸살이 온다.
발바닥이 불이 나는 듯하더니 발등도 아프고 고관절도 아프다,
여자들은 살림살이가 늘어나면 왜 끌어만 안고, 놓지는 못하는 것일까,
여자들 특유의 섬세함,절약정신,애착등 뭐라고 정의가 안된다.
끌어 안을수록 집안만 복잡해지고, 나중에는, 필요한 것을 찿는데 한참이 걸린다.
경영컨설팅에서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3정,5S라는 것이 있다.
기업체의 사무실이나 공장에서 3정 5S가 제대로 된 기업이 아니면 망한다고 한다.
이번에 집안 정리를 하면서 핵심적인 3S만 얘기해 볼까 한다.
첫째는 정리이다, 정리는 잘 버린다는 뜻이다
둘째는 정돈이다. 정돈은 잘 버린 후 남은 것을 언제나 찿기 쉽게 정위치에 두는 것이다.
셋째는 청소이다.
정리는 왜 잘 안될까,왜 잘 버리지 못할까, 그놈의 미련 때문이고 귀차니즘 때문이다.
한달후에 필요가 있을 꺼야, 1년안에 쓸일이 있을 꺼야 때문이다.
그런데 1년이 지나도 쓰지 않는 물건이 서랍장,책장,베란다등에 늘려있다.
그때 그때 버리지 못하면 쌓인 물건더미를 뒤져야 하는,찿는 낭비가 발생한다.
정돈은 어떻게 하는 걸까, 잘 버리고나면 정돈할 것이 훨씬 줄어든다.
정돈은 3정이라는 원칙을 따르는데 정량,정용기,정위치가 그것이다.
면도기를 항상 두는 곳에서, 조금만 위치변경이 되어도 짜증을 내면서 찿게 되어 있다.
남편 속옷 서랍,여자 속옷 서랍,아이들 속옷 서랍을 분리는 것,
색깔별로 칫솔 색깔을 달리 하는 것 등이 정돈의 좋은 예다.
청소는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식탁이나 책상은 매일 닦는 줄 안다.
여러분의 집이나 사무실에 걸려있는 시계는 언제 닦는가,
유리창이나 창틀은 언제 닦는가,
화장실 변기는 언제 닦는가,
예컨대 시계는 6개월에 1번 그것도 1월1일 오전에, 6월1일 오전에 한번씩,
유리나 창틀은 분기별로 한번씩, 1월1일,4월1일,7월1일,10월1일 오후에 한번씩,
화장실 변기는 1주일에 한번, 일요일 오전에 라고 메모해 둔다등
정기걷기를 빠지고나니 한달만에 보는 들메인들이 더욱 반갑다.
강산님의 맥시코감자농사 경험담이 참 좋다.
사전걷게에 땀이 마르지 않은 채, 회비를 걷는 꾸메모리님의 건강미가 좋다.
화정역 남쪽 넓은 공터로 옮겨서 인사들을 하고 출발이다.
지도공원 700M 트랙은 화정 살 때 즐 겨 찿던 곳이다.
1시간정도 걸었을까 하는데 벌써 휴식이다.
몸도 무겁고, 이럴때 역답길이 땡초에게는 띵호아다.
초우님의 순대와 머릿고기는 일품이다.
어라연님의 21도 한라산 소주를 등산컵으로 한잔 가득,
짜르르 하다못해 금방 취기가 돈다.
장박님은 불광동 초우네 동네 순대집에서, 날잡아서 한잔 하잔다.
행신교를 건너고 봉대산팀과 잘라먹기팀으로 갈라진다.
작년에 아스라이님을 따라 걸었던,잘라먹기 길은 익숙하다.
모퉁이를 돌면, 맛있는 생두부와 김치전 집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내려다 보이는 코스모스 밭은 아직 반도 피지 않은 듯 하다.
유달리 노란색 자태를 뽐내는 맥시코 코스모스 밭에 이르러,
마음님과 친구는 홀린 듯 발길을 내 딛는다.
자연스레 땡초는 찍사가 된다.
마음님 친구가 힘들어하고, 행신쪽으로 돌아 가야할지 망설이던 참에,
홍뫼님이 나타나고 길 안내를 한다.
큼지막하고 튼튼해 보이는 비닐하우스 식당에는 아스라이님,장박님,영영님들의
술잔이 벌써 몇순배 돈 것 같다.
장박님과 영영님은 나이차이를 불구하고 언제나 티티카카다.
대단한 입담들이다.
아스라이님은 열무국수를 처음 먹어 보는 듯, 맛있다는 칭찬 연발이다.
된장찌개, 고추잎나물,호박무침등 모든 반찬이 친정엄마 솜씨다.
혹시나 땡초가 길 가이드라면 점심식사는 이집으로 낙점이다.
몸살에 술을 얹었으니 몸은 점점 더 무거워지는 듯하고
주먹을 쥐어보니 손가락들이 통통하다.
발도 부었는지 신발도 꽉 끼는 것 같다.
가을양님이 억새와 갈대를 명쾌하게 알게 해 줘서 넘 고맙다.
꽃입술에 갈색이 있는 것이 갈대이고 흰색인 것이 억새란다.
만개한 코스모스밭은 아니라도, 이대로도 너무도 멋지다.
주엽역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EBS가는 마을 버스를 타는 것은 처음이다.
언제나 씩씩하게 노래하는 분수대를 걸어 다녔는데........
집에 도착하면 뜨끈한 욕조에 몸을 푹----- 담그리
첫댓글 에고 몸살이 나셨군요.. 얼른 나으시기 바랍니다~^^
늘 말 잘하는 아나운서의 나레이션 같은 멋진 후기도 감사드려요~^^
어제 푹 쉬었더니 한결 좋아졌어요, 아프면 낳는다는 말이 맞네요
이사 한번 하는 게 정말 큰일인데 몸살 나셨네요.
저는 이사 준비와 짐 풀기가 무서워 평생 3번 이사했습니다.ㅎㅎ
땡초님 모쪼록 푸욱 쉬시고 가쁜하게 일어나시길요.
아이고 부러버라, 결혼하고나서도 10번은 이사 다닌 것 같아요, 이제 오래도록 정착하려고 합니다.
땡초님 ~!!!
오랜만에 만나뵙고, 좋은길 같이 걸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날, 일교차, 변덕심한 날씨에 휘둘리지 마시고, 건강관리 잘 회복하셔서. 들메벗님들과. 자주 반갑게 고양 들메길에서 자주 만나뵐께요, 감사합니다...ㅎ
언제나 순대, 머리고기가 기다려 질 것 같네요,,,,,, 잘 먹었어요
@땡초 언제든지 말씀만 하시면, 저는 OK입니다~^^ ㅎ
3s를 읽으면서
분석되어 지는 것은
정리가 잘 된 논리이고
실 생활에 유용하리라고
봅니다
역시 이해하는 속도가 스페셜 원 답습니다. 뵌지 오래 되었네요.
오랜세월 차곡차곡 쌓인짐들을 정리하며 생각도 많았을 땡초님
함께였다면 덜 고단했을텐데 사모님몫까지 해내느라 얼마나 고생많았을까요
며칠 다 팽개치고 푹쉬세요
늘 진지한자세로 삶을 대하고 요약해주시는거 참 좋아요
갈대와 억새가 매년 궁금해 했는데, 갈색이라는 한마디로 해결, 가을양님 짱이요.
땡초님! 몸살 와중에도 진솔한 후기까지~~~ 쾌차하셨으면 참 좋겠습니다.
아프면 낳고 쉬면 낳는다는 말이 정답이네요, 좋아졌어요
마음속에 담아두지 마세요~ 먼지쌓인 묵은 살림처럼 묵혀놓지 마세요~
그저 털어버리고 그냥 날려
보내세요~ 훌훌....
건강도 얼른 되찾고 마음도 얼른 정리하면 한결 나아지겠죠~~ 좋은날 좋은기분으로 또 함께 걸어요 땡초님^^
좋아요,좋아요 여전사의 체력을 타고난 것 같은 꾸메모리님이 언제나 부럽지요
[내가 나에게]
오늘은 내가 나에게
칭찬도 하고 위로도 하며
같이 놀아주려 한다
순간마다 사랑하는 노력으로
수고 많이 했다고 웃어주고 싶다
계속 잘하라고 힘을 내라고
거울 앞에서 내가 나를 안아준다
- 이해인 시집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에서
그래요, 우리들은 이제 지금까지 애쓰면서도 잘 살아왔다고 칭찬을 할 때라고 하지요.
내가 알기로는 올해 2번째 액뗌하는 라일락님, 빨리 쾌차하세염
땡초님
'지금까지 애쓰며
잘 살아 왔다고 칭찬할 때'
확 공감이 갑니다
그리고 위로가 됩니다
라일락님
하루가 다르게 나아지고 있으시지요?
말끔히 잘 완치 하시길 바랍니다
땡초님도 건강관리 잘하셔서 아프지마세요^~^
액뗌에서 배우는것도 있으니 좋은액뗌이 되게 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열무 네 붓기도 많이 빠지고 좋아지고있습니다
걷기공지에 댓글달고싶은 충동이 제일
참기힘든거 빼고는요 ㅎㅎ
감사합니다 ^^
@열무 단골손님 열무님이 안보였어요, 이제부터는 스스로를 대견하다고 위로할 때가 되었지요
땡초님의 지혜가 녹아있는 글~
감사드립니다 ㆍ
몸살이 나셨는데도
걷기까지 하시고
대단하십니다ㆍ
치료도 잘 받으시고
어여 나으시길 바랍니다 ㆍ
깊이있는~~
풀소리님의 해설도
잘 들으며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ㆍ
오르막 계단이 이어지는
봉대산도
코스모스가 환영하는
강매석교 공원도~~
이야기가 있고 정감이 흐르는~~
역사문화해설답사에서
들메님들과
수고하셨습니다 ㆍ
우리 들메길 같은 좋은 만남도 없지요, 딱히 일면식이 없어도 오래된 벗들 같으니까요.
영영님은 가을양 카메라를 눈치 챗네영, 좋아용
이사를 하셨나봅니다.
몸살이 나셨군요..
회복하셨기를 바랍니다.
건강하신 모습으로 다시 뵙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뵌지 오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