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운 여름철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과일 중의 하나는 아마도 수박일 것이다. 아직 여름이 되기 전이지만 최근의 기온이 급격히 올라 한낮에는 마치 초여름인 듯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커다란 수박의 한 가운데를 잘라 그 과육을 맛있게 먹으면서, 더위를 달래는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어린 시절 그 껍질을 투구삼아 쓰고 놀았던 기억이 나고, 어머니가 가끔 껍질의 흰 부분을 잘 갈무리하여 무쳐주어 뜻밖의 반찬거리도 생기기도 했다. 지금은 비닐하우스와 같은 재배 시설이 생기면서 대부분의 과일이 언제든지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역시 수박은 더운 여름철에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다.
이 그림책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수박에 대한 흥미로운 상상력으로 만들어졌다. 커다란 수박을 잘라 그 과육을 수영장 삼아 놀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여름 햇볕이 한창 뜨거울 때 수박이 다 익었'다는 전제와, 반으로 갈라진 수박을 수영장 삼아 노는 사람들의 모습이 시원한 그림을 통해서 제시되고 있다. 수박 수영장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수박껍질로 만든 미끄럼틀을 타고 노는 모습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린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즐기는 놀이터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즐겁게 느껴진다.
수영장에서 아이스크림이나 빙수를 팔던 가게가 있듯이, 수박 수영장의 옆에는 어김없이 ‘올해도 구름 장수의 구름 양산과 먹구름 샤워’가 찾아온다. 아마도 더운 여름의 기운을 식혀주는 소나기를 연상시키는 내용이 아닐까 추측된다. 더운 여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수박을 찾는 것이 뜸해질 때면, ‘수박 수영장도 문을 닫’고 내년을 기약할 것이라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아직 4월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초여름의 날씨를 보이는 요즘에 더욱 시원한 수박이 생각난다. 어느덧 여름이 눈앞에 온 듯한 기분이 들어서, 수박을 소재로 한 이 그림책이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