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사격 3연패 진종오 선수
후배들 응원하러 춘천 방문
15일 강원도회장기사격대회 관람하며 후배들에 박수
지난 15일 춘천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제1회 강원도회장기사격대회 첫날, 내빈소개가 이어지던 중 청소년 선수들로 가득 찬 관중석이 술렁였다. 올림픽 사상 첫 사격 3연패의 주인공 진종오 (37·KT) 선수가 베이지색 점퍼를 걸치고 말끔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강원도 사격 꿈나무들을 격려하고 싶어서 참석했습니다.” 개회식 내내 자리를 지키고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선수선서 등 모든 식을 경청하며 박수갈채를 보내던 진선수가 인터뷰를 요청한 기자에게 전한 이날의 참석 이유이다.
개회식이 끝나고 미래의 진종오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이 그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다. 그는 사격 꿈나무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으며 웃음과 함께 격려를 잊지 않았다.
진 선수는 춘천에서 초·중·고를 모두 졸업하며 사격선수의 꿈을 키웠다. 2004년 KT사격선수단에 입단하였고 승승장구하여 08년 베이징 올림픽·12년 런던 올림픽·16년 리우 올림픽까지 정상자리를 지켜내 올림픽 사상 첫 3연패를 이뤄냈다. 춘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빛낸 영웅이 된 것이다.
이 같은 진선수의 업적을 기리고자 춘천시는 지난해부터 ‘진종오 사격공원’ 설립을 계획했다. 그러나 명칭에 개인의 이름이 들어가면 국가적 지원이 어렵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그의 이름을 빼고 ‘춘천공공사격장’으로 명칭을 변경하게 되었다. 이에 대해 섭섭하지 않느냐 물었다. “이름이 빠지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고, 강원도 사격꿈나무들을 위해 사격장만 잘 지어지면 좋겠다는 바람뿐 입니다.” 그의 짧고 굵은 대답엔 ‘섭섭함’이라곤 묻어있지 않았다.
강원도에서 사격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청소년 선수들에게 그는 희망이다. 같은 지역 출신의 영웅이 있다는 것이 어린선수들에게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날 대회에 출전한 고성중학교 3학년 박수정 선수는 “진종오 선수처럼 우리나라를 빛낼 수 있는 사격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이렇게 만나게 되어 너무 영광이고 응원도 해주셔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그와 사진을 찍기 위해 수줍어하며 기다리던 후배들에게 전하는 진선수의 충고는 후배들에게 강한 흡입력을 갖는 듯했다. “모든 시합에 진지하게 임할 것”을 주문한 진 선수는 “이렇게 쌓은 경험이 전국대회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더욱 열심히 해서 우리 강원도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김승현 시민기자
▲진종오 선수와 사진을 찍고 있는 박수정(왼쪽 첫 번째)선수와 동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