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이가 드니
외출할 일도 별로 없고
직장다닐때 입던 옷이랑...
누군가 잘 입어줄 사람에게 주고 싶다.
며느리가 직장에서 입을 옷을 사려고 하는데
마땅한 것이 없다고 하길래.. 내 옷장에서 고르라고 했다.
나는 키가작고 뚱뚱한테 며느리는 키가크고 날씬해서
내가 소매를 줄여 입었던 몇개 투피스 웃도리들은 며느리한테 소매가 짧았다.
그래도 며느리가 좋아라 하는 옷들이 몇개 있었다.
위 Lela Rose의 Catherine Pants는 다행이 내가 아직 다리길이를 짧게 하지 않아
며느리한테 잘 맞고 편안해서 직장에 입고 다닌다고 한다.
위의 원피스는 예뻐보여서 주문했었는데 막상 배달된걸 입어보니
팔은길고.. 허리는 길고 꼭 끼고.. 너무 맞지않아 못입었섰는데
며느리가 입으니까 예쁘게 잘 맞았다. 며느리가 좋아라고 가지고 갔다.
며느리가 위의 캐시미어 코트는 소매와 품을 줄여서 입겠다고...
위의 캐시미어 셔츠는 가지고는 갔는데..입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며느리가 다음에 오면 아래 옷을 입어보라 하려고 한다
속에다 티셔츠와 바지를 입고 위에 저 미니원피스를 헐렁하게 걸치려고 사긴 했는데...
며느리가 입는다 하면 주려고 한다.
위 블라우스도 며느리 주고 싶다
며느리가 나보고 입으라고 극구 사양을 했지만...
그리고 안밖으로 뒤집에 입을 수 있는 Cashmere/Wool코트도 갖겠냐고
물어 보려고 한다.
남편은 며느리가 내 옷을 입는다고 가져 갔다니까
요즈음 세상에 시어머니 입던옷을 입는 며느리가 어디 있느냐고
너무나 신통해하고 고마워 했다.
(나도 시어머니 입으시던 옷중에서 나한테 맞는것은 잘 입고있다)
우리 며느리는 좋은 직장의 중요한 위치에서 일하는데...
생각보다 참 수더분 하다.
우리 파이양이 공부를 잘 한다고...
그래서 며느리가 자기를 닮았다고 한다길래...
내가 아들보고 "너를 닮았네. 네가 공부를 잘 했쟎아" 했더니
아들이 "아니야 엄마. 파이엄마 공부 정말 잘했어.
변두리대학에서 하버드로 전학하는게 쉽지 않거든" 했다
또 우리 아들 말에 의하면
며느리가 무진장 돈을 아끼는 사람이라
자기보다 몇배 더 잘 버는 형네보다 자기네가 모은 돈은 더 많을거라고..
며느리한테 내가 준 옷들중에서 네가 입지 않으면
누구 주거나 버리지 말고 꼭 나한테 돌려달라고 부탁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옷 들인데, 별로 입을 기회가 없어서 며느리를 주었지만
집에다 두면 어쩌다 한번이라도 입지 않을까 싶어서...
위의 디자이너 Puffer coat는 2016년 한국갈때 새로 사 입었었는데
나한테 좀 큰것 같아 올캐한테 "줄까?" 물어 봤더니 "좋다"해서
주었는데... 저코트 올캐가 입은것을 본 적이 없다.
올캐는 매년 우리집에 올때마다 백화점에 가서 옷들도 사주고
또 내가 입던옷, 핸드빽도 주곤 했는데
늘 받을 때는 좋아 했는데.. 한번도 사준옷을 입은것도 못봤고
핸드빽들 들고 다니는 것도 못봤다.
아마도 나한테 받은 것들.. 다른곳에 가서 인심을 쓴것 같다.
아니면 그냥 버렸던지...
재작년에는 Neiman Marcus라는 백화점에서
Puffer coat를 계절이 지나 싸게 세일을 하는것을 샀었다.
쎄일로 세금까지 합해서 $676 (약 88만원)을 냈는데
한번 입어보니 나한테 꼭 맞고 참 맘에 들었다.
옷이 너무 좋아 상표도 뜯지않은 새옷 그대로
시누이네 며느리 주라고 한국에 시누이 한테 부쳐주었는데
시누이 보기에 너무 크다나..
"언니옷을 보낸다 부다" 라고 기분나빠 했다.
시누이가 입어 보고는 크다고 한것 같은데
며느리한테 보여주고 입어보게라도 했으면 좋았을 것을..
시누이는 는 깡 말랐는데 며느리는 통통해 보이던데...
그리고 코트는 속에 옷을 입고 위에 입어야 하는거라 좀 헐렁해야 좋던데..
한참을 생각하다 (몇달?), 드디어 용기를 내어 시누이 한테 내가 입겠다고
돌려보내 달라고 했더니 "그게 언제적 이야기인데 아직도 코트가 있겠냐고..."
저 새 코트를 혹시나 헌옷 수거하는 곳에 주어버리지나 않았을까?
너무 아까웠다.
Herno 코트를 다시 사려니 훨씬 비쌌고, 또 저렇게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없었다.
안맞아 못 입으면 돌려달라 이야기 하지 않은 내 잘못이 크다.
첫댓글 저 에르노 패딩은 비싼 패딩인데 아깝네요
말씀하신대로 겨울 겉옷은 속에 두꺼운거 입고 입어야 해서,좀 여유있게 입는게 좋은데 말이지요
그리고 둘째 며느님이 진짜 너무 사람이 기특하네요
시어머니 입던 옷을 좋아하며 물려입는 모습이요
매사가 그렇게 알뜰하니,돈을 많이 모은거 같아요~
남들 눈 보다
내 실속차리는 둘째 며느님,진짜 아드님이 장가 잘 갔네요^^
키크고 날씬하면 뭘 입어도 이쁘구요~
우리 며느리가 내 옷을 입는다 해서
신통하고 고맙네요
며느리는 너무 알뜰한것 같아요
며느리는 뜨거운것 집을때 끼는 장갑 (오븐 장갑)이 뭐 필요하냐고
그냥 수건으로 뜨거운 남비 집으면 되지...하고 안산다고...
그래서 우리집 것을 두켤레 아들한테 주어 보냈지요.
청이님 정말 옷을 아주 멋쟁이로 잘사시네요.
저는 미국에서 50년살면서 명품옷이 뭔지 잘몰라요.
둘째 며느리가 아주 싹싹하고 성격이 좋은것 같아요.
옷폼이 나는 사람들은 왠만한 옷을 입어도 멋진데,
며느리가 그런것 같아요.
아들내외가 머리가 명석하니 파비양이 머리가 좋지요.
나도 미국에 사니까 명품이 뭔지 잘 몰랐는데
친구딸 결혼식에 내 옷중 괜챦은걸 골라 입고 참석했었는데
훗날 친구가 "넌 어쩜 그런 차림으로 결혼식에 왔니" 하더라구요
뒤에 알아보니 친구랑 사돈부인은 결혼식에 "St. John Collection"에서
한벌에 1000딸러 이상짜리 옷을 사 입었더라구요
사진 왼쪽에 신부엄마인 친구가 입은 옷이 "St. John Collection"이지요
그리고 한국에 집을 사서 자주 왔다갔다 했는데
한국에 가니까 옷을 고급으로 입지 않으니
친구들 모임에서 "미국에서 고생하고 사는구나.."이렇게 생각하드라구요
그래서 고급옷을 백화점에서 쎄일할때 사곤 했지요
이제는 이런옷들 필요 없는데... 그래도 며느리가 몇개 골라 입는다고 가져가서
다행이에요
@청이 그런데 센존은 한동안 한국 돈 좀 있는 엄마들 사이에 인기있었어요(2000년대 초반 정도까지)
아직 한국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곳 중국에도 고급백화점 가니 있더라구요
많이 비싼 옷인데
전형적인 미쿡 백인중년여성들에게 잘 어울리는 옷이라
동양여성에겐 제 눈에는 별루 잘 어울리는거 같지 않아요
그래도 가격이 가격인만큼
옷 자체는 무척 고급스럽더라구요
시어머님 옷을 입겠다는 둘째 며느리 기특하네요.
비싼 옷이라 옷감이 좋고, 디자인도 무난해서 유행타지 않아,
자주 입어서 세탁많이 했던 옷이 아니면 10년, 20년이 지나도
낡아 보이지 않고, 클래식하게 보일것 같습니다.
부부 둘다 하버드를 졸업한 둘째 아드님 부부, 아이들이 아주 명석한
유전자를 타고 났겠군요. 파이양과 파이양 오빠의 미래가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