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 인도철학, 마이소르 히리야나, 김형준 옮김, 예문서원, 1993.
세계 각국의 문화를 접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이제는 주변에서 인도와 관련된 문화들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카레와 함께 먹는 일종의 빵인 난과 로띠 등의 인도 음식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으며, 많은 이들이 건강을 위하여 일상에서 요가를 하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힌두교와 불교 혹은 자이나교와 같은 인도의 종교나 사상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려져 있지만, 그동안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었기에 실상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서가에 꽂혀 있던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인도의 종교와 사상에 관해 개략적으로나마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인도철학의 초기부터 중세까지 각 학파의 이론을 체계적으로 다룬 개설서’로서, 이 책에서는 인도 사상이 그 뿌리에 해당하는 ‘베다(Veda)’로부터 연원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베다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사상과 종교로 분류되고, 각각의 사상들에 나타난 특징을 구분하여 소개하는 내용으로 채워지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다양하게 분류되는 인도철학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는 있었지만, 그 사상적 기반에 대해 분명한 정보가 부족하기에 충분한 이해에 도달했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다만 앞으로 인도철학과 관련된 정보를 이해하기 위한 보조 자료로 이 책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졌다.
책에 소개된 내용을 자세히 요약하기보다, 읽으면서 느꼈던 몇 가지 사항들을 열거하고자 한다. 먼저 인도에서 평생 고행(苦行)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에 대해 늘 궁금하게 여겨왔다. 그것이 각자의 수행 과정에 해당하며, 수행자들은 힘겨운 수행을 통해 깨달음에 도달하고자 한다는 정도의 이해는 지니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절대자로서의 신(神)을 대하는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생각되었다. 예컨대 인간과 다른 존재인 신을 초월적인 존재로 여기느냐, 혹은 인격을 지닌 존재로 받아들이느냐의 차이를 전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초월신은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존재로 여겨지기에, 인간은 결코 신이 될 수 없다는 전제가 성립한다. 예컨대 서양의 기독교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기에 인간에게는 초월적 존재인 신에 대한 간절한 기도와 그에 대한 응답이라는 수동적인 역할만이 주어진다고 이해된다. 하지만 인간적 속성을 지닌 위대한 존재로서의 인격신을 믿는다면, 누구나 인간의 부정적인 속성을 극복하면 힘들지만 신의 존재에 다가설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욕망을 포기하고 힘겹게 수행함으로써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지닐 수 있다. 인도 사상에서는 이처럼 인격신의 존재를 전제함으로써, 다른 이들과 구별되는 고행을 택하여 수련을 하여 깨달음에 이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이해되었다.
이 책에서는 주로 사상적인 측면에서 고대 인도의 ‘베다 종교와 철학’으로부터 자이나교와 불교 그리고 요가와 힌두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상에 대한 철학적 근거와 차이들을 소개하고 있다. 같은 용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사상적 차이를 드러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또한 그러한 사상을 종교 혹은 학문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인도철학에 대해 충분한 이해에 도달할 수는 없겠지만, 동양사상의 한 축으로 존재했던 인도 사상의 일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자 한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