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초연구원 다과 시간, 이야기는 구절초(九節草)로 이어졌습니다.
구절초는 어떤 사람에게 쓰는 약재인가.
냉하거나 허해서 전신의 관절과 근육이 아픈 사람, 마르고 전신성으로 통증이 있는 사람에게 구절초를 씁니다.
한 부위가 아닙니다. 전신(全身)입니다. 그리고 그 원인이 냉(冷)이든, 허(虛)함이든 상관없습니다. 전신성 근육관절통에 두루 씁니다.
그런데 구절초를 오랫동안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약이 없던 시절, 사람들은 고민했습니다. 귀하게 구한 구절초를 어떻게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을까. 상하지 않으면서 오래 두고 쓸 수 있는 것은 엿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구절초 엿을 만들었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먼저 구절초를 넉넉히 달입니다. 큰 솥에서 고아냅니다. 그것을 다시 끓이고 끓여서 졸입니다. 나중에는 은근한 불에 놓아야 합니다. 불이 세면 금세 타기 때문입니다. 은근히 오래 졸이면 찐득찐득하게 됩니다.
그 졸인 것을 익모초 가루나 밀가루 위에 펴놓습니다. 굳지 않게 하려고 길게 말아서 똑똑 자릅니다. 마지막에는 환약만 하게 잘라서 동글동글 굴리면 알이 됩니다. 그것을 말렸다가 병에 넣어두고, 몇 알씩 꺼내 먹습니다.
살려고 별짓을 다 한 것입니다.
이 방법은 단순히 보존 기술이 아닙니다.
약을 오래, 꾸준히 먹기 위한 지혜입니다. 전신성의 허(虛)는 단번에 낫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몸을 보(補)해가야 합니다. 그래서 상하지 않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형태가 필요했습니다. 엿이 그 답이었습니다.
쑥, 익모초, 인진, 구절초.
이들은 각각의 역할이 있으면서도 하나의 계보 안에 있습니다. 쑥이 위장과 소장을 다스리고, 익모초가 정기를 보하며, 인진이 간화를 풀고, 구절초가 전신성 허와 통증을 다스립니다.
이 하나하나가 경(輕)하게 보이지만, 제대로 쓰이면 사람을 살립니다.
다음 호에서는 이 모든 본초 이야기가 닿아있는 곳, 경학(經學)과 본초강목의 연결을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