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국을 우려하는 아주대 교수 성명서>
“이명박 대통령은 민주공화국으로 기수를 돌려야 한다”
졸속적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에 대한 비판과 항의를 담아 시작된 촛불시위의 의제가 이명박 정부의 주요 정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소통의 부재 운운하며 제 눈 감고 제 귀 막은 채, 입만 열면 꼼수로 일관하여 국민의 분노를 부채질하고 있다. 국민의 쇠고기 재협상 요청을 묵살한 채 실효성 없는 미봉책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며, 겨우 몇몇 청와대와 각료 인사를 교체하는 것으로 입막음 하려하고 있지 않은가?
이 성명서에 서명한 아주대 교수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과거 군사독재자와 달리 국민의 민주적 선거로 선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정 운영에서 국가발전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채 국민적 동의 없는 일방적 질주를 감행하고 있는 것에 심히 우려를 표한다. 아울러 우리는 취임 100여 일만에 민심을 철저히 배반한 이명박 정부의 향후 행보를 걱정하며, 부디 이명박 대통령이 벽창우 제왕의 태도를 버리고 국민의 뜻을 방향타 삼아 한시바삐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
첫째, 이명박 정부는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되살려 남북간 평화관계의 회복․계승․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맹목적인 한미동맹 강화는 냉전시대로의 회귀이며 자칫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평화주의에 입각하여 균형 잡힌 외교역량을 발휘해 주길 요청한다.
둘째, ‘경제대통령’으로서 이명박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서민과 무관한 수치상의 경제성장이 아니라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기본적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을 전면적으로 재협상하고, 식수의 권리는 물론 미래세대의 환경권까지 위협하는 한반도 운하 계획을 완전히 포기하고, 강제노역이라 할 정도로 청소년들을 몰아세우며 학부모에게 사교육 부담을 지우는 교육정책을 재검토하고, 서민들의 생활고를 가중시킬 것이 분명한 의료보험․물․가스․전기 민영화 계획을 전면 수정하여 공공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셋째,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올바른 항로는 대통령의 일방적 지시가 아니라 국민의 민주주의적 의사를 나침반 삼아 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최근의 촛불집회․시위와 같은 정부비판적 표현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보장해야 할 뿐 아니라 언론의 공공성을 해칠 수 있는 각종 미디어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 더욱이 공정성과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할 연구․언론 영역의 직에 대한 정치적 사냥을 중단함은 물론 측근들에 대한 포상 차원의 인사 조치들은 원상복구 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되었다는 대통령직의 태생이 민주공화국의 대통령 자격과 능력을 자동적으로 보장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 의석분포상 탄핵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혹은 헌법이 국민소환․파면제를 두고 있지 않다고, 그래서 5년 임기 동안 경쟁자는 없다고 자만해서는 안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민의 외침이야말로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 섬겨야 할 주인의 준엄한 명령이다.
2008년 6월 20일
현 시국을 우려하는 아주대 교수 시국선언 참여자 일동
강명구, 강헌, 강혁, 계광열, 고광윤, 고근하, 공유식, 길준규, 김경일, 김동근,
김봉철, 김상배, 김서용, 김승주, 김용득, 김용연, 김종식, 김철환, 김태승, 김현옥, 김혜선, 김혜숙, 김호섭, 나상신, 노명우, 류창호, 문우진, 박상규, 박영동, 박영무,박옥걸, 박재범, 박재연, 박지용, 배상석, 소병천, 송현호, 신강현, 안성혁, 안영환, 오동석, 오수기, 오승한, 윤우일, 윤호섭, 윤태영, 이경호, 이규상, 이상민, 이선이, 이수복, 이순일, 이왕휘, 이원희, 이일영, 이재호, 이준섭, 이진국, 이해영, 이헌환, 장혜영, 정경훈, 정재식, 조성을, 조지만, 최연익, 최원, 최정철, 한지영, 한호,
홍창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