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고 나눠 내고, 대학가 원룸 대란 속 쉐어하우스 인기
갈수록 심해지는 대학가 주거난, 월세는 껑충 학부모 부담은 심화
대학교 기숙사 수용률은 여전히 낮아…
임대료는 낮추고 주거의 질은 높인 ‘쉐어하우스’, 타인과의 교류도 장점
개강 시즌이면 어김없이 자취방을 구하느라 골머리를 앓는 대학생들에게 ‘쉐어하우스’가 새로운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쉐어하우스는 다수가 한 집에 살면서 개인적 공간인 침실은 따로 사용하지만 욕실·거실·부엌을 공유하는 주거 방식으로, 이미 캐나다·미국·호주·일본 등의 국가들에서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보편화된 주거 형태다. 한국에서는 보통 월세 10만~20만원, 보증금은 두 달치 월세 정도인 데다가 관리비를 나눠 내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거실과 부엌이 있는 방 2~3개짜리 주택이나 아파트에서 살 수 있다. 임대료는 해마다 오르는데 기숙사에는 자리가 없어 갈 곳 잃은 대학생들에게는 희소식인 셈이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대학생 주거조사팀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서울과 수도권 대학가 원룸의 평균 보증금은 1천418만 원, 임대료는 월세와 관리비를 포함해 무려 50만원에 달한다. 강원도의 경우 대학가 인근 상당수 원룸이 리모델링되거나 신축되면서 월 임대료가 평균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작년 대비 10만원이 뛰었다. 알바천국이 발표한 ‘2016년 연간 알바소득지수’에서 작년 한 해 아르바이트생 월 평균 소득이 67만 6천893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학생들의 수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반면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작년 10월 대학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공지한 ‘2016년도 전국 4년제 180개 대학 기숙사 수용률’에 따르면 비수도권 대학은 23.4%, 수도권 대학은 15.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용률이 절반이 넘는 대학은 수도권 대학 87개 중 겨우 6곳에 불과했다. 이처럼 갈수록 높아지는 원룸 임대료, 현저히 낮은 기숙사 수용률로 인해 매 개강 시즌마다 지취방 구하기 전쟁에 돌입하는 학생들을 위해 쉐어하우스라는 새로운 생활 방식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쉐어하우스 포털 컴앤스테이가 작년 8월 말 코엑스 ‘싱글페어’에서 20~30대 남녀 38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 남녀 10명 중 6명이 ‘쉐어하우스에 살아보고 싶다’거나 ‘거주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현재 취업준비생인 김은주(여·22)씨는 “자취를 시작하면서 서울의 높은 월세를 부담할 수가 없어 고시원 생활을 했었다”며 “같은 고시원에 살지만 말 한마디 제대로 나눠보지 않은 사람들과 주방이나 부엌으로 공유해야 하는 점이 힘들었다”고 자취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어차피 생활공간 일부를 공유해야 한다면 함께 사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고 환경도 쾌적한 곳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요에 맞춰 이미 수도권에서는 꽤 많은 수의 쉐어하우스가 생겨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매입한 임대주택을 청년 쉐어하우스로 운영하기 위해 구인·구직 전문 포털 알바천국과 착한주택 협동조합 보후너스와 함께 월세 10만원대의 '으하하 천국하우스' 입주자 모집을 지난달부터 시작했다. 춘천시에도 지난 2월 처음으로 후평동에 ‘RE;PLACE’라는 쉐어하우스가 생겼다. 역시 인근 대학가 원룸에 비해 임대료가 훨씬 낮으며 거실과 부엌이 넓은 단독 주택이라는 점 때문에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RE;PLACE 담당자 김봉기(30)씨는 “경춘전철과 경춘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춘천의 타지 학생 비율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강원대는 국립대 중 타지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 비해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학근처 원룸 수는 적은 편인데다가 임대료는 높아서 학생들의 부담이 크다”면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보다 나은 주거 환경이 제공되는 쉐어하우스 문의 전화가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춘천사람들 쉐어하우스 기사 20122554 박은주.hwp
/박은주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