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클 제665차 제5기 신곡 천국편 제1곡 (23) 2017-07-08)
신곡(The Divine Comedy)
천국편(Paradiso) 제1곡 연옥산정/비상(飛翔)
강사: 홍응표 선생
1. 줄거리

단테는 부활주일 수요일에 지상낙원에서 베아트리체와 함께 월천을 향해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천국편 서곡의 서막(1~12)에서 단테는 바울처럼(고후12:4), '하늘에서 내려온 몸으로서 어떻다 말할 수 없는 여러가지를 내 보았노라(4~6행)'고 말한다. 기억이 미쳐 따라올 수 없지만 노래의 주제는 천국의 일이 되리라고 말한다(10~12).태양은 춘분을 가리키고, 때는 연옥의 정오였다. 단테는 천국편의 노래를 읊조려 계관시인이 되고저 아폴론(Apollon)에게 영감을 구하고 있다. 단테는 베아트리체가 태양을 응시하는 것을 보고, 그도 또한 그렇게 해본다. 하나님이 하늘에 또 하나의 태양을 둔 것처럼 특이한 광명을 체험하게 된다. 천국경험을 준비하기위하여 인간을 초월하는 자신을 느낀다. 그는 하늘을 날아오르면서 그것이 혼인지 몸인지 분간하지 못하고 있다(74행).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지구 권에서 그 위에 있는 화권(火圈)으로 들어갈 때, 단테는 여러하늘(諸天)의 음악소리를 듣는다. 이 음악은 그에게 경이(驚異)로움과 당혹(當惑)감을 갖게 했다. 베아트리체가 단테의 심중의 의문(99행)을 읽어내고 우주의 목적론적(目的論的,teleological)) 질서를 설명해 준다. 그는 이제 베아트리체의 안내로 하늘을 향해 비상(飛翔)한다.
2. 내용분해
1) 천국편의 서시(序詩)(1-36행)
단테는 시를 쓰는 작업의 어려움을 강조 하고 있다.1~12행은 서곡의 전주(前奏)에 해당한다. 지상에 내려와 그 본 것을 시로 묘사하고져 할 때의 어려운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13~36행은 지옥편(2곡7행)과 연옥편(1곡8행)에서 시의 영감(靈感)을 부어달라고 뮤즈(Muses)에게 청했던 것과 같이 천국편에서는 무사이와 아폴론(Apollon:詩神)의 도움을 구하고 있다. ‘어디는 더하고 어디는 덜하시나니(3행)’-피조물의 완전 불완전에 따라 다르게 비침. 아폴론의 도움을 구하는 것은 당시의 관행이었다. 이교적이나 기독교의 하나님을 뜻한다. 이 특이한 전주(前奏)와 ‘독자에의 호소’는 연옥(1곡1-6행)과 지옥(2곡7행)의 구절을 연상시킨다. 하나님의 진리에 들어 갈수록 인간의 기억은 사라진다(7~9). ‘마지막인 이 일(13행)’은 천국편을 쓰는 일이다. 지옥, 연옥편을 쓸 때 까지도 무사이 들의 도움으로 가능했으나 천국편을 쓰려는 지금 무사이와 아폴론의 두 신(17행)의 도움이 필요하다. 천국 편을 쓰는 작업의 어려움을 말한 것이다. 마르시아는 반인반양(半人半羊)으로 아폴론에게 겨루다가 껍질이 벗겨지는 패배를 당했다. 단테는 내게도 그런 힘과 기운을 불어 넣어 달라고 한 것이다(19~21행). 아폴론은 물귀신 페네이오스의 딸 다프네를 사랑했으나 그녀는 아폴론을 싫어했다. 그를 만나 쫓기다 그녀는 월계수로 변했다는 신화를 인용하고 있다. 아폴론은 태양신이면서 음악과 시의 신이었다. 그 잎 새들로 단테의 머리에 월계관을 씌워 달라(22~27행)한 것이다. 월계관은 공훈을 세운 장군이나 시인이 좀처럼 받기 어려운 것이긴 하나 천국 편을 성공적으로 쓰면 델포이의 신 아폴론에게 기쁨을 주리라(28~33행)고 말 한다. ‘작디작은 불티(34행)’ 는 단테의 시이다. 후에는 더 좋은 시가 나와서 키라(파르나소스의 한 봉우리)는 이에 화답하리라(34~36행). 그의 의도는 천국을 제대로 그리는 것이다. 그가 직면한 첫 번째 어려움은 본 것을 기억하는 것이고 두 번째의 난관은 시로 표현하여 전달해 주는 것이다.
2) 태양을 응시하는 베아트리체(37-72행)
단테는 천국순례를 한 후 그 본 것을 묘사하고 있다. 태양이 떠오르는 지점(37-42행)을 묘사한다. 연옥(地上樂園,저기)은 아침이고, 지구(여기)는 저녁이 된다. 고리 넷(38행)은 지평선(地平線), 황도(黃道), 적도(赤道) 그리고 주야(晝夜)평분선(平分線)을 가리킨다. 태양이 계절에 따라 3곳을 통과할 때 십자가(十字架)모양이 된다. 베아트리체가 태양을 응시(47행)하고, 단테도 해를 응시한다(54행). 베아트리체와 단테는 월천(月天)을 향해 오르면서 본 광경(화염 권)을 그리고 있다. 때는 춘분이다. 첫째 빛살은 투사광이고, 둘째 빛살(50행)은 반사광이다.‘우리의 습관을 넘어(54)’는 지상에서 해를 직시할 수 없음을 뜻하는 것이다. 여기 이탈리아에서 불가능한 것이 저기(에덴 지상낙원)서는 가능하다. 태양을 직시한 순간의 묘사(58~60행)이다. 단테는 지상낙원에서 승천을 시작했다. 대기권을 통과하여 지금 화권(the sphere of fire)을 접근하고 있다. 그것은 지구와 달 사이를 둘러싸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태양을 향해 오를 때 점차 밝아지는 빛이 그의 주위를 둘러있다. 마치 둘째 태양이 그를 비치는 것 같이 생각되었다. 영적으로 순례자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있는 중이다(61~63행,p13,M.Musa). 수레바퀴들(64행)은 여러 층의 하늘(諸天)이다. 글라우코스(p557,주 참고)가 어부로서 해신이 됨 같이 베아트리체를 보는 단테의 마음도 그러하였다(67~69행). 글라우코스가 바다의 신으로 변신함 같이 단테는 인성을 초월해서 변신한다(transhumanize). 영화의 단계라 할까? 이런 변화의 상태에서 천국행이 가능해졌다. 은총이 이런 상태를 가능케 했다(71행)고 한다. ·
3) 단테의 의문을 풀어주는 베아트리체(73-102행)
천공(天空)에 들려 올려진 단테는 ‘태양의 불꽃에 타는 것 같음(79~81행)’을 본다. 여기는 대기와 월천 사이의 화염권(the atmosphere of fire)이다. ‘나 맨 나중에 창조하신 한쪽뿐인 나였던지(73~75행)’ 는 몸 창조 후의 영에 있었는지를 분간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고후12:2~3참조). ‘바퀴(77행)‘ 는 원동천을 가리킨다. 원동천은 회전 중의 모든 천체 둘 중에서 가장 밖에서 가장 빠르게 도는 우주의 경계(boundary)이다. 제천이 그것에게로 끌려간다. 제천의 음악소리와 빛들의 까닭을 알고 싶던 차 베아트리체가 그 의문을 풀어준다(79~82행). - ‘그대는 그대의 그릇된 상상으로 둔해져 있으므로 여느 때 같으면 보일 것조차 보이지 않는 거예요(88~90, 허인 역)’, ‘나를 들어 올리셨으니(74행)’,‘그 것한테로 나를 잡아끌었을 제(78행)’,‘너는 땅위에 있지 않으니(91행)’등의 표현은 단테가 월천(月天)으로 올라가고 있음을 표현한 말이다. 여기‘바퀴(77행)’는 원동 천이다.‘제 자리(92행)는 화염 권이다. 여기 화염권에서 나오는 번개는 지구로 떨어지고, 단테는 천상으로 날라 가는데 속도가 더 빠르다는 뜻이다(91~93행). 은유적으로 타락을 상징하는 것 같다.’끔찍한 경이(one great wonder of mine,79~81행)‘는 화염권을 가리킨다. 두 번째 의문은 무게를 지닌 단테의 몸으로 어떻게 화염권을 통과하느냐? 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을 원용 하고 있다. 여기서 단테는 자신을 의아해하는 아들로, 베아트리체는 안타까워 모르는 것을 깨우쳐 주려는 어머니로 묘사했다(100~102행).
4) 우주의 질서를 상세히 설명함(103-142행)
이 부분을 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하여 아리스토텔레스(BC384~322)의 형상(形相,Form)과 질료(質料Matter)의 관계를 살펴보자. 그리스의 자연철학자들은 사물의 본질을 무엇으로 구성되었는가의 관점에서 보았다. 그러나 플라톤은 사물은 왜 존재하는가의 목적론적 관점에서 보았다. 목적론적 관점은 형상론(形相論)으로서, 사물의 본질은 질료가 아닌 형상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목적인(目的因)인 형상은 질료(matter) 밖에 초월해있다. 플라톤은 현실의 세계는 형상(Idea)의 그림자로 이해했다. 이에 대하여 그의 제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상은 질료위에 초월해 있지 않고 질료 안에 내재한다고 했다. 자연의 운동은 질료가 자신 안에 존재하는 형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했다. 태아는 자신 안에 인간이라는 현 실태를 품고 있는 가능태라 것이다. 따라서 형상은 질료의 목적이 된다. 개개의 모든 형상들도 자신을 그곳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최종적 목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종적 형상만큼은 질료 밖에 존재해야 한다. 질료 밖에 있는 유일한 순수 형상을 아리스토텔레스는 신이라고 부른다. 신은 다른 사물들로 하여금 자신을 향해 움직이게 하는 궁극적인 목적 내지 최초의 원인으로 이해한다. 신은 세계 밖에 있는 원인이다(한스 큉, 교회, p27참조)
베아트리체는 단테에게 어떻게 지상에서 천국에 오를 수 있게 되었는가를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로 설명했다. 베아트리체에 의하면 만물은 목적론적으로 질서 매김을 받고 이 질서에 따라서 만물은 하나님의 형상(形相)을 닮아있다고 한다. 가장 완전한 것이 하나님께 가장 가까이 있고, 덜 완전 할수록 하나님으로부터 먼 거리에 있다. 각 부분은 본능적으로 위계(位階,hierarchy)안에서 적합한 위치를 찾는다. 자기에게 부여(附與)된 곳을 향하여 움직인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속량(贖良)받은 인간은 최고의 천국에 있다고 한다. 베아트리체는 단테가 정화(淨化)되어있기 때문에 천국행은 어려움 없이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3. 소감(所感)
지옥여행의 시작은 저녁, 연옥은 아침, 천국여행은 대낮에 이루어졌다. 음악, 빛 그리고 운동으로 충만한 천국순례는 제1곡부터 아주 난해(難解)하다. 저자 자신도 천상의 세계의 묘사는 언어의 한계를 넘어선다고 했다. 제1곡은 천국편 전체의 서곡인 동시에 특별히 1~12행은 서곡의 서사(序辭)라 할 수 있다. 프톨레미의 천동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아퀴나스의 신학, 신화 등은 독자에겐 난해한 것이 당연하다. 난해하기 때문에 도전해 볼만하다. 1곡을 통해서 중세 신학이 어떻게 해서 플라톤에서 아리스토텔레스 쪽으로 기울어 졌는지를 알게 되었다. 만물이 그에게서 나와서 그에게로 돌아간다는 말씀이 새롭게 비쳐온다.
(2004. 10.22. 작성 2007.6.1 수정, 2017.7.7 재수정 홍응표 씀)
<참고 도서>
1.단테 / 최민순 역 / 신곡(천국 하) / 을유문화사(p551~558)
2.Dante / Mark Musa / Paradise(Vol 3),p 1~17 / Penguin Classic, 1986
3.한스 큉 / 정지련 역 / 교회,p27 / 한들출판사 / 2007.2
4.Dante/原 基晶譯/神曲(天國篇)/講談社/201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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