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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그들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서는 특히 반려동물과의 교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동물들이 말을 할 줄 모르기에, 키우는 과정에서 반려동물과의 교감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다른 동물보다 특히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더 어렵다고들 말을 하는데, 아마도 고양이는 독립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반려동물과 교감을 이루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고, 그 과정에서 매우 섬세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양이의 습성과 다루는 방법 등을 다룬 이 책이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된다.
흥미롭게도 이 책은 고양이가 내용을 이끌어나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저자 역시 고양이를 내세우고 있으며, 고양이의 관점에서 인간과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고양이의 행복한 삶을 위해 집사가 알아야 할 고양이의 속마음’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으며, 그 제목도 <화낼 거냥?>이다. 제목의 의미로 본다면 통상적으로 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주인이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는데, 고양이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것은 당연히 감수할 몫이라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 하겠다. 실제 이 책의 필자는 고양이를 키우면서, 고양이의 생리와 습성을 잘 아는 사람일 것이라고 여겨진다. 때문에 고양이와 함께 살기 위해서는 매우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저자를 고양이로 내세운 것이라고 생각된다.
책머리에 쓰인 ‘지은이의 말’의 제목도 ‘이 땅의 모든 고양이를 위하여’라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의 필자 역시 ‘고양이는 대접받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고, 또 그렇게 살아야만 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고양이는 ‘군주’이면서, 그들을 키우는 사람들은 ‘집사’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집사’는 통상적으로 집안일을 돌보는 임무를 맡은 사람을 지칭하는데, 고양이와 함께 살기 위해서는 그들의 생활을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길냥이’로부터 ‘고양이 요가’에 이르기까지, 고양이에 관한 모두 140개의 항목이 소개되어 있다. 단순히 정보만을 제시한 것도 있지만, 어떤 항목의 경우 고양이의 습성이나 키우는데 주의해야 할 점 등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나는 아직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키워본 적은 없지만, 만약 고양이를 키운다면 이 책의 내용들이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문득 드는 생각 중의 하나는, 이렇게 까다로운 습성을 지닌 고양이를 과연 키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고양이의 거처와 행동에 따른 기분 상태, 그리고 고양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주변 환경 등에 관한 각종 정보는 지금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어쩌면 고양이를 키우는 일은, 어린 아이를 키우고 돌보는 것 이상의 정성이 소요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책이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선택해서 키우는 사람들이, 그들과 함께 사는 자세와 교감하는 방법 등을 보다 자세히 살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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