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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함께 박정희에 대한 사람들의 환상이 조금씩 깨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가 대통령으로 행세하던 시절을 ‘유신독재’라 칭하는가 하면, ‘한강의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는 이들도 공존하고 있다. 이른바 유신시절에는 문화 분야에서도 폭압적인 정책이 시행되었다.
저자는 ‘대중문화로 보는 박정희 시대’라는 부제를 통해, 그 시절의 문화 정책이 대중문화를 통해 어떻게 반영되었는가를 살피고 있다. ‘4.19혁명’으로 싹트기 시작하던 자유의 기운을 ‘총과 칼’을 앞세운 쿠데타를 통해 집권하여, 1961년부터 장장 18년 동안 절대 권력을 휘두르던 이가 바로 박정희였다. 권력자의 의도에 따라 대중들의 인기를 누리던 ‘동백아가씨’가 하루아침에 금지곡이 되던 시대가 바로 이 시절이었다.
아침마다 동네를 울리던 ‘잘 살아보세’나 ‘새마을 노래’에 대한 기억을 지닌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사라졌지만, 저녁 무렵에는 애국가에 맞춰 국기 하강식을 하는 동안 부동자세로 서있어야만 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이러한 획일적인 구조는 박정희 집권 기간 내내 그대로 대중음악과 드라마, 그리고 영화 등의 문화에도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금지곡과 대마초 파동 등이 대중음악계에 미친 영향이었다면, 검열과 간섭으로 인한 획일적인 내용의 영화와 드라마가 존재하던 모습으로 그 시대를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대중문화가 존재하던 양상을 통해 박정희로 상징되던 당시의 시대적 의미를 짚어내고 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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