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흑호랑이의 포효가 세상천지를 진동하는데 올해는 우리가 목포고교문을 나선지 어언 60년이나 되는 해입니다. 이 생각 저 생각에 기쁘고 즐겁다가 대견하다가 아쉬운 세월을 돌아보며 무슨 축사를 어찌한단 말인가 고심하던 중에 문득 인디아나존스 해리슨 포드의 아카데미 시상식 일화가 떠올랐습니다. 연기상 수상소감 두 개를 미리 준비했는데 그중에 짧은 걸로 하겠다하고 `감사합니다` 하고나서 시간이 많이 남았으므로 긴 것도 마저하겠노라고 `대단히 감사합니다` 했다는 겁니다. 우리네 졸업 60년이 지난 자축의 자리에 인용문이나마 찾아내느라 나름 애썼으니 공감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흑호랑이 등타고 해피 뉴 이어!
짧은 축사
정말로 돈을 놓지말고 죽을 때까지 꼭 잡아야하네 옛친구 만나면 술 한 잔 사주고 불쌍한 이 베풀어주고 손주 보면 용돈 한 푼 줄 수 있어야하네 친구여 알고도 모른척 어수룩하소 꼭 이기려말고 적당히 져주구려
* 법정 스님은 우리 보다 10여년을 앞서 사신 문태고선배로서 후학들에게 주신 조언이라 생각하면 고승이라기 보다 한층 가깝게 느껴집니다.
긴 축사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고 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졌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기쁨은 더 줄어들었고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더 적어졌다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부족하고 가진 것은 몇배 되었지만 소중한 가치는 줄어들었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더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더 모자란다
돈을 버는 법은 배웠지만 나누는 법을 잊어버렸고 평균수명은 늘어났지만 삶의 의미는 상실했다
달에 갔다왔지만 길건너 이웃을 만나기는 더 어려워졌고 우주를 향해 나아가지만 우리 안의 세계는 잃어버렸다
공기정화기는 갖고있지만 영혼은 더 오염되었고 원자는 쪼갤 수 있지만 편견을 부수지는 못한다
자유는 늘었지만 열정은 더 줄어들었고 세계평화를 말하지만 마음의 평화는 줄어들었다.....
* 호주기업인 제프 딕슨이 시작한 화두를 여러 사람이 이어썼다는데 세상 이렇게 된 책임의 1/n이 우리에게도 있지않나 돌아보게됩니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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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 선배님 이시군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새해
건필하시고 강건하십시오
고맙소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종종 올려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