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 오르한 웰리 카늑

[김중일]

저들 시인은 애인보다 나쁘지
얼마나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지
어찌 이럴 수 있을까.
시어의 비밀 속에서
온밤을 지새우게 하다니
 
들어보시기를 
지붕들과 굴뚝들의 노래를
혹은
밀알을 집으로 싣고 가는 
개미들의 소리를 
그대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
소진된 시운을
문 앞 청소부 편에
바닷가로 보내기 위해서는
 
사탄이 속삭이기를
"창문을 열어젖혀라
소리쳐라, 소리쳐라, 소리쳐라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ㅡ 오르한 웰리 카늑 (튀르키예, 1914~1950), 이스탄불 출신으로 시인 옥타이 리파트, 멜리 제브데트와
함께 공동 시집 "이방인"을 출판하고 24편의 시를 실으면서 시작 활동을 시작.  그는 이 시집의 서문에서
튀르키예의 전통적인 시작법을 탈피, 민중에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시의 출현을 선언한다.
이후 1950년 사망할 때까지 여섯 권의 시집과 다수의 번역물을 출간하고 28차례에 걸쳐 문학 팸플릿
"나뭇잎" (1949~1950)을 발행하며 , 억압받는 민중의 삶과 고통을 그리면서도 긍정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는 모더니즘 계열의 시들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