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리뷰도서로 받았던 <사람 마을 세계를 잇다>에서, 이미 지리산 인근에서 활동하는 공동체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그리고 구입을 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던 것이다. ‘지리산에서 이렇게 살 줄 몰랐지?’라는 부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대체로 공동체가 이뤄지던 초창기에 지리산을 찾았던 사람들은 구체적인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지리산을 찾았던 목적이 ‘조용하게 살기’였으며, 처음 10년 동안은 이러한 자세로 살아냈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인생의 반려자인 남편을 만나고 이웃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저자가 살고 있는 남원의 산내면에만 해도 ‘40개가 넘는 크고 작은 소모임’이 존재한다고 한다. 물론 그 중에는 단순한 친목 모임도 있겠지만, 이러한 모임들이 다양한 ‘실험과 변화의 전주곡’으로 작용하여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한 모임들의 역할과 의미를 짚어내고자 하는 의도에서 이 책은 기획되었다고 한다. 즉 ‘지리산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마을, 마을과 세계를 이어주는 일을 하고 있’는 ‘지리산 이음’의 ‘지리산권 커뮤티니 조사사업의 일환’으로 탄생한 보고서라 할 것이다.
나는 지리산이라는 공간보다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까’하는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이며, 이 책을 자세하게 읽게 되었다. 그동안 다양한 책들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공동체는 공간과 경제적 문제도 중요하지만, 오랫동안 지속되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나와 이웃, 그리고 공동체를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역시 중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동의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것 못지않게,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개성을 존중해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러한 개성이 공동체와 조화롭게, 때로는 어긋나지 않게 드러내는 것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리산을 둘러싸고 있는 3개의 도에 걸쳐 있는 5개 시군에서 활동하는 단체와 사람들에 대한 보고서이다. 제1부는 전남 구례에서 활동하는 5개의 단체를 다루고 있다. 2부는 전북 남원에서 활동하는 10개의 단체와 활동가들에 대한 보고서라 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지리산권에서 공동체 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기도 한다. 3부는 경남의 산청과 하동 그리고 함양에서 활동하고 있는 6개 단체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실상 이들의 활동 내용에 대해서는 인터넷이나 언론 기사를 통해서도 그동안 충분히 소개되었다. 또한 단체를 소개하는 중간에 ‘지리산의 내일을 묻다’라는 항목으로 지리산 둘레길 조성 과정이나 연대 단체들의 이야기 등이 소개되어 있기도 하다. 지리산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활동과 고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어, 공동체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