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 생각: 사모가 된 천사! ◈
이전에 카페를 다녀간 분이 지인(버스킹 동호회) 세 명과 다시 방문해주셨다. 매주 수요일은 동호회 사무실에서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는 날이어서 자연스레 뭉치게 되었단다.
음악과 함께 하는 분들이어서 그런지 선입견을 내려놓고 보아도 표정이 밝다. 게다가 나중에 알게 된 그들의 나이 앞에서는 더욱 행복 지수가 피부에 미치는 영향의 지대함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69세의 여성은 50대 중반으로 보인다. 게다가 자신이 미스 전북 대회에 나간 이력을 이야기하며, 지금은 목사 사모로 살고 있으니 자신의 심정이 어떻겠냐는 말에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웃고 말았다.
자주 와도 되냐는 물음과 명함을 달라는 말에 ‘봉 선생의 아침 풍경’을 보내드렸더니, 아주 정성스레 쓴 글씨를 사진 찍어 보내주셨다.(사진) 아마 지난한 건축의 과정과 작은 교회 목사의 삶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굴과 터널을 통해 막힌 것과 뚫린 것의 의미와 지금 나의 삶이 동굴이 아니라 터널을 지나고 있다는 것을 내게 말하고자 했을 것이다.
난 사진 속의 글을 읽으며 큰 위로를 받았다. 오늘 처음 만난 분에게서 이토록 큰 위로를 받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사실 위로는 글이 아니라 그분의 진심 때문이었다.
보내준 사진은 어느 미술관에 전시된 유명 화가의 작품보다 소중하게 간직될 것이다.
터널이 아무리 길다 한들 막힌 동굴에 비할 수 있겠는가.
모든 사람을 천사라 지칭하는 아침님의 말처럼, 오늘은 내게도 천사가 다녀갔다.
그 천사는 지금 내가 동굴이 아닌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왔다.
미스 코리아가 되고 싶었는데, 목사 부인이 된 어느 천사는 내게 직접 쓴 글을 찍은 사진 한 장으로, 터널을 지날 때 필요한 긴 호흡법을 일러주고 돌아갔다.
난 그분에게서 미스 코리아보다 몇 배는 아름다운 마음을 보았다. 다음에 만나면 정말 감사했노라고 싸인 한 장 받아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