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 생각: 편안한 마당 같은 카페! ◈
계절 탓으로 보이지만, 손님들이 카페를 찾는 시간이 무척 빨라졌다. 게다가 젊은 층의 방문이 는 걸 보면 점점 소문이 나는 걸까?^^
어제 점심 무렵엔 교정직(교도관) 제복을 입은 일행이 커피를 마시러 왔다. 그중 한 분은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게다가 우리 커피가 맛있다며 진정성을 담아 생각도 말해주시고 꼭 콜드브루 한 병을 구매한다.
앳띤 얼굴에 선한 미소마저 장착했으니 교정직 공무원으로는 딱이지 싶다.
제복을 입은 일행이 환하게 웃으며 말을 했다. “카페가 정말 맘에 듭니다. 추억이 어린 마당에 앉아 있는 것 같아서 무척 편안했습니다. 단골이 될 것 같네요...교회와 관련이 있나요?...어쩐지 더욱 편안했습니다. 오늘은 이 친구가 아니라 제가 가자고 그런겁니다^^”
난 교정직 공무원, 아니 교도관으로 불리는 분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안다.
가열 차게 살았던 대학 시절의 경험에 의한 교도관들과의 인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 이전 교회의 교우 중에 교도관이 있었기에 일반적인 것보다 조금은 공유된 것이 많아서일 것이다.
그런데 “추억이 어린 마당에 앉아 있는 것 같아서 무척 편안했다...”는 교도관의 말에서 언뜻 높게 둘러쳐진 콘크리트 담 안에서 갇힌 일상의 시선이 느껴져서 뭉클했다.
통로를 통해서만 생활을 이어가는 공간, 그리고 점점이 들어선 사각형의 방들, 그리고 그 안에서 호흡하고 마주하는 현실의 냄새가 순간 코끝을 자극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제복의 남자 입에서 나온 한마디의 말!
“추억이 어린 마당에 앉아 있는 것 같아서 무척 편안했어요!”란 말로, 난 내 안에 켜켜이 쌓여 있던 모든 것이 와르르 허물어지는 기분을 느꼈다.
추억이 담긴 마당처럼 편안한 공간! 어쩌면 우리 들꽃공동체가 꿈꾼 공간인지 모른다.
아니, 그런 곳이기를 염원하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기 위해 그토록 인내하며 순종했을 것이다.
그 교도관이 다시 오는 날, 난 와일드플라워 커피에서 가장 향이 짙은 커피를 직접 내려 공손하게 환대를 할 것이다. 그리고 같이 앉아서 수다를 떨어야지! 편안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