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내가 아들과 함께 한국에 갔을 때
내 첫 상사님께서 내게
제주도 좋으니 놀러 오라고 하셔서
제주도에서 1년 살이중인 후배가 초대해
아들과 함께 제주에 간다고 했더니
회장님께서 당신 집 2층이 비어있으니
2층에서 묶어라고 하셨다.
그분은 은퇴후 고향인 제주에서 집을 지어서
사모님과 두분이서 제주에서 노년을 보내시고 계신다.
말씀만으로도 감사하고,
내가 후배와 함께 지내겠다며
인사드리러 찾아뵙겠다고 했다.
회장님께서 애석해하시며
점심 사주 시겠다며
후배부부와 함께 오라고 해
8년 만에 뵈었다.
첫 부서장님이셨던 홍 영기 회장님과
제주 살이중이었던 후배부부와 함께 - 회장님 단골 식당에서
한국중공업 임원출신 OB 중 가장 잘 되셨다고.
잘 나가실 때 아랫사람들에게 잘하셨다.
식사 후 갔던 카페 바닷 쪽
부서 사무실 야유회 - 화왕산 (88년?)
중공업이라 남자 직원들이 월등히 많았고,
사무실 근무자 4급이상은 다들 공대출신들이라 점잖았다.
그래 다들 여동생처럼 대해 주었다.
다들 어떻게 사시는지?
난 시골에 소재한 학교를 다녔는 데다
농토가 많은 부모님의 맏딸로 농사일을 도우며 자랐기에
마산에서 학교를 다녔던 대부분의 여직원들에 비해 많이 투박했었다.
그런데 부서장님께서 내가 성실한 게 보여셨는지 잘해주셨다.
내 고3 담임선생님께서 학교 취업담당이시라
우리 회사를 방문하셨을 때
부서장님께서 퇴근 후 나와 내 담임 선생님께 저녁을 사 주셨다.
그리고 회사에서 도쿄로 일주일 동안
여직원 연수를 보내주었을 때
난 그때 타 부서 소속이었는데
승진하신 홍이사님께서 전화해서 뵈러 갔더니
내가 연수 가는 것을 아시고 용돈을 주시기도.
내가 결혼하게 되면 결혼식 때
주례를 부탁할 예정이었는데
내가 갑자기 결혼을 하게 되어
선약이 있어졌다.
과장님 이상 부부동반 송년회에
여직원 2명도 항상 초대해 주셨다.
저런 자리가 불편했으면 사양했을 텐데,
오랜만에 사모님들을 만날 수 있었어 난 반가웠다.
홍 회장님 부모님과 할머니와 함께 - 90년 여름휴가 제주 -
당시 할머니께서 구순이 넘어셨는데 정정하셔서
신문 기자가 댁을 방문 취재해
장수비결이 제주 신문에 소개되셨다고
회장님 어머님께서 자랑(^^)하셨다.
회장님 어머님께서 말씀하신 장수비결로
몇십 년째 아침으로 다섯 가지 곡물가루(쌀, 보리, 검은콩, 율무,?)를
우유(?)로 죽을 끓여 싱싱한 제주 갈치 한토막과 함께 드신다고.
* 갈치는 항상 한 상자씩 구매하신다고 하셨다.
일기장에 있을 텐데
결혼 전까지 적었던 내 일기장을
엄마가 태워버린 것이 못내 아쉽다.
당시 부장님께서 내게 여름휴가 어디 가냐고 물으시길래
후배들과 제주도에 간다고 말씀드렸더니
당신 부모님 집에 방이 많으니 그곳에 묶어라고 연락해 주셨다.
염치 불고하고 후배 셋과 나포함 넷이 부장님의 부모님 댁에서 3박 4일을 묶었다.
이사장님이신 부장님 아버님께서 당신의 기사에게 말씀드려
기사님께서 하루동안 운전해 주시고
제주도 구경을 시켜주셔서 호강을 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평생 잊지 못할 따스한 정과 좋은 추억을 주셨는데
그 은혜를 갚지 못한 것이 죄송스럽다.
나도 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 줄 수 있어야겠다.
회장님 아버님께서 얼마나 인품이 좋으셨는지
아버님께서 설날에 돌아가셔서
육지에선 김 전무님 혼자 참석하셨다는데
그렇게 많은 조문객은 처음보셨다고.
그리고 보통 부모상일때 조문객들은 자식들의 손님들인데,
대부분이 고인과 관계있었던 조문객들이라
고인의 인품을 알수 있었다고 하셨다.
예전에 함께 근무했던 부서 간부급 이상 OB들이
제주도로 가서 축해해 준 회장님 팔순 축하
(선물로 황금 열쇠 2개)
임원으로 퇴직하시고,
자회사인 해외공사 사장님으로 재직하시다
중소기업 부회장님으로 은퇴하셨는데
그 기간 동안 해당 기업이 엄청 성장해 주식을 많이 받으셨는 듯.
홍 회장님의 후원으로 OB모임을 만들었다고.
고등학교 막 졸업하고 취업해
8년간 부서장님으로 모셨는데,
사무실 일은 많았지만
부서장님이 내 백(^^)이었기에
내겐 좋았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한 번쯤 돌아가고 싶은 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고위직이라도 퇴직하면
직장에서 맺은 인간관계가
보통 6개월 후엔 단절된다고들 한다.
그런데 회장님께선 회사에서 능력 있으시면서
부하 직원들에게도 인간적으로도
좋은 분이셨고,
지갑을 잘 여셔서(^^)
한중에서 퇴직하신 지 20년도 더 지났지만
옛 부하직원들로부터 존경을 받으시고,
챙김을 받고 계신다.
직장인들에게 성공적인 직장 생활에 대한
강의도 하셨는데,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면서
한국 경제의 시작과 함께 하시며
부흥을 일구신 일원으로서 생생한 경험담을
다음 세대에 전해주시고,
은퇴 후 공부하셨던 세계사를
지역 도서관이나 초등학교에
자원봉사로 강의하시게 되셨으면.
부서장님께서 독서가 셨는데
읽으신 후 그 책을 내게 주셔서
덕분에 나도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좋아하신 분답게 책을 두권 출판하셨다.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선물로 준 자서전과
100 차례 해외출장과 2차례 여행을 기록한 여행기인데,
77년부터 시작된 초창기 해외 출장기는
현재의 한국인들에겐 낯선 문화일 거라
다음번에 소개드리려고 한다.
시골 학교를 졸업해 학교 추천으로
한중에 입사하게 되어 운이 좋았는데,
홍 회장님을 부서장님으로 만난 인복까지 겹쳤다.
딸처럼 잘 보호해 주시고,
내가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신
홍영기 회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다시 뵐 기회가 있기를 기원드린다.
첫댓글 학교 막 졸업하고 처음직장에서
홍회장님 같이 존경스러운분을 8년이나 상사로 모실 수 있었다니
행운이에요
앤드류엄마같이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눈치빠른 부하직원을 만나신
홍회장님도 복이 많으시지요.
홍회장님이 앤드류엄마를 많이 아끼셨으니
제주도 부모님 댁에 머물게 하셨구요
그런데 홍 회장님의 부모님도 훌륭한 분들이시네요
홍회장님이 좋은 부모님 밑에서 잘 자라셨군요.
인맥이 재산이라는데 앤드류엄마는 좋은 인맥.. 많은 재산을 갖었어요.
나는 80이된 요즈음 뒤를 돌아보며
"아~ 그때 이랬으면 좋았을껄.."후회를 합니다.
전에 여고 선생님께서
"인생을 두번 살 수 있으면
한번은 연습으로 살아보고
두번째는 첫번째 경험을 되살려
정말 잘 살 수 있는데... "
하셨지요.
네, 첫 직장에서 일은 많았지만 부서장님을 잘 만나 직장생활 순조롭게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태어날때 그리 복이 없었는데, 하느님께서 제게 인복을 주셨네요.
그런데 청이님께선 세상에서 가장 큰 복인 남편 복이 있어셔서
고박사님 같으신 분을 배우자로 만나셨으니 최고의 복을 받으셨습니다.
청이님도 저도 남은 인생중 지금이 가장 건강한 날이니 남은 인생은 덜 후회하는 삶을
살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앤드류엄마님은 인복이 있으시네요
직장에서 성실하게 일하셨겠지만
상사를 잘 만나셔서 큰 어려움 없이
직장생활을 잘하신 것 같아요
홍회장님 인품이 참 좋으신 것 같아요
직원들을 가족처럼 여기셨기에
지금까지도 좋은 관계가 이어지고요
아드님이 참 멋진 청년이네요
체격도 인물도 너무 좋고
부모님을 닮아 성실할 테고..
가슴 따듯한 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네, 그땐 직장 분위기가 사무실에 함께 근무하는 사람들과 가족처럼 지냈습니다.
결혼하면 신혼집에서 집들이도 하고, 아이 돌이면 집에서 돌 잔치도 하고.
제가 기숙사 생활할때 사무실 직원의 부인이 한번씩 저혼자만 자기 집으로
저녁 식사 초대를 해 주기도 했습니다.
아들이 엄마아빠의 성실성은 닮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