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클제1018-1019회 제7기 신곡 천국편 제17곡(42~43)2024-10-26~11-02
신곡(The Divine Comedy)
천국편(Paradiso) 제17곡/제5 화성천(火星天)
단테의 미래운명과 희망
강사: 김태연 선생
1. 제 17 곡의 개요
1.베아트리체가 단테에게 질문을 독촉함(1-12)
2.운명의 타격 앞에 선 단테의 결의(13-27)
3.카차구이다가 단테의 장래를 예언함(28-99)
a)신의 예지와 인간의 자유(28-48)
b)추방이후에 일어날 일들(49-75)
c)칸 그란데 델라 스칼라(76-99)
d)단테의 각오(100-120)
4.카차구이다가 <신곡>집필을 권고함(121-142)
2. 줄거리
이곡은 화성천에 헌정된 세 번째 곡이다(한형곤). 지옥과 연옥을 다닐 때,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 들었던 불길한 예언을 카차구이다(Cacciaguida)에게 자세히 물어보라고 베아트리체가 단테에게 재촉한다(7-12행). 카차구이다는 단테가 피렌체에서 추방될 것이며(47행), 롬바르디아 사람(베로나의 영주)이 그에게 피난처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말한다(70-72행). 카차구이다는 단테에게 그의 이웃을 질투하지 말라고 덧붙여 말한다(97행). 원수들의 배신행위가 처벌된 뒤에도 그의 목숨은 더 오래 살 것이기 때문이다. 애달픈 귀양살이에 대한 예언을 들은 뒤 그의 참담한 운명에 대하여 고통을 느끼고, 또 한편 여행 중 보고 들은 것을 세상에 발표하자니 두려움이 앞선다. 말하지 않으면 후세인들에게 비굴한 사람이 된다. 진퇴양난의 함정에 빠진다(109, 118행). 그렇지만 걸출한 그의 조상은 사실을 말하라고 한다. 굵고 중요한 사람들에 대한 그의 비판이 처음에는 거칠게 보일지라도, 그가 쓴 신곡은 인류를 풍요롭게 할 것이고, 위로를 줄 것이다. 지옥, 연옥 그리고 천국에서 그가 만난 명사들의 영에 대한 이야기는 지속적인 명성을 그에게 안겨 줄 것이다. 왜냐하면 걸출한 인물들을 통하여 인류는 가장 좋은 것을 배울 것이기 때문이다.
3. 내용 분해
①베아트리체가 단테에게 질문을 독촉함(1-12행)
파에톤(Phaethon)은 아버지 아폴론의 아들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 어머니에게 진위를 물었다 클레메네는 사실이라고 말해주면서 아버지에게 직접 확인해보라고 말한다. 파에톤은 그의 아버지를 설득시켜 태양수레를 모는 허락을 얻는다. 이 일로 파에톤은 아버지의 아들임을 증명하려했다. 그는 수레에서 떨어져 죽었다. 이 때로 부터 아비들은 자식의 무리한 요청에 대하여 인색해졌다고 한다(1-3행). 단테도 파에톤처럼 자신의 미래 운명에 대하여 알고 싶어 했다.‘거룩한 등불(6행)’은 ‘카차구이다'이다. ‘속의 인각’은 네 열망의 도장(the stamp of your desire,Musa,p202)이다. 베아트리체는 네 미래운명에 대하여 알고 싶은 것을 카차구이다에게 물어 갈증을 해소하라고 말한다.
②운명의 타격(打擊) 앞에 선 단테의 결의(13-27행)
단테는 조상 카차구이다에게 이미 들었던 자신에 대한 예언을 말하고, 자신의 심경을 고백한다.
‘나의 발돋움이여(my own cherished root,p203)'-조상은 묘판(苗板)같은 성토(盛土)이다. 지상의 정신이 여기 인용된 기하학의 개념을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천상의 혼은 우연(偶然)과 인과(因果)의 법을 볼 수 있다(13-18행). 하나님을 응시하는 혼들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볼 수 있다.
’한 점(17행)‘은 하나님을 가리킨다. 지옥에서 파리나타(10:79-81)와 브루네토(15:61-71)로부터, 연옥에서 말라스피나(8:133-139), 오데리시(11:139-141)에게서 자신의 추방에 대해서 들었으나, 둥글어서 구르지 않고 사각형이어서 요동하지 않는다고 했다(19-24행). 죽을 때를 미리 알고 이를 조용히 맞이하면 갑자기 죽는 것보다 고통이 적다(19-27행).
③카차구이다 단테의 장래를 예언함(28-99행)
a.신의 예지와 인간의 자유의지(28-48행)
그리스도 이전, 이교도 시대에 아폴로 신전에 와서 신탁(神託)이라는 애매모호한 예언으로 배성들을 걸려들게 한 말씨가 아니라 카차구이다는 은근한 웃음으로 분명히 대답했다(31-36행). 37-45행에서 카차구이다는 단테에게 신의 예지(叡智)와 인간의 자유의지(自由意志)의 관계를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물질의 필첩(공책,筆帖)’은 물질계를 책에 비유한 말이다. 배가 보이는 것은 우연의 사상(事象)이요, 하나님은 이를 보고 계신다(叡智). 보트가 떠있는 것이 인간의 눈에 보이나 그 흐름을 통제하지 못하지만 하나님은 이를 통제한다. 하나님도 우연과 자유의지를 인정하여 인간사를 일일이 간섭하지 않으신다. 영원의 눈으로 인간들이 우연이라 생각하는 일을 바라보고 계신다. 하나님의 예지 속에 인간사는 이미 그려져 있다. ‘시간’은 단테의 미래이다. 영원의 눈으로 너의 미래운명을 바라보고 있다. 단테의 말에 반응을 보임. 신의 예지와 사람의 자유의지와의 관계를 흘러가는 배와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에 비유하고 있다.
b.추방 이후에 일어 날 일들(49-75행)
피렌체에서 추방될 예언이다(48행). 그 것은 교황 보니파시우스 8세가 이미 정한 것이다(55-60행). 신곡중에서 가장 마음을 쓰리게 하는 대목이기도하다. 단테는 이미 일어난 일을 장차 일어날 일로 그리고 있다. ‘이것이 원하는 바요(49행)’-단테는 보니파시우스 8세가 이미 그의 추방을 계획했다고 믿고 있는것 같이 표현했다. 단테와 비얀키파 대표가 로마에 갔을 때 피렌체는 이미 네리(흑파)에게 넘어갔다. 1302년 피렌체에 돌아오기 전에 단테와 그의 동료들은 피렌체로부터 추방당하였다. ‘패배한 편’은 백당이고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이긴 쪽(네리)도 신의 보복을 받았다. 보니파시우스의 수치스러운 죽음이 그 하나이었다. ‘사랑하는 모든 것(55행)’은 단테의 처자, 집 그리고 친구들이었다. 추방 후 동가식 서가숙(東家食 西家宿)할 것이라고 말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을 것이며, 남의 집 사다리로 오르내릴 것이다.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는 구절이다(58-61행). ‘억누를 그 자(61행)’는 비얀키(White-白派)를 가리킨다. 1302년 추방이후 비얀키들은 여러 번 피렌체 진입을 기도했으나 단테는 1304년에는 참여를 하지 않았으며 백파와도 손을 떼었다. '나홀로 당'이 될 것을 예언했다. ‘관자놀이를 붉히리라(66행)’-부끄러워하리라는 뜻이다. 베로나의 영주 바르돌로메오 델라 스칼라가 너를 돌보아 주리라. 그 집의 문장이 금 사닥다리 위에 제국을 상징하는 독수리이다. 단테에게 영주가 아주 후대하리라(73-75행).
c.칸 그란데 델라 스칼라(Cangrande della Scala)(76-99행)
‘힘센 별’은 화성이다. 그는 황제의 대리로서 기벨린당과 용감히 싸웠기에 이런 이름을 얻었다. ‘뚜렷할 그이’는 바톨로메오의 아우 칸 그란데 델라 스칼라(1291-1321)이다. 신곡의 연대는 1300년이고 칸 그란데는 겨우 9살이었다. 88-93행에서 단테는 이 어린 소년에게 마음으로의 믿음과 희망을 표현 하고있다. 그는 화성 아래 태어나서 1312년에 베로나의 영주가 되어 단테를 많이 도와 준 이다. 단테는 그에게 ‘천국편’을 헌증했다. ‘구아스코 사람(82행)’은 교황 클레멘스 5세를 가리킨다. ‘지체높은 하인리히’는 하인리히 7세로 교황청을 아비뇽으로 옮긴이 이다. 단테는 하인리히7세에게 이탈리아의 구원을 바랐다. 교황 클레멘스는 하인리히를 돕는다고 약속해놓고 그를 배신하고 그의 이탈리아 원정을 방해했다(1310년). 21세(1312)때 황제를 대리했다. ‘그이를 그리고(88행)’는 그를 바라보고 혹은 그리워하다' 이다. 이렇게 카차구이다는 단테에게 희망의 말씀을 전했다. ‘네게 말한 것들의 풀림’은 단테가 지옥 연옥 여행에서 들은 예언에 대한 해석이다. 신곡집필의 작품상 년대인 1300년에 예언을 듣고 2년 후의 추방명령이 ‘함정’이다(94-96행). 고조할아버지는 너의 적인 보니파시우스 8세나 코르소 도나티(연24:82-84) 보다 더 오래 살 것이니 그들을 투기하지 말라(97-99행)고 했다.
④단테의 각오(100-120행)
‘거룩한 영혼’은 카차구이다 이다. ‘내가 짜기 시작한 날실’은 방직의 날실(經絲) 곧 단테의 질문이고. ‘씨줄(橫絲)’은 카차구이다의 답변이다(100-102행). ‘바르게 보고, 뜻하고, 사랑하는 인격자‘는 고조부에 대한 단테의 초상화 같다. 106-120행에서 단테는 다가올 운명에 대한 자신의 각오를 피력한다. 거룩한 영혼’은 카차구이다 이다. 어쩔 수 없이 피렌체를 잃을 지라도 지옥과 연옥에서 보고 들은 것을 <신곡>이라는 시(詩)로 발표하려 했을 때, 싫어하는 자들에 대한 두려움을 말하고(115-117행), 이를 하지 아니했을 때에 잃게 될 두려움을 말한다(118-120행).
⑤카차구이다가 <신곡> 집필을 격려함(121-142행)
단테의 말을 들은 카차구이다가 ‘번쩍 번쩍 빛나더니’대답하기 시작한다. 신곡에 등장하는 친척들의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듣고 그들은 네 말에 지겨워 할 것이나(126행), 네가 본 것(vision)을 다 나타내어라(129행). ‘딱지가 앉은 자리’는 그들의 상처가 이미 과거사가 되어 잊어버릴 만한 때에 그 ‘부위를 긁게하라(129행)‘는 비극을 코믹하게 처리한 말이다. 양약은 입에 쓰나 몸에 좋은 것 같이 너의 시도 그렇게 되리라(130-132행). 너의 시를 교황 및 정치인들이 들을 것이다. 3계에서 단테가 만난 영혼들은 모두가 유명한자 들이다. 지상에 와서 이야기 할 때 듣는 자들에게 더한 감동을 주기 위함이다. 사람은 터무니없고 근거 없는 이야기는 믿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4. 교훈과 적용
화성천에서의 세 번째 이야기이다. 17곡은 신곡3편 중 자전적인 요소가 가장 많은 곳이다. 단테의 추방이후의 생활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져있고. 그 후에는 하나님 앞에서 심판을 받는다. 이것이 인간 누구에게 정해진 미래이다. 이생의 삶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간이다. 단테는 자신의 정치적 몰락을 미리 듣고 현명한 대처를 했다. 좌절(挫折)은 불신자의 상표이고, 비운(悲運)의 극복(克服)은 신자(信者)의 표식(mark)이다. 단테의 신곡은 첫 맛에 당기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할 책이 아니다. 필자는 십 수년 동안 단테 독서회를 통하여 이 책을 읽고 토론해 왔다. 읽을수록 그 깊은 맛에 매료되어 단테 학도가 되었다. 신곡이란 광맥을 캐면 캘수록 더 진귀한 보석을 발견한다. 17곡 130-132행의 표현이 체험적으로 가슴에 깊이 와 닿았다.
(2005. 3. 12 작성, 2007. 10 .5 수정, 2017.10. 27 재수정 홍응표 씀)
<참고도서>
1. 최민순 역/단테신곡(하)/을유문화사/1988/p673-679
2. M.Musa Trans/The Divine Comedy(Paradise)/Penguine Classics/p202-212
3. Dorothy sayers Trans/The Paradiso/Penguine Classics/1975/p206-213
4. 山川丙三郞 譯/神曲(下),天堂/岩波文庫/1990/p110-115본문,p303-307주석
5. 矢內原忠雄 講義/天國篇/みすず書房/1970/p394-416